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해설
로키의 일상이 예술로, 휘게(Hygge)의 삶
천융희(시인)
휘게(hygge)는 수년 전부터 유럽을 비롯하여 세계적으로 주목받고 있는 라이프 스타일을 의미하는 단어다. ‘편안하고 기분 좋은 상태’를 뜻하며 ‘웰빙’이라는 노르웨이어에서 유래한 덴마크어다. 일상에서 여유와 만족을 찾는 휘게는 인간의 오감과 밀접하며 위로하다(hygga), 포옹(hug), 분위기(hugr)의 어원을 가지고 있다. 바로 이 순간을 생애 가장 감사히 여길 줄 알며, 누군가와 함께하는 소박한 시간이 가져다주는 기적 같은 순간을 스스로 발견함으로 행복에 이르는 삶을 말한다.
사람은 누구나 행복한 삶에 대한 갈망을 지닌 존재로 살아간다. 아리스토텔레스의 말처럼 삶의 궁극은 ‘행복’인지도 모른다. 휘게의 절정은 위에서 언급했듯이 세계의 물질에 두지 않고 주변 정서와 관련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일상 속의 긴장을 풀고 진정한 나 자신이 되는 순간을 찾는 것이 목적이며 안락한 분위기에서 오는 단란한 행복을 지향하고 있다.
여기, 캐나다 로키에서 휘게(Hygge)의 삶을 살아가며 디카시로 하여금 일상을 예술로 끌어 낸 시인이 있다. 캐나다 캘거리에서 보내온 신금재 시인의 디카시를 통해 시인이야말로 작은 여유에서 찾은 행복을 오감으로 느끼는 시인임을 알게 된다. 그녀의 「들꽃 언덕」이라는 시 부분을 보면,
‘내 모습 그대로 만족하고/ 내 자리에서 안분지족하면/ 메마른 땅에도/ 꽃은 피어나/ 열매는 씨앗이 되고/ 씨앗은 다시 열매 되어’
여기서 안분지족(安分知足)이라 함은 사전의 의미대로 ‘편안한 마음으로 제 분수를 지키며 만족할 줄 아는 삶’을 뜻한다.
손을 뻗으면 닿을 듯한 로키가
오늘 아침 안개로 가려진 마을
외국어로 시작하는 하루의 문을 열고
디카시를 꿈꾸는 실향민의 딸
싸한 아침 냄새를 맡는다
- 「디카시를 꿈꾸다」 전문
북아메리카 서부를 남북으로 뻗은 대산맥. 신의 영원불변과 생명력을 상징하는 전나무 너머로 눈 덮인 로키의 아침 풍경을 바라본다. 여행자들의 로망인 캐나다 로키의 일상을 디카시 페이지에 낱낱이 수록한 시인을 지면으로나마 알게 된 것은 일 년 전, 디카시마니아 카페를 통해서이다. 한 장의 영상과 함께 5행 이내의 시적 문장에 본인을 담담하게 소개하고 있다. 또한 그녀의 약력에 의하면 서울 출생으로 캐나다 캘거리에서 현재 20년 동안 이민 생활 중이다. 시와 수필을 쓰고 있으며 캐나다 한인(여류) 문협에서 디카시를 적극 홍보하고 있다. 두 권의 시집과 산문집을 출간하였고 지난해, 황순원문학제 디카시공모전에서 「새가 되고 싶어요」라는 작품으로 수상의 영광을 안았다.
첫댓글 해설을 보니 미사님의 시의 세계가 더 자세히 들어오네요..
잘 읽고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