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녀인 모화의 식구는 넷이었는데, 남편은 해변가로 나가 혼자 해물 장수를 하고 있었고, 아들 욱이는 인물이 출중해 절간에서 공부를 하러 떠났고, 집에는 그녀와 귀머거리 딸 낭이가 살아가고 있었다. 모화는 낭이를 용신의 딸의 화신으로 믿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날 욱이가 돌아왔다. 모화는 기뻤지만 욱이가 예수를 믿는 다는 사실을 알게되었고, 그녀는 욱이에게 귀신이 붙었다고 아들을 위해 주문을 외우기 시작했다. 그러나 욱이는 어머니에게 마귀가 붙어있고 낭이가 귀머거리가 된 것도 그 탓으로 알았다. 그는 하느님께 어머니와 누이를 구해 달라고 기도했다. 어느 날 밤, 욱이는 잠결에 성경이 없어졌다는 것을 알아채고, 불이 켜져있는 부엌으로 향했다. 부엌에서는 어머니가 성경을 태우며 주문을 외우고 있었고. 욱이는 뛰어 나가 성경을 뺏으려 했다. 그 때 모화는 눈에는 욱이를 예수 귀신으로 보고 식칼로 세 곳을 찔렀다. 그 후 모화는 아들의 병을 간호했다. 그 사이 욱이의 청으로 이 마을에도 교회가 서고 예수교가 퍼지기 시작했다. 결국, 욱이는 죽었다. 모화는 예수 귀신이 욱이를 잡아갔다고 믿었으며, 매일 같이 굿을 외었다. 그러던 어느날, 그녀는 물에 빠져 죽은 젊은 여인의 혼백을 건지는 굿을 맡게 되었다. 그녀는 신나게 굿을 했다. 그 날 밤 그녀는 여인이 죽은 못 속으로 하염없이 들어갔다. 그녀는 기어코 물 속으로 사라지고 말았다. 모화가 죽은 후 아버지는 낭이를 나귀에 태우고 길을 떠났고, 이후에 그들은 곳곳으로 귀한 집을 찾아다니며, 그녀는 무녀의 그림을 그려주고, 아버지는 낭이에 대한 내력을 얘기하고는 대가를 받으면서 정처 없이 또 돌아다녔다
갈래: 단편 소설, 액자 소설
성격: 토속적, 샤머니즘적, 신비적
시점: 외부이야기(도입부: 1인칭관찰자, 내부이야기: 전지적 작가시점)
배경: 시대(개화기), 공간(경주부근의 촌락), 종교(무속 신앙과 기독교 신앙)
주제: 토속 신앙과 기독교 신앙의 대립
토속 신앙과 기독교 신앙의 갈등이라는 문제의식을 토대로 모화일가의 비극을 그리고 있다. 작품의 서두에 보면 화자가 무녀도라는 그림을 입수하게 된 동기와 그에 얽힌 사연을 말하겠다는 부분이 나온다. 이는 설화체를 수용한 부분이다. 작가는 과거의 향수나 기량의 미숙에서 낡은 방식을 수용한 것이 아니고 액자형 플롯과 일인칭 관찰자 시점이 갖는 장점을 최대한 이용하기 위한 한 방편으로 이를 수용한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