제 6편 : "정신 질환자 아들을 위한 어머님의 기도"
문곡 교회 경험담을 쓰면서 빼 놓지 말아야 할 에피소드는
바로 정신 질환자였던 사동이와의 이야기입니다.
사동이는 당시 문곡 교회 여집사님의 큰 아들이었습니다.
앞서 언급한 그 동네에 여러 사람들에게 금전적 손해를 끼쳤던
여장로라는 분의 누님이었던 이 가족은 늙고 허리가 굽어지신
아버님과 두 아들이 있었는데 큰 아들이 군대에 갔다가 온 후
정신이 이상해져서 고통을 받고 있었습니다.
사동이는 공부를 잘했고 내가 다닌 삼육대학에까지 입학을 하여
공부를 했으나 휴학을 하고 군대를 간 후에 그러한 몹쓸 병에
걸리게 되어 늙으신 부모님을 몹시도 힘들게 하고 있었습니다.
여집사님 집은 동네 보다 높은 위치에 있었던 우리 교회와 사택에서
내려다보면 정면으로 보이는 건너 마을에 있었습니다.
그 거리가 가까와서 큰 소리를 지르면 다 들리는 정도였습니다.
처음에 여집사님의 부탁으로 아들을 위해 예배를 드리러 갔습니다.
깜짝 놀란 것은 집 입구부터 소 외양간과 집들의 흙벽들이
구멍이 뻥뻥 뚫려있었는데 그 이유를 듣고 보니 사동이가 발작하면
삽과 곡괭이 등 기구들을 사용하여 사정없이 벽들을 두들겨 패고
외양간의 소를 때리곤 한다는 것입니다.
무엇보다 사동이는 집 밖을 잘 나오지도 않을뿐더러 사람들을
피하고 자기 마음에 안 들면 부모님에게도 감당치 못할 행패를
부리기에 부모가 참으로 두려움 속에서 죽지 못해 하루하루를
사는 그런 심정이었습니다.
누가 와도 내다보지도 않고 만나주지도 않고 사람을 혐오한다며
목사님이 와서 제발 아들 병을 고쳐 달라고 하였습니다.
정신 질환자가 사는 집은 대개 가서 보면 음침한 기운이 돕니다.
뭔가 모르게 집안 분위기가 삭막한 것입니다.
내가 몇 할머님 집사님들과 함께 안방으로 가서 예배를 준비하고
사동이가 있는 방으로 갔습니다.
방문을 열려고 하는데 솔직히 나도 겁이 좀 났습니다.
그렇게 난폭하고 거친 정신 질환자가 악을 쓰면서 달려 들거나
나에게 폭력을 휘두른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러나 옛날 예수님께서 거라사 지방의 광인들을 대하셨던
그 담대하셨던 믿음을 생각하면서 "믿음으로" 아무렇지도 않은 것처럼,
방문을 활짝 열여 재켰습니다
문을 열어 보니 방 안에서는 쾌쾌한 냄새가 진동했고
사동이는 오랫동안 머리도 깎지 않아 덥수룩한 모습에
날카롭게 생긴 눈빛으로 나를 째려보았습니다.
방 구석 구석은 흙벽이 그대로 나타나 있었고
얼마나 두둘겨 팼는지 벽에 구멍이 군데 군데 뚫려 있었습니다.
나와 사동이 두 사람 사이에 긴장감이 흘렀지만 내가 밝은 낯으로
이름을 부르면서 우리와 함께 예배드리자고 하니
선뜻 우리가 있는 안방으로 건너와 앉았습니다.
사동이 엄마는 그것만으로도 깜짝 놀라는 기색이었습니다.
왜냐하면 외부인들과 대화조차 하지 않고 상종도 하지 않는데
목사가 오라는 한마디에 성큼 응하는 것을 보고 놀라는 것이었습니다.
예배 중 내가 성경 절을 사동이에게 읽으라고 권하니 사동이는
성경절도 큰 소리로 읽는 등 예배에 적극 참여하였습니다.
이것이 그 후 내가 문곡 교회를 떠나 온 후 그리고 안성에 교회를
개척하고 요양원을 하면서 사동이를 오랫동안 데리고 있을
사동이와 나와의 운명의 시작이었습니다.
그 누구 말도 듣지 않던 사동이가 내 말이라고 하면 아무 반항도
없이 곧잘 순종하는 것은 참으로 그 부모들도 이해하지 못했습니다.
그 후에도 사동이의 정신 상태가 이상해져서 새벽에 일어나 곡괭이
자루로 소를 후려패고 아버지를 때리는 등 발작 증세가 일어나면
여집사님은 나에게 전화를 하였고 나는 그때마다 잽싸게 한 걸음에
달려가 사동이의 난동을 제압하곤 했습니다.
한 번은 자신의 외삼촌이 여장로님이 있는 가운데 난동이 벌어졌는데
내가 달려가 보니 사동이가 그 여장로님의 목을 뒤에게 조이면서
죽이듯 힘을 쓰고 있었고 여장로님은 얼굴이 빨개져서 죽을 듯
비명을 지르고 있었는데 내가 가서 가까스로 사동이를 말릴 수 있었습니다.
나는 사동이와 그 부모님을 위해 특단의 조치가 필요함을 알게 되어
교인들에게 사동이를 위한 특별 기도회를 사동이네 집에서 40일 동안
계속 한다고 광고를 하고는 40일 동안 하루도 빼놓지 않고
교인들과 함께 교회 새벽 기도회가 끝나면 곧장 그 집으로 달려가
사동이를 위한 특별 기도회를 하였습니다.
하나님께서 우리의 기도와 영혼 사랑에 응답하셔서 사동이는 그 후
이전의 난동을 부리며 아버지를 때리고 소들을 후려 패는 등의
폭력적인 행동이 사라졌고 그 때부터 가끔 교회에도 출석하는
놀라운 변화가 일어났습니다.
그 때 그 일이 계기가 되어 훗 날 여집사님은 내가 평택 문곡리에서
그리 멀지 않은 안성에서 요양원을 한다는 소문을 듣고 찾아오시고
사동이를 나에게 맡기는 바람에 오랫동안 사동이를 내가 데리고
있게 된 동기가 되었던 것입니다.
어제 나는 문곡 교회를 현재 담임하고 있는
박아무개 담임 목사에게 전화를 했습니다.
나보다 20여년 신학과 후배인 박목사는 지난 3월에 부임하여
이제 겨우 두어달 밖에 되지 않았지만 그 교인들에게 나에 대해
들어 이미 알고 있었고 우리 형님들을 잘 알고 있다고 하였습니다.
박목사를 통해 그곳 소식을 자세히 들을 수 있었는데 사동이는
현재 사동이 엄마인 여집사님과 단 둘이 집에서 살고 있다고 했고
여집사님은 연세가 꽤 많으셔서 저녁 예배는 출석을 못하시고
안식일 예배만 참석하시는데 가장 앞자리에 앉아 예배를 드린다고 합니다.
어쨌든 늙으신 여집사님의 평생의 눈물의 기도가 응답되어
사동이가 구원 받아 하늘 시민이 되길 오늘도 간절히 기도해 봅니다.
우리 하늘 아버지 하나님은 우리의 기도에 응답하길 기뻐하시는데
특히 아들을 위한 어머님들의 눈물의 기도에는 더욱 응답하시길
기뻐하시고 즐겨하신다는 것을 기억해야 할 것입니다.
첫댓글 아멘 ! 아멘 ! 할렐루야 !
목사님의 기도가 ~~ 사동이 어머님 기도가
곧 역사 하시기를 기도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