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상재회(心象再會)
- 다시 시를 쓰면서
박용권
사십오년 세월의 강을 거슬러
그녀가 나에게 왔다
끊임없는 계절을 가로질러
잠결 너머, 꿈길 건너
그녀가 다시 내게로 왔다
세상은 나에게
환상이라 이야기하지만
나의 사랑은
확신을 넘어 신앙이 된다
아아 나는
이제 그녀의 젖가슴에 얼굴을 묻고
수유를 시작하련다
새로이 마주하는 세상
다시 찬란하게 피어날
심상의 잉태를 위하여
박용권 시인의 시, 「심상재회(心象再會)」를 읽습니다. ‘다시 시를 쓰면서’가 부제입니다. 부제에서 알 수 있듯 시쓰기를 다시 시작하는 감회를 진술하고 있습니다. 심상에 대하여 먼저 알아봐야겠습니다. 이미지(image)를 번역하면 심상이 됩니다. 사전적 의미는 “감각에 의하여 획득한 현상이 마음속에서 재생된 것”입니다. 다시 말하면 시각, 청각, 촉각 등 감각을 통하여 인식한 경험을 마음속에 영상으로 되살리는 것을 심상이라 합니다.
시적 진술의 줌심은 ‘묘사’입니다. 묘사는 자연스럽게 감각적 표현과 이어지고 감각적 표현은 이미지 중심이 되겠습니다. 그래서 박용권 시인은 시, 「심상재회」에서 시와 심상을 동일화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본다면 시의 제목, 「심상재회」는 ‘시와 다시 만나다’가 되겠습니다.
첫째 연 “사십오년 세월의 강을 거슬러/그녀가 나에게 왔다”에서 ‘그녀’는 심상이 되면서 시의 의인화입니다. 시인은 45년 전에 시쓰기에 처음 접하게 되었다가 잊고 있었던 것입니다. 그 잊고 있었던 시쓰기가 45년만에 다시 온 것입니다. 이어지는 연에서 “세상은 나에게/환상이라 이야기”합니다. 여기 ‘세상’은 ‘주변, 지인’들로 이해하면 편할 것입니다. 즉 다시 시를 쓰려는 나에게 주변에서는 ‘환상’이라 말합니다. 그러나 박용권 시인은 “확신을 넘어 신앙이”되었다고 합니다. 그리고 마지막 연에서 “이제 그녀의 젖가슴에 얼굴을 묻고/수유를 시작하련다”고 했습니다. 즉 시쓰기를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겠다고 했습니다. 그 길은 “새로이 마주하는 세상”이겠지만 “다시 찬란하게 피어날/심상의 잉태를 위하여”라고 노래하였습니다. 시쓰기에 대한 단단한 각오와 꿈을 피력한 시입니다.
시인의 열정이 아름답게 느껴집니다.
첫댓글
세상 최고의 맛은 약간의 단맛과
신맛을 내포하고 있습니다
혼자는 맛보기 어렵습니다
스승과 문우와 술이 있어야 합니다
내게로 오세요
같이
풍만한 그녀의 젖가슴에 얼굴을 묻고
수유합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