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도서관에서 책 3권을 빌려 왔습니다. 대개 예상하리라 생각했던 차트와 관련된 주식 서적이 아닌, 금융과 관련된 큰 흐름을 읽을 수 있는 책들로 골라서 보름 정도는 반복해서 읽을 생각입니다. 완전히 내 것으로 인지하기 위해서 입니다. 그 중 2008년 10월에 출간된 소에지마 다카히코가 저술한 [연쇄하는 대폭락 - 숨죽이고 밀려오는 세계공항]을 먼저 읽고 있습니다. 서두 부분에 최근 수 년간 회자되었었던 금융용어에 대하여 보다 정확히 알고 넘어가도록 글을 올려 봅니다.
<서브프라임 모기지>
서브프라임 모지지(Subprime Mortgage)는 미국의 주택담보대출 중 하나로, 신용도가 낮은 저소득층에게 대출해주는 것을 일걷는 말이다. 미국의 주택담보대출은 프라임(Prime), 알트-A(Alternative A), 서브프라임의 3등급으로 구분한다. 프라임 등급은 신용도가 좋은 개인을 대상으로 하는 주택담보대출이고, 알트-A는 신용도가 중간 정도인 개인을 대상으로, 서브프라임은 신용도가 낮은 저소득층을 대상으로 하는 주택담보대출이다. 이 중에서 서브프라임 등급은 부실 위험이 커서 대개 프라임 등급보다 대출 금리가 2~4% 정도 높다.
2000년대에 접어들면서 유동성 과잉과 저금리로 부동산 가격이 급등하자, 이에 편승해서 모기지론(Mortgage Loan) 업체들이 지나친 경쟁을 하고 저소득층도 무리한 대출을 해서 집을 구입했다. 그 결과 미국 주택담보대출시장에서 서브프라임 등급이 차지하는 비중이 2002년 말 3.4%에서 2006년 말에는 13.5%로 급상승했다. 2006년 말에 프라임 모기지는 7조 8,000억 달러, 알트-A는 1조 2,000억 달러, 서브프라임 모기지는 1조 4,000억 달러 정도였다.
그러나 급상승하던 집값이 하락세로 돌아서고 2004년 이후 FRB(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가 정책목표금리를 17차례에 걸쳐 1.0%에서 5.25%로 대폭 올렸다. 그러자 이자 부담이 커져서 저소득층이 원리금을 제때 갚지 못하게 되었다. 특히 서브프라임 모기지는 처음 2년은 낮은 고정금리를 적용하다가 이후 28년간 동안 변동금리로 전환하는 '변동모기지'가 80% 이상을 차지해서 채무자가 빚을 갚기 더 어려워졌다. 이자를 갚지 못하게 된 저소득층이 집을 팔려고 내놓아도 오른 집값 때문에 잘 팔리지 않아 서브프라임의 연체율이 20%로 급상승했다. 그 결과, 2007년 4월 미국 제 2의 서브프라임 모기지 회사인 뉴센츄리 파이낸셜(New Century Financial)이 파산하면서 이른바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가 일어났다.
<홈에쿼티론>
홈에쿼티론(Home Equity Loan)은 집값을 담보로 1차 담보대출이 이뤄진 후 이른 제외한 나머지 주택의 가치를 다시 담보로 해 추가 대출을 받는 이른바 '2차 대출' 이다. 모기지론 차입자가 돈을 갚지 못하면 담보물인 주택이 차압되는데, 이때 1차 대출자인 모기지 은행에 비해 홈에쿼티론 은행은 우선순위가 밀린다. 집값이 상승해 담보 대출금보다 높은 수준을 유지하면 대출금을 회수할 여지가 있기 때문에 큰 문제가 안 된다. 그러나 집값이 하락해 주택이 차입금 이하의 가격으로 처분되면 대출 회수 가능성이 크게 낮아지기 때문에 홈에쿼티론 은행이 부실을 고스란히 떠안게 된다.
미국 주택시장이 호황을 누리며 가격이 상승하는 동안 모기지 차입자들은 대개 홈에쿼티론을 받아 자동차를 사거나 대학 등록금을 냈다. 그러나 집값이 계속 내려가면서 홈에쿼티론 은행의 손실이 커져 금융시장이 불안해졌다.
<주택담보대출증권(MBS)과 부채담보부증권(CDO)>
주택을 담보로 해준 대출을 해준 은행이나 회사들이 돈을 빌려주고 채무자에게 받은 채권을 주택담보대출채권이라고 한다. 모기지 업체들은 돈을 빌려줬기 때문에 당장 융통할 수 있는 자금이 부족해져 주택담보대출채권을 자산유동화회사에 팔아서 현금을 얻는다. 자산유동화회사들은 주택담보대출채권을 담보로 하여 주택담보대출증권(MBS, Mortgage Backed Secutities)을 발행해 은행 같은 곳에 판다. 이것을 산 투자은행들은 다시 일반 투자자들이 들 수 있는 펀드 같은 것으로 만들어 투자자들에게 판매한다. 부채담보부증권(CDO, Collateralized Debt Obligation)은 주택담보대출증권을 담보로 발행하는 2차 증권이다. MBS와 CDO, 이와 같은 상품을 파생금융상품이라고 한다.
