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날 황 경 민
고령 시외버스터미널 차타로 나가는 곳 차타로 나가는 사람만 있으니 차타로 나가는 곳 모욕하러, 장보로, 볼일보로 나온 할매들 차타로 나가는 곳으로 나와 뜸하게 오는 차를 기다린다 담배도 풉고, 오뎅도 묵으며… 바라! 영숙네 아이가? 누고? 아이고 봉수이행님, 모욕하로 왔는교? 언지러 모욕 벌시로 했다. 인자 집에 갈라꼬. 내는 인자 나오요. 오이라. 요 안자가 오뎅 하나 무라. 아이요, 아지매? 요 오뎅 오백은어치만 주이소. 아이다. 내는 두 개나 무따. 니나 무라. 와? 한 개 더 무이소. 모욕한다꼬 심 다 빼실낀데. 그래, 니 요새 아프다카더만 개않나? 머 맨날 고만고만 합니더 … 행님? 와? 아있고? 합천행님. 올 가실에 죽어삣다요. 누? 김천댁? 말고. 저 재 너모에 살던 합천댁. 아아. 순심이 어매? 야아. 올가실에 죽어삣다요. 잘 죽었다. 야아. 잘 죽었소. 오래 살았지러. 그라모요, 오래 살아지예. 잘 죽었다. 야아. 잘 죽었심더. ………… 고령 시외버스터미널 차타로 나가는 곳 차타로 나가는 사람만 있어서 차타로 나가는 곳 모욕하러, 장보로, 볼일보로 나온 할매들 담배도 묵고 오뎅도 묵고 뜸하게 오는 차를 슬렁슬렁 기다린다 |
첫댓글 잘 죽었다
야아. 잘 죽었심더.
아마도 내가 죽으면 사람들이 잘 죽었다고 박수칠것 같습니다
그 소리 듣는게 제 소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