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의 저쪽 (2)
김기순
그러나 난 요즈음 너무 바쁘게 산다
어르신 요양케어 두분 해드리고 농사일 틈틈히 시낭송도 하면서 노후를 보내고 있다
주말이면 운전하고 혼자 다니는걸 좋아한다
남편 근무하던 곳을 찿았다 돌아가신뒤 7년만에 모곡초등학교를 찾았다
시냇물가에 흐르는 도랑물 소리 새소리 자연의 모습은 그대로인데 남편의 모습만 보이지 않았다
길가에 피어있는 들꽃들 하늘밑 푸른 강물과 가슴을 열고 보트가 물살을 곱게 몰고와 다시금 시간의 저쪽 시절로 돌아간다
그 시절엔 무서운게 없이 젊음을 불태워 아이들 키우며 꿈을 이루어내며
살았던 그 흔적들을 하나도 놓치지 않고 주워담았다
언제부턴가 착한 사람을 만나면 미안할 일이 닥쳐올것 같은 생각에 금방 내치기도 한다 운동도 게을리 하지 않는다
파란 구름 사이로 초록 색 잔디 밭을 걷다보면 욕심과 슬픔 절망이 발길에 묻혀 사라진다
작은 파크 공을 힘껏 치고 그 공을 따라 걸어가 또다시 쳐서 펏팅 시키며 그 짜릿 함에 뭉쳤던 가슴에 체기가 쑤욱 내려간다
파크 공을 치면서 사랑과 정의와 도덕 모든것을 알게 되었다 혼자가 아니다 네명이 한조가 되어 운동하면서 이런저런 살아가는 사람들 모습도 담아본다
시간의 저쪽 시절ㆍ 고단한 삶이었지만
어쩌면 그 고단한 시간들을 이겨냈기에 지금 행복한 시간들이라고 말하고 싶다
올 여름 휴가는 제주도 사는 작은 아들과 보냈다 아빠 돌아가시고 변변한 직업없던 작은아들은 제주도 대명리조트 취직이되어 차 한데 가지고 무작정 떠나면서 같이 가자고 제안했다
너무 힘들어 그럴까도 했지만 난 견디며 열심히 살았다 빈몸으로 객지로 온 아들은 6년만의 번듯한 집을 마련하여 엄마를 초대한것이다
대견스럽고 기특하다 어쩌면 자식들의 사이는 천년만큼 아득한 별빛 그런 인연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이르자 갑자기 눈시울이 뜨거웠다
아빠 돌아가시고 자식들이랑 사이가 나빠서 많이 힘들었다 제대로 아빠를 돌보지 않고 방치했다는 이유였다
하기는 그랬다 직장일 때문에 제대로 못 챙기며 살았던건 사실이다
그러나 그런게 왜 나의 잘못으로 판단하려고 하는가
그 모든게 시간의 저쪽에서 다 돌아가고 이제는 행복과 좋은 일만 있었음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힘들게 집을 마련한 아들한테도 고맙다고 말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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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이야기
시간의 저쪽
국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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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14 0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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