<모노라인>
모노라인(Monoline)은 기업이나 지방정부 등 채권발행기관으로부터 보증료를 받고 채권 원금과 이자 지급을 보증해주는 채권보증업체를 가리키는 말이다. 채권 등 금융시장 관련 분야만 보증하면 모노라인, 부동산과 각종 재해 관련 위험까지 보증하면 멀티플라인이라고 부른다.
<헤지펀드>
헤지펀드(Hedge Fund)는 정부의 규제와 세금을 피하기 위해 비교적 적은 수의 투자자들로부터 돈을 모으고, 사무실도 세금이 없는 나라에 차려서 운용하는 투자기금이다. 각종 금융상품 중에서도 선물이나 옵션 같이 복잡하고 까다로운 파생금융상품 위주로 초단기 투자를 하는데, 투자 위험이 높은 대신 고수익을 올릴 가능성이 많다. 현재 국제 금융시장에서 활동 중인 헤지펀드는 3,000개 이상으로 추정되는데, 국제금융계에 미치는 파급효과가 하루에 1조 5,00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조지 소로스의 '퀀텀펀드'가 유명하고, 1990년대 후반에 일어난 아시아 경제위기 같은 국제 금융위기의 주범으로 지목되기도 한다.
<신용경색>
금융기관에서 돈을 제대로 공급하지 못해 시장에 자금이 제대로 유통되지 않거나 자금이 부족해진 상황을 가리키는 말이다. 시장에서 기업들의 신용도가 떨어져 어음이 유통되기 어려워지고, 금융기관들도 기업에 돈을 빌려주기를 꺼리다보니 돈의 통로가 막혀 일어나는 현상이다. 신용경색이 발생하면 기업들은 평소보다 높은 이자를 주고 은행에서 돈을 빌려야 하며, 신용도가 낮은 기업들은 자금을 구하지 못해 도산하게 된다. 국내에서도 1997년 외환위기 이후 신용경색이 심해져 많은 기업들이 파산했다.
<신자유주의>
신자유주의(Neoliberalism)는 국가가 시장에 개입하지 않고 시장의 기능과 민간의 자유로운 경제활동을 중시해야 한다는 경제 이론이다. 1970년대 이후 세계적인 공황이 발생하고 정부가 시장에 적극적으로 개입하는 '수정자본주의'의 문제점이 나타나면서 대두했다. 1980년대를 전후로 미국의 레이건 정부, 영국 대처 정부가 신자유주의를 채택했고, 이것은 자유무역확대나 세계화 같은 현상으로 나타났다.
신자유주의자들은 소극적인 통화정책과 국제금융의 자유화를 통하여 안정된 경제성장에 도달하는 것을 목표로 하며, 국가권력의 시장개입은 경제의 효율성과 형평성을 오히려 악화시킨다고 주장한다. 신자유주의의 도입에 따라 수정자본주의의 완전고용은 노동시장의 유연화(비정규직, 정리해고)로 해체되고, 공기업은 매각되어 정부가 관리하거나 보조하던 영역들이 민간에 이전되었다.
<상업은행과 투자은행>
상업은행(Commercial Bank)은 우리나라의 시중은행과 비슷한 개념인데, 예금 은행이라고도 한다. 원래 단기자금을 전문적으로 취급하는 금융기관을 가리키는 말이었으나, 국내에서는 단기자금과 장기자금 중 하나만 취급하는 은행이 없어 일반적인 은행을 지칭하는 말로 쓰고 있다. 예금과 대출이 주업무이며, 저축하고 싶은 사람에게 예금을 받아 자금이 필요한 기업에게 빌려준다. 주 수입원은 예금과 대출 금리차에서 발생하는 예대마진과 각종 수수료다.
투자은행(Investment Bank, IB)은 주식, 채권 같은 직접증권을 인수하거나 판매하고, 담보대출을 통해 기업에 장기자금을 공급하며, 기업 인수나 합병(M&A, Mergers and Acquisitions)를 하는 곳을 말한다. 세계 5대투자은행 중 메릴린치가 BOA에 인수되고, 리먼 브라더스가 파산하여 모건스탠리와 골드만삭스 두 곳만이 남았는데, 이들 또한 얼마 전 지주회사로 전환하면서 상업은행으로 탈바꿈했다.
