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6. 8
곽노현 전 교육감님의 권유로 <징검다리 교육공동체> 후원회원이 되자 사무국에서 책 한 권을 보내주셨다. 김승환 현 전북교육감님의 <교육감은 독서중>은 '김승환과 함께 읽는 84권의 책'이라는 부제가 붙어있다. 일종의 서평 모음이다. 그 한 권의 책으로 수십 권의 책을 만났다. 몇 권을 빼고는 대부분 내가 읽지 않은 책이었다. 그동안 난 뭐했지? 나도 책 읽기를 좋아하고 손에 책을 놓은 적이 별로 없는데도 꼭 읽어야할 책들을 읽지 않았다는 생각이 들어 당분간은 <교육감은 독서중>에서 소개한 책을 먼저 읽기로 했다. <중학생, 기적을 부르는 나이>은 그 중 첫번째 책인 셈이다. 이 책의 저자 박미자 선생님은 전교조 수석 부위원장을 지낸 분이기도하다. 오늘 아침에 읽은 부분만 발췌하여 소개하고자 한다. 혼자 읽기에는 너무 아까와서다.
중학생, 기적을 부르는 나이/박미자
제 2의 탄생, 제 2의 기회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인간의 뇌가 폭발적으로 성장하는 시기는 0세에서 3세까지 이며 3세 이후로는 그렇게 극단적인 성장세를 보이지 않는다고 알려져 있었습니다. 그래서 3세까지의 뇌 발달을 돕는다는 육아법이 유행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신경과학자들은 인간의 뇌가 학령기(만6세-12세)에 성장을 잠시 멈추었다가 다시 급격하게 성장한다는 사실을 밝혀냈습니다. 14-16세의 중학생들에게 다시 한 번 신생아 시절과 같은 성장과 발달의 기회가 주어진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이 시기를 잘 활용하면 아이의 삶을 다시 시작할 수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15쪽)
영유아기의 뇌 발달은 유전적인 면이 많습니다. 또 부모와 아이 사이에 구체적인 피드백이 오갈 수 없기 때문에 아이는 부모와 환경이 제공하는 일방적인 영향만 받습니다. 하지만 중학생은 다릅니다. 부모와 완벽한 의사소통이 가능합니다. 대화를 통해 긍정적인 경험과 변화를 이끌어내고, 발달과 성장을 효과적으로 지원할 수 있는 소중한 시기입니다. (15쪽)
청소년들이 감정적이고 충동적으로 행동하는 이유는 아이들의 뇌가 어른의 뇌와 다르기 때문입니다. 어른들의 뇌는 전두엽의 달발이 끝난 상태이지만 청소년의 뇌는 이제 막 전두엽이 발달하는 과정 중에 있습니다. 충동 억제와 이성적인 판단을 주관하는 전두엽이 미완성 상태이기 때문에 이성적인 판단이 부족하고 안정감이 없는 혼란 상태가 나타나는 것입니다.(17쪽)
아이들이 깊은 사고가 필요한 공부를 한다면 뇌는 보다 깊은 사고력과 논리적 판단을 하기 위한 방향으로 성장할 것입니다. 반대로 암기가 필요한 공부를 한다면 뇌는 더 많은 것을 외우기 위한 방향으로 성장할 것입니다.(19쪽)
중학생들은 무슨 이야기든지 되풀이 해 강조하면 잔소리로 인식하고 받아들이지 않는 경향이 있습니다. 때문에 그들이 꼭 알아야 할 규칙이나 지식을 가르칠 때는 같은 내용을 반복하기보다는 직접 참여할 수 있는 활동을 결합시키는 것이 효과적입니다. 예를 들어 연극이나 역할극을 통해서 다른 사람의 입장을 경험하게 한다거나, 여러 사람이 함께 토론하는 과정을 통해서 문제를 인식하게 하는 방식입니다.(20쪽)
“너 이리와바!”
“왜요?”
“너 지금 그 태도가 뭐야? 잘못을 반성하는 사람이 맞아?”
“아까 잘못했다고 말씀드렸잖아요.”
“그런 놈이 문 닫고 나가자마자 웃고 히히덕거려?”
“친구들이 웃기는데 어떻게 해요?”
아이들은 일부러 어른들을 무시하거나 골탕 먹이려고 하는 것이 아닙니다. 그 시기의 아이들은 자신이 중요하게 여기는 것을 중심으로 생각하고 행동합니다. 화가 난다고 훈계를 반복해봤자 소용이 없습니다. 오히려 그 시점에는 너그럽게 지나가주고, 서로 편하게 이야기할 수 있는 시간에 ‘다른 사람과 대화할 때의 태도’라는 주제로 조언을 해주는 것이 좋습니다. 이럴 때 토론 형식을 이용하면 아이들은 보다 빨리 상대방의 입장을 이해할 수 있습니다.(24쪽)
“엄마 아빠 마음을 그렇게 모르겠니? 엄마 아빠가 너를 얼마나 사랑하는데.”
“언제 사랑한다고 말한 적이나 있어요?”
“꼭 말로 해야 알아?”
“엄마는 맨날 나 보고 한숨만 쉬잖아요.”
중학생들은 자신이 하고 싶은 말만 하고, 듣고 싶은 것만 듣습니다. 자신이 다른 사람에 대해 나쁘게 말하는 것은 쉽게 잊어버리지만, 다른 사람이 자신에게 나쁘게 말한 것은 오래 기억합니다. 그리고 분위기로만으로는 상황을 정확히 파악하지 못합니다. 모르는 척 하는 것이 아니라 정말 모르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필요한 내용을 반드시 직접 말이니 글로 전달해야 합니다. 애정 표현 역시 직접적으로 해야 하며, 기운을 북돋을 때는 구체적인 말로 격려해주어야 합니다.
“생일 축하해. 네가 태어났을 때, 세상에서 제일 귀엽고 사랑스러운 아이가 우리에게 와줘서 엄마는 참 고맙고 행복했어.”
“엄마는 내가 태어나서 그렇게 좋았어요?”
“그럼 엄마, 아빠가 세상에서 가장 사랑하는 사람이 바로 이 사람인데!”
“정말? 그럼 잘 살아야겠네!” (26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