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속 하나’
김은미 시인
별 하나 떨어진 자리
귀뚜라미도 너와 나도
별만큼 반짝이고 싶었는지
밤 깊을수록 자작나무 빛나고
저만치 산은 등 돌려 누웠건만
끝날 줄 모르는 이야기
뽀송뽀송한 옥양목 이불에 감동하고
재래시장에서 말린 곤드레 나물
덤으로 얻은 도꼬마리 씨앗 한 줌
설탕 묻힌 꽈배기 한 개
허기지지 않는 점심
오래된 기차역
앱으로 구매한 무궁화 열차
마지막 좌석
외국인 근로자들이 뒤를 따라 오른다
커튼 사이
익숙한 풍경이 보이기 시작하면
작은역에
내려야지
여름이 지나간다
◆ 시작노트
친구 같은 언니는 시어른 모시고 어린이집에서 살림을 돌보는 보모다.
비전문가로 실수를 하며 버티고 있는 나는 자영업자이다.
한때 서로의 꿈을 엿보면 세상이 아름답기만 할 것 같았지만 녹록지 않다.
수영하고 요가도 하고 야생화를 구경하자고 계획을 세웠지만
밀린 잠을 자느라고 특별함 없는 특별한 1박 2일을 보냈다.
아, 밀린 약속을 늦게 지켰다.
누군가의 눈빛에서 책임감을 느끼며 힘을 낸다.
◆ 김은미 시인 약력
- 시사모 동인, 한국디카시학회 동인
- 대전 거주
- 시집 <물고기 비누> 상재
- 동인지 <시의 에스프레소> 참여
출처 : 경남연합일보(http://www.gny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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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연합일보 시 광장
약속 하나(김은미 시인)
구수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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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14 0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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