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전의 날 밝았다
미국, 오늘 대통령 선거…자정 전후 당선자 ‘윤곽’
산골마을 첫 투표…초박빙 속 새 백악관 주인 관심 [애틀랜타 중앙일보] 기사입력 2016/11/07 15:55
미국 건국 이후 첫 여성 대통령이냐, 최초 아웃사이더 대통령의 탄생이냐를 가를 ‘역사적 투표’의 결과가 이르면 8일(동부시간) 밤늦게 또는 자정을 기해 나온다.
올해 초 당내 경선을 시작으로 약 9개월간의 장정을 펼친 제45대 대통령선거는 이날 오전 0시 뉴햄프셔주 최북단의 작은 산골마을 딕스빌 노치에서 처음 시작된 데 이어 이날 오전 6시를 기해 뉴욕주 등 동부 전역에서 일제히 개시됐다.
투표는 투표장소 시간 기준으로 오후 7~8시에 마감된다. 오후 7시 플로리다를 비롯한 동남부 6개 주에서 가장 빨리 끝나고 오후 11시쯤 모두 마감된다. 알래스카주는 9일 오전 1시까지 투표가 진행된다.
마감과 동시에 개표가 시작된다. 출구조사는 투표지 마감시간이 달라 각각 발표된다.
조기 투표용지는 마감과 동시에 개봉된다. 경합주가 몰려 있는 동부와 중서부 투표가 모두 끝나는 8일 오후 11시 이후가 돼야 정확한 승패가 확인돼 당선자 윤곽이 드러날 전망이다. NBC, CBS, ABC 등 공중파 방송과 CNN, 폭스뉴스 등 주요 케이블 방송이 특별 개표방송을 편성했다.
대선에서는 후보가 얻은 총득표수와 상관없이 선거인단 538명 중 과반수인 270명(매직넘버) 이상을 확보하면 승리한다. 언론들은 연방수사국(FBI)의 이메일 스캔들 2차 무혐의 발표로 악재를 벗은 클린턴이 다소 우세할 것으로 보고 있다.
워싱턴포스트와 폭스뉴스는 각각 클린턴의 선거인단 확보 규모를 275명과 274명으로 추정했다. 트럼프의 선거인단은 215명으로 두 매체가 같았다. CNN은 클린턴이 268명, 트럼프가 204명을 가져갈 것으로 예상했다. 공영방송 NPR은 클린턴 274명, 트럼프 214명으로 전망했다. ABC와 NBC방송은 각각 클린턴이 278명과 274명의 선거인단을 확보할 것으로 내다봤다.
트럼프와 클린턴은 전날 오후 늦게까지 격전지를 돌며 한 표를 호소했다. 트럼프는 중서부 미시간주에서 동부 뉴햄프셔, 플로리다 등 하루에 5곳을 돌며 선거 막판 유세를 경합주에 할애했으며, 클린턴은 남편 빌, 딸 첼시와 함께 펜실베이니아 등지에서 막판 유세를 마무리했다.
한편 이번 선거전은 유례없는 진풍경을 남겼을뿐 아니라 선거 뒤에도 새로운 기록으로 역사에 남을 예정이다. 클린턴과 트럼프가 전례 없는 배경과 이력을 가진 후보들이기 때문이다.
클린턴은 승리하면 최초의 여성 대통령이 된다. 군소정당을 제외하면 건국 이후 민주·공화 양당에선 여성 본선 후보도, 여성 부통령도 배출되지 않았다. 또 클린턴은 부부 대통령이라는 진기록도 세우게 된다.
클린턴은 최초의 지한파 대통령이 될 수 있다. 클린턴은 장관 재임 시절 아시아재균형정책(Pivot to Asia)을 주도했다. 북한 정권과 한미 동맹에 대한 이해도 밝다고 볼 수 있다. 또 국무장관 시절 “미국의 모든 문서에 일본군 위안부를 ‘강제적 성노예’로 표현하라”고 지시했다.
트럼프는 군이나 정치 경력이 전혀 없는 완전한 워싱턴의 아웃사이더다. 64년 34대 드와이트 아이젠하워 대통령도 의원이나 주지사 경력 없이 대권을 획득했만 2차 세계대전 중 연합군 최고사령관 등을 지냈다.
트럼프는 역대 최고령 대통령이 될 수도 있다. 지난 6월 70세 생일을 맞이한 그가 취임한다면 69세 341일째 날에 취임했던 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의 기록은 깨진다. 슬로베니아 출신의 부인 멜라니아 트럼프는 최초의 이민자 출신 퍼스트레이디가 된다.
이번 선거전에서 클린턴은 13억달러를 모금했고, 트럼프는 7억9500만달러를 모았다. 전체 유권자는 2억명으로 2012년 1억2500만명을 크게 능가한다. 조기투표 참가자는 4200만명으로 집계됐다. 대통령 당선인은 내년 1월20일 취임한다.
허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