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자(亡者)와 손자(孫子)
내가 양산에 근무할 때 완사초등학교 출신 선후배들이 모임을 가졌었는데 벌써 30년이 훌쩍 넘었다.
모임 이름도 고향의 산 이름을 따서 ‘옥녀봉회’ 라 명명했다.
그 회원 중 한명이 모친상을 당했다.
그래서 회원 3명이 경상대학교 병원 장례식장으로 조문을 갔다.
조문을 마치고 장례식장에서 마련한 음식을 먹고 있는데, 상주의 부인이 아들과 며느리 그리고 손자를 데리고 와서 나에게 인사를 시키고 소개를 하는 것이었다.
내가 주례를 선 주례선생님이라고....
나는 비교적 주례를 많이 섰기에 일일이 다 기억을 못하는데 이야기를 듣고 보니 부산 벡스코에서 주례를 섰던 생각이 떠올랐다.
내가 주례를 섰던 그 부부의 모습이 지금도 준수한데, 특히 18세의 손자의 모습은 탈렌트급이었다.
180cm가 넘는 키에 늘씬한 몸매를 보니 누구나 홀리지 않을 수가 없을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나는 후배를 보고 ‘네가 정말 유전자를 잘 물려준 것 같다.’라는 말 한마디를 던졌다.
사람이 살아가면서 남긴 발자취 하나하나가 단순한 것 같지만 그것이 다른 인연에 연결되어 있음을 실감나게 한 조문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