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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백화점 부산본점 식품관에서 고객들이 다양한 음료들을 살펴보고 있다. 롯데백화점 제공 |
목이 타는 여름이다. 높은 습도와 아직 오지 않은 휴가는 스트레스 지수까지 높인다. 이럴 때 입맛이 없어도 손이 가는 것이 음료. 차가운 냉장고에서 소비자들을 유혹하는 각양 각색의 음료들에 대해 우리는 얼마나 알고 있을까. 음표 포장지를 잘 읽고 건강하게 음료를 고르는 법을 알아보았다.
■음료 포장지의 꼼수
"요즘 고객들은 가격보다는 칼로리를 봅니다. 열이면 여섯 명 정도는 포장지의 열량 표기를 확인한다고 보면 됩니다." 롯데백화점 부산본점 식품관 김미정 음료 담당 매니저의 말이다.
이온 음료는 설탕 덩어리
열량 표기 눈속임 주의
'천연'이라고 맹신 금물
포장지서 정보 확인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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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동하기 쉬운 영양성분 표기. 500㎖ 페트 병인데도 250㎖당 열량과 영양성분을 표기해 놓았다. |
소비자들이 아무리 포장지를 꼼꼼히 보아도 함정은 있다. 대표적인 음료 회사의 꼼수가 '○○무첨가'라는 표기다. 이 말은 '어떤 성분을 첨가하지 않은 대신 다른 성분을 첨가했다'는 뜻이다. '설탕 무첨가'라고 광고하고는 설탕 대신 액상 과당을 넣는 것이 전형적인 예인데, 액상 과당은 설탕보다 값싼 대신 흡수가 빨라서 식욕 조절, 체중 유지 기능을 교란시켜 비만이나 성인병을 일으킬 수 있다.
'천연'이라는 표현도 일단 의심하고 보자. 천연 첨가물은 천연 재료에서 향기나 색을 추출해 합성 향료와 화학적인 방식으로 조합해 쓰는 것일 뿐, 천연 재료를 첨가했다는 말이 아니다. 딸기향 천연착향료나 오렌지향 천연색소라고 해서 실제 딸기나 오렌지를 갈아넣었다는 뜻이 아니라는 것이다.
열량 표기에도 속임수는 있다. 310㎖ 용량 커피맛 우유인데도 100㎖당 열량을 표기하거나, 500㎖ 페트병 콜라의 열량을 250㎖당으로 표기하는 식이다.
과일 주스의 경우 '100%'라는 표현도 오해하기 좋다. 보통 주스는 농축 과즙에 물과 각종 첨가물을 넣어 맛과 향을 낸다. 이렇게 만들어도 '오렌지 100%'라는 표현을 쓸 수 있다. 실제로 용기 앞에는 오렌지 100%라는 문구를 버젓이 적어놓고, 뒷면에 작은 글씨로 표기한 원재료 및 함량을 보면 '오렌지 농축액(오렌지과즙 100%), 정제수, 액상과당, 합성착향료'라는 실제 성분을 확인할 수 있는 제품들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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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라는 표현에 속지 않는 방법은 '원재료 및 함량'을 확인하는 것이다. 왼쪽은 과일 과즙(농축 농도 100%)과 정제수, 착향료 등을 넣은 주스, 오른쪽은 과일(딸기 70%, 배 30%) 이 외에 다른 것은 아무 것도 넣지 않은 주스. |
롯데백화점 부산본점에서도 '아임리얼'은 190㎖ 2천 700원이라는 만만치 않은 가격에도 불구하고 인기가 높다. '물 한 방울 넣지 않고 생과일을 담았습니다'라는 문구가 인쇄된 '아임리얼 스트로베리'의 뒷면 원재료 표기를 보면, '딸기 70%, 배과즙 30%'가 전부다. aT에 따르면 생과일 착즙 음료는 2007년 첫 등장 이후에 매년 100%씩 성장하고 있다.
■이것만은 꼭 확인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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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이 좋아하는 색깔 음료수. 각종 합성보존료와 착색, 착향료가 들어갔다. |
원재료 외에 꼭 확인해야 할 두 가지를 꼽는다면 당류와 첨가물 표시다. 당류는 건강 전문가들이 모든 음료를 건강의 적으로 돌리는 주범이다.
식약청이 2008년부터 2010년까지 우리 국민의 당 섭취량을 분석한 결과 1인당 하루 평균 당 섭취량은 49.9g에서 61.4g으로 23%나 증가했는데, 주식을 통한 당 섭취량은 3년간 큰 변화가 없었지만, 가공식품을 통한 당 섭취량이 19.3g에서 27.3g으로 41%나 증가했다. 국민의 당 섭취량에 가장 크게 기여한 식품은 특히 커피(33%), 음료류(21%) 순이었다.
전직 식품회사 연구원이 지난해 펴낸 책 '음료의 불편한 진실'(황태영/비타북스)이 시판 음료의 당류 함량을 각설탕(3g)으로 환산한 결과는 다소 충격적이다. 콜라(250㎖)에 8.3개, 에너지 음료(250㎖)에 9개 등은 물론이고, 이온 음료(620㎖)에 12개, 오렌지 주스(350㎖)에 11.7개, 유산균 요구르트(150㎖)에 7개, 바나나맛 우유(240㎖)에 8.7개 등이 포함된 것이다. WHO의 당 하루 섭취 권고량은 성인이 50g, 아이가 35g이니, 성인은 하루에 웬만한 음료를 두 개만 마신다고 해도 그 날의 당 섭위 권고량을 훌쩍 넘는 셈이다.
에너지 음료는 아이나 청소년의 경우 특히 조심해야 한다. 에너지 음료의 주 성분은 카페인인데, 성인 1일 카페인 섭취 권장량은 400㎎, 어린이는 체중 1㎏당 2.5㎎이다.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에너지 음료 중 일부 제품의 카페인 함량은 1캔당 164㎎으로 체중 50㎏인 사람이 하루 커피 1잔, 에너지 음료 1캔이면 하루 권장량을 초과하게 된다.
첨가물의 경우 일단 최대한 갯수가 적게 들어간 것을 고르는 게 좋고, 특히 합성보존료, 착향료, 색소는 첨가하지 않은 제품으로 고르자. 석유에서 추출한 타르 색소나 유통기한을 늘리기 위해 들어가는 안식향산 등이 특히 경계해야 할 합성 첨가물이다.
<출처 : 부산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