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호 교수의 ‘인심(人心)과 도심(道心)’ 강의를 듣고
3월 21일 경남유교대학 강의는 성균관대학교 동아시아학술원 이영호 교수께서 ‘인심(人心)과 도심(道心)’을 ‘보여 지는 마음과 보는 마음’이라는 주제로 각색하여 풀어 설명했는데, 경전(經典) 공부가 미흡한 사람도 쉽게 알아들을 수 있도록 강의를 했다.
도입부분에 사람이 살아가면서 난간에 부딪혔을 때 처음에는 당황하지만 결국에는 그것을 극복해 가게 된다. 이때 괴로움의 원인을 환경, 타인, 상황 등 외적요인이라고 생각하면 더욱 괴롭게 느껴진다. 반면에 외적환경이 비록 괴롭더라도 괴롭다고 여기는 마음을 가지지 않으면 괴로움이 줄어든다는 것이다.
사례를 들기를 우리나라에서 태어나 객지에서 자치생활을 하면서 돈이 부족하여 며칠 동안 ‘라면’으로 끼니를 해결하는 사람이 먹는 ‘라면’과 탈북민이 처음 우리나라에 와서 ‘라면’을 먹어보고 느낀 ‘라면’에 대한 생각은 전혀 다르게 느껴진다는 것이다.
또, 인심(人心)을 ‘대학 정심장’에 기술된 모습. 즉, 분노, 두려움, 좋아함, 근심 등을 쉽게 풀이하여 설명할 때 현대 감각에 맞게 해석하여 설명했다.
분노, 두려움, 좋아함, 근심 등을 각자가 받아들일 때 개인차가 있는 것은 과도한 욕심으로 인해 사실과 동떨어진 생각을 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옛날 사람들의 평균 수명은 40대 중반이라 했다. 그러나 오늘날 사람들의 수명은 옛날 사람들보다 배나 장수하게 되었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80살을 넘기는 사람은 10% 정도이고, 85세를 넘기는 사람은 5% 정도이며, 90살을 넘기면 3% 정도에 불과하다. 삶의 욕심을 줄이면 현재에도 얼마든지 만족할 수 있다고 했다.
첫째 시간을 마치고 휴식시간에 내가 이영호 교수를 찾아가 ‘교수님, 경전을 그렇게 쉬우면서도 재미있게 해석하여 강의를 하는 경우도 있으시군요.’ 라고 했더니 나에게 악수를 청하는 것이었다.
이어서 내가 이렇게 이야기 했다.
오늘 교수님께서 강의 하시는 내용이 ‘서경(書經) 대우모(大禹謨)에 기술된 人心惟危, 道心惟微, 惟精惟一, 允執厥中.(인심유위 도심유미 유정유일 윤집궤중)을 쉽게 풀어서 설명하시는 것 같습니다‘고 했더니 빙그레 웃으시는 것이었다.
사실 위의 글은 순(舜) 임금이 우(禹) 임금에게 제위를 선양할 때 고한 말로 전해져 오고 있다.
이 글에 대해서는 인용하여 재해석한 성현들이 많다.
맹자의 고자 상(告子上)에 이렇게 기술되어 있다.
“공자(孔子)가 이르기를, 操則存, 舍則亡, 出入無時, 莫知其鄕, 惟心之謂與(조칙존 사칙망 출입무시 막지기향 유심지위여) 즉, ‘잡으면 보존되고 놓으면 없어져서, 드나듦이 때가 없어 그 향하는 곳을 알 수 없는 것은 오직 마음을 이른 것이다’ 하시니라.” 하였다.
이 말을 주희(朱熹)는 주(注)를 이렇게 달았다.
“맹자가 이 말을 인용하여 마음은 신명불측(神明不測)하여 얻고 잃기는 쉬우나 보존하기는 어려우니 잠시라도 기르는 공부를 잃어서는 안 됨을 밝힌 것이다.” 라고 주해(註解)했다.
이영호 교수께서 둘째 시간에는 아예 칠판에다 ‘人心惟危, 道心惟微, 惟精惟一, 允執厥中’이 글을 써 놓고 강의를 했다.
비유를 들기를 인심(人心)은 소프트웨어, 도심(道心)은 하드웨어에로 예를 들었다. 칠판에 글을 쓸 경우 칠판자체가 도심이라면 글자는 인심에 해당한다고 했다. 칠판 자체는 불변이지만 글씨는 지울 수 있고 고쳐 쓸 수 있는 가변의 영역이기 때문에 그렇게 본 것이다.
결론 부분의 마무리는 이렇게 정리했다.
경전(經典)에는 불안한 인심(人心)을 처방할 수 있는 처방전이 모두 제시되어 있는데 사람들이 그것을 간과(看過)하기 때문에 병이 깊어진다고 했다.
그 약방문(藥方文)이 도심(道心)의 회복리라고 보았다. 도심(道心)의 회복 원천은 인심(人心)을 바르게 바라보고 판단하는데 있다는 견해다.
불안한 현실을 평화로 이끄는 핵심 키가 바로 도심(道心)에 있음을 성현들이 피력하고 있는데 우리가 그것을 얼마나 진정성 있게 수용하는가 여부에 따라 마음의 평정심이 좌우된다고 했다.
모처럼 감명 깊은 강의를 들어 당분간은 행복에 취해 있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