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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화가이자 어린이책 작가인 저자가 바라보는 어린이를 이해하는 방법을 제시하고 있는 책이다. 저자는 모든 이들이 '생각한다'는 것을 소중히 여길 필요가 있으며, 어린이들도 역시 마찬가지라고 강조한다. 지금의 학교 교육은 대체로 정답을 찾는 것만을 가르치고, 이에 따라 가정에서의 교육도 방법보다는 결과를 높이 평가하는 것이 부모들의 일반적인 태도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아이들이 스스로 생각하는 법을 잃어버린다면, 많은 것을 누군가에 의지하면서 살아가게 될 것이다. 어린 시절에는 부모에게 의지할 수 있지만, 성인이 되어서도 스스로 판단하여 행동하지 않고 남에게 의지하는 삶을 사는 것은 문제라 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러한 부분에서 저자가 강조하는 '생각하는 삶'을 어린 시절부터 키워주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인식하게 되었다.
어른과 어린이뿐만이 아니라, 모든 사람이 다르다는 것을 알고 있으면서도 그것을 일상에서 실천하기란 쉽지 않다. 대부분의 사람은 상대의 입장을 헤아리기보다 먼저 자신의 상황에 맞춰 상황을 재단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라떼는~'이라는 말을 일삼는 사람들을 가리켜 '꼰대'라고 지칭하기도 한다. 성인이 되어 어린 시절 자신이 겪었던 것들은 깡그리 잃어버리고 살기 때문에, 아이의 생각이나 시선에 대해서 무감각해지는 탓도 있을 것이다. 저자는 어린이책을 창작하고 그림을 그리면서, 항상 어린이의 입장이 되려고 노력한다고 말한다. 자신이 그린 책들을 소개하는 내용들이 그래서 더 신선하게 다가왔다고 하겠다.
‘어린이에 대해서 생각하다’라는 항목의 내용들은, 어린이를 그들의 눈높이에서 이해하고자 하는 저자의 관점이 잘 드러나 있는 부분이라고 여겨진다. 많은 부모들이 '자식을 위해서'라는 명분으로, 그들을 통제하고 혼내기도 한다. 하지만 그 속내를 따져 보면, '자식'이 아닌 '부모의 체면'이나 다른 이들에게 자식들이 자녀 교육의 성공 사례로 보여지기를 바라는 심리가 내포되어 있는 경우가 많다. 부모와 자식 사이의 갈등이 생기는 경우, 대부분은 아이들의 입장을 배려해주지 않는 부모의 강압적인 태도가 원인이기가 쉽다. 자신이 어린 시절 싫어했던 것이 무엇이고 하고 싶었던 것이 무엇이었는지를 조금이라도 헤아린다면, 자식과의 갈등은 줄어들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미 까마득한 과거를 잃어버린 부모들은 그저 자식들을 자신의 '욕망'을 대리하는 존재로 여기는 경우가 적지 않다. 그래서 '역지사지(易地思之)'가 중요한 이유라 할 것이다.
‘배우는 것에 대해서 생각하다’라는 제목의 두 번째 항목은, 대학입시의 결과로 개인의 모든 것을 평가하는 것처럼 여겨지는 현재 우리 교육의 문제점을 잘 지적하고 있는 내용이라고 생각된다. 그것을 위해서 초등학교부터 고등학교까지 꼬박 12년을 오로지 '공부'만을 위해서 살아야 하는 것이 작금의 교육 현실이기 때문이다. 우리 주위에는 자신의 행복이 무엇인지를 묻기보다 어떤 것이든지 남들보다 부족한 것에 신경을 쓰면서 살아가는 이들이 적지 않다. 그래서 누군가 주식이나 암호화폐로 큰돈을 벌었다고 하면, 그렇지 못한 자신의 '능력'을 한탄하면서 뒤늦게라도 그 대열에 뛰어드는 이들도 적지 않다. 결국 그 끝은 이미 예견된 것이라 할 수 있지만, 그때는 자신을 탓하기보다 세상에 대한 원망을 토로하면서 자신의 잘못된 선택을 애써 감추곤 한다. 무엇보다 경제적 가치만이 최고로 여겨지는 세상에서 자신이 추구하는 행복의 본질을 진지하게 다지는 이들이 조금 더 많아졌으면 좋겠다
저자는 ‘스스로 생각하기 위한 실마리’라는 항목에서는 다른 사람들의 의견에 휘둘리지 않고. 자신의 생각과 행동을 지킬 수 있는 자세를 견지하라고 조언을 하고 있다. 만약 한 번의 선택으로 실패를 하더라도, 그 원인을 따져 다시 고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누군가의 조언이나 유행에 따라 행동하여 실패를 맛보면, 자신의 행동을 되돌아보기보다 그 책임을 남들에게 돌리는 경우를 쉽게 발견할 수 있다. 큰돈을 벌 수 있다는 기사 혹은 소문을 듣고 뒤늦게 주식이나 암호화폐에 뛰어들어 낭패를 보는 이들이 적지 않다고 한다. 자신의 선택으로 인해서 성공을 하든 실패를 하든 전적으로 자신의 책임으로 생각하는 것이 앞으로의 삶을 위해서도 바람직하다고 생각된다. 이것은 비단 어린이들에게 주는 조언일 뿐만 아니라, 유행에 민감한 현대인들에게 필요한 삶의 자세라고 여겨진다.(차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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