意有所至 愛有所亡(의유소지 애유소망)
'뜻이 너무 지극하여 오히려 사랑하는 바를 잃다.'
莊子(장자)의 人間世(인간세) 편에 사랑을 줄 때 베푸는 사람의 입장에서 일방적으로 주는 사랑은 오히려 상대를 불편하게 할 수 있다는 의미를 우화적으로 표현한 글이 있다.
제목이 ‘意有所至 愛有所亡(의유소지 애유소망)’이다.
원문의 일부를 소개하면
夫愛馬者(부애마자) : 말을 지극히 아끼는 사람이 있었다.
以筐盛矢(이광성시) : 대광주리로 말똥을 받고,
以蜄盛溺(이신성뇨) : 조개로 만든 귀한 그릇으로 오줌을 받아내었다.
適有蚊蝱僕緣(적유문맹복연) : 말 등에 쇠등에가 붙어 있었다.
而拊之不時(이부지불시) : 그것을 잡기위해 불시에 손바닥으로 말의 등을 때렸다.
則缺銜毁首碎胸(즉결함훼수쇄흉) : 그러자 말이 놀라서, 재갈을 물어뜯고 머리를 들이받으며 가슴을 걷어찼다.
意有所至(의유소지) : 그 뜻은 너무 지극하여,
而愛有所亡(이애유소망) : 제대로 사랑하는 법을 잊은 것이다.
可不愼邪(가불신야) : 그러니 어찌 조심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장자는 도가로서 비유법으로 인간사를 비판하는 그런 논법을 자주 사용하여 사람들을 깨우쳐 준 사상가다.
위의 글 ‘意有所至 愛有所亡 (의유소지 애유소망)’ 즉
‘뜻이 너무 지극하여 오히려 사랑하는 바를 잃는다.’라는 이 글도 우리에게 주는 교훈이 크다.
사육사의 의도는 말을 괴롭히는 파리를 잡으려는 것이었지만 말의 입장에서는 자신을 때린 행위로 받아들인 것이다. 물론 사육사의 의도를 제대로 알지 못한 말이 문제였지만, 말에게 그런 이해력까지 요구한다는 것은 무리다.
사육사는 자신이 말을 사랑하는 방식에 대해 좀더 고민을 해 보아야 했던 것이다.
지난 일요일 날 우리 집 가족 7명이 모두 모였다.
점심을 홍제원에서 먹었다.
나는 갈비탕을 먹고 6명은 양념 불고기를 먹은 후 냉면을 먹었다.
식사가 끝날 무렵 집사람이 손녀에게 용돈을 주면서 ‘소영아, 공부 열심히 해라.’
옆에 있던 딸이 ‘엄마! 애들에게 부담을 주는 말을 않는 게 좋아!’라고 말했다.
딸의 그 말을 들은 아내는 몹시 서운해 하는 눈치였다.
우리가 일상생활을 하면서 사랑이 아무리 지극해도 상대방의 마음을 헤아리지 못하고 오직 자신만의 방법만 고집한다면, 내가 기대한 만큼 사랑이 상대방에게 전달되지 않는 법이다.
사랑은 주는 사람의 입장도 중요하지만 받는 사람의 마음도 헤아려야 한다.
사람이 살아가면서 지혜로운 언어를 구사한다는 것은 정말로 어려운 일이다.
그래도 부단히 노력하여 정제된 언어로 사랑을 제대로 전하는 노력을 게을리 말아야 한다.
사랑을 하되 아집을 버리면서 바르게 사랑하기가 이토록 어려운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