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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람은 어김없이 제시간에 울어주고
나는 벌떡 기계체조 하듯이 일어났다
며칠 전부터 챙긴 배낭을 메고 부슬부슬 내리는
새벽 안개비를 맞으며 울 마나님과 함께 대문을 나섰다
혼자 나서던 새벽 골목길은 어느새 희뿌연 여명의 빛이
서서히 물들고 괜한 우산을 던 손이 부끄럽다
변덕심한 여름날씨처럼 또다시 하늘을 보며
제발 또 빌어본다
일행은 마산역 앞이 마지막 노선이기 때문에
정원을 초과하여 53명 남자보다 여자가 좀더 많았고
연세가 괘 많으신 여러분도 오셨다
6시정각 버스는 출발하였고 우리의 운명도 떠났다
경주로 들어서니 안개가 말끔히 걷어지고 해님이 방긋이 웃어준다.
포항을 거쳐 영덕을 지나 강구를 엇비슷하게 비켜
후포에 도착하니 아침 9시 정상적인 시간 내에 무사히 도착하였다.
10시 정각에 카타마란호가 출항하기 때문이다
내가 자주 다니는 산악회에서 울릉도 관광 및 성인봉 산행을 하기위해
2개월 전부터 예약을 하여서 가기로 하였다
다행이 울릉도를 3번 다녀온 사람이 있어서 수고를 많이 해주었고
가장 저렴한 요금으로 알찬 여행을 주선해 주어서 가기로
큰 마음을 먹었던 것이다
포항에서는 예약이 마감되어 할 수없이 뒤로 밀려 후포로 갔다고 하였다
후포에서 울릉도 까지 159킬로미터 포항에서 울릉도까지는 217킬로미터
소요시간은 모두 3시간 승선인원은 후포 발 카타마란호가 386명
포항 발 썬플라워호가 815명 배도 적고 소력도 느려도
그래도 부푼 가슴 설랜 가슴 그 무엇에 비할라
후포 항에서 기념적인 사진을 촬영하고 그리고 내가 다니는 산악회
버스와도 기념 촬영을 하며 빨리 10시가 되기를 기다리고 또 기다렸다
드디어 뱃고동소리는 조용한 후포 항을 깨우고 고래고래 골 깊은
소리를 마구 질려 됐다.
승선을 하니 사방이 꽉 막힌 배에 꼼짝없이 좌석표 대로 앉아서
파도에 목숨 걸고 이리저리 굴리면서 부푼 가슴 잠재우고
들뜬 가슴 숨죽이며 죽음의 사선을 그 시푸른 바다위로
무엇을 얻기 위해 왜 떠나 가야하는지
졸음 속에 뒹구르는 파도에 내 맡기며 울릉도를 향해 숨죽여갔다
마치 신라장군 이사부가 우산국을 정벌 하러가던 심정으로
나 또한 신비의 섬 그 베일을 활딱 벗기기 위해
전투복 두벌과 속옷도 준비하고 우산국이 무너지면
그 많이 오는 비를 맞서기위해 우의를 준비하였고
전투화가 잠수하면 샌들로 버티기 위해 배낭에 쑤셔 넣고
간식과 비상식량도 꼼꼼히 챙기고 그리고 마지막
그 모 든 것을 벗길 수 있는 나의 애물 단지 828 디카를
장전하고 유부초밥 군량미로 아침은 차안에서 포항을 지날 때
해결하였다 굶주림과의 전쟁은 싫기 때문에 힘을 충전하였다
배는 만선이고 빈자리가 없이 만원이었다.
3시간동안 파도와 싸우면서 그렇게 서서히 죽어갔다
깊은 잠결 같은 꿈속 이냥 비몽사몽 깊은 잠으로 탈출하여
정신을 차리니 마누라는 온데간데없고 머리는 어지럽고
속은 울릉 가슴을 꽉 옥조여 온다.
그 무엇이 치밀어 올라오는 것같이 꽉 쏟아내면 시원할 것 같은
그 무엇이 자꾸만 밀고 올라온다.
나는 이겨야하고 참아야한다
배꼽에 10원 동전을 붙여 놓으면 멀미를 안 한다고
울 마나님 입버릇처럼 옆에 사람한데 일려주고
자기는 2층에 조용히 가서 속 풀이를 하였다고 한다.
울릉도를 향하여 --제 1 탄--
20040529-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