<정리신탁공사>
정리신탁공사(RTC, Resolution Trust Corporation)은 금융회사의 부실자산이나 채권만 사들여 전문적으로 처리하는 은행의 일종이다. 미국에서는 정부가 1989년 저축대부조합 사태 당시 도산업체 자산을 인수하기 위해 설립했으며, 우리 나라에서는 1997년 외환위기 이후 만들어져 금융회사들의 부실자산을 정리한 한국자산관리공사가 이에 해당한다고 할 수 있다. 금융회사들로부터 부실자산을 사들인 다음 이를 쪼개거나 묶어서 투자자들에게 되팔아 자금을 회수한다. 현재 미국 정부는 정리신탁공사와 비슷한 기구를 만들어 금융회사를 정상화하려고 하고 있는데, 천문학적인 공적자금이 필요하고 기업의 모럴 해저드(도덕적 위험)를 유발할 위험이 있어 설립하는 과정에서 큰 진통을 겪을 것이 예상된다.
<구제금융>
구제금융(Relief Loan)은 파산했을 때 국민경제에 큰 악영향을 미칠 염려가 있는 기업이나 금융기관에 정부나 금융기관이 정책적으로 자금을 대출해 주거나, 기존 대출상환을 연장해 주는 일을 가리키는 말이다. 그러나 구제금융을 받은 기업이 빌린 자금을 갚지 못할 경우에는 자금을 빌려준 금융기관 역시 심각한 자금난을 겪게 되므로 자칫 금융기관 부실로 이어질 수도 있다. 이처럼 금융기관과 기업의 부실이 국가적으로 심해져 외환위기가 도래하는 경우에는 대개 국제통화기금(IMF, International Monetary Fund)으로부터 구제금융을 받게 되는데, 이를 'IMF 구제금융' 이라고 한다. 우리나라도 1997년에 국제통화기금의 구제금융을 받았던 적이 있다. 미국의 경우, 2008년 3월에 미 정부가 베어스턴스의 JP모건체이스 피인수 중재 과정에서 290억 달러, 9월 7일에 양대 국책 모기지업체인 패니메이와 프레디맥의 국유화 과정에서 2,000억 달러의 구제금융을 제공했고, 9월 16일 AIG에 850억 달러를 지원했다.
<신용부도스와프>
신용부도스와프(CDS, Credit Default Swap)는 채권이 부도가 났을 때 제3자가 사전에 정한 대로 손실을 보상해 주는 파생상품이다. 보험과 비슷한 것인데, 예를 들어 ㄱ은행이 ㄴ기업에 돈을 대출해 줄 때 ㄷ금융회사와 신용부도스와프 계약을 맺고 ㄷ금융회사에 수수료를 지불함녀 ㄴ기업이 돈을 갚지 못하게 되더라도 ㄷ금융회사로부터 정해진 액수를 보상받는 것을 말한다. 이런 신용부도스와프가 활성화되면 채무자는 돈을 빌리기 쉬워지고, 채권자는 보험료를 지급하면 채무 불이행 위험을 없앨 수 있다.
<중앙은행 유동성 지원>
각국 중앙은행은 통화량이 너무 많으면 채권을 매각하고, 자금 유동성이 부족하면 채권을 사들인다. 하지만 유동성 함정(Liquidity Trap)이 발생하면 금리를 내리고 채권을 사들여도 경기가 살아나지 않을 수도 있다.
<특별청산지수>
특별청산지수(SQ, Special Quotation)는 최종 거래일까지 전매나 환매를 하지 않은 미결제 계약의 결제를 하기 위해 최종 거래일 다음날 시가를 기반으로 산출한 청산 지수이다. 최종 거래일에 주문이 폭주하여 주가가 급격하게 변동하는 일에 대비해 사용한다.
<스태그플레이션>
스태그플레이션(Stagflation)은 스태그네이션(Stagnation)과 인플레이션(Inflation)을 합성한 신조어인데, 실업률과 물가 상승이 동시에 발생하고 있는 상태를 가리키는 말이다. 1940년대까지는 불황기에 물가가 내리고 호황기에는 물가가 올랐으나 이후로는 호황기뿐만 아니라 불황기에도 물가가 계속 상승해 불황과 인플레이션이 공존하는 상황이 자주 벌어지게 된다.
이러한 현상은 석유파동처럼 에너지자원이나 원자재 가격이 상승한다거나 노동자의 명목임금이 상승하면서 일어난다. 기업은 원자재나 에너지자원 가격이 오르면 생산비가 증가한다는 핑계로 생산을 줄여버리고, 그 결과 실업인구는 많아지지지만 생산품 가격은 오르기 때문에 스태그플레이션이 일어난다. 그리고 산업이 발달하면서 필요한 노동자 수가 줄어들어 고용 창출 없는 성장이 이어지거나, 정치 불안으로 인해 해외 자본이 급격히 빠져나갈 경우에도 발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