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님, 은식, 운정, 승헌, 으니
전날 첫눈 폭설로 일정이 취소되었다가, 푹한 날씨로 인해 눈이 빠르게 녹아 다시 일정을 살려내었다.
실질적인 동계훈련의 시작이다.
아직도 어두운 새벽에 집을 나서 6시 50분에 하계역에서 운정, 승헌 픽업해서 학도암 도착하니 7시 5분, 대장님은 상계역을 지나고 있다. 바로 암장으로 출발.도착하자 마자 쉘터부터 설치하고 난로를 피워 안을 데운다. 아직은 강추위는 아니어서 쉘터밖도 괜찮다. 승헌이 준비해 온 삶은 계란과 커피로 간단한 요기를 한다.
수도권길에 자일을 걸러 승헌과 함께 오른다. 이번엔 프로하스카 매듭으로 고정하였다. 체결도 강력하고 해체시에도 쉽게 풀수 있는 유용한 매듭이다. 매듭은 손에 익을 때까지 안하면 매번 어렵다. 폐자일을 적당한 길이로 잘라 집이나 운전할 때 수시로 매듭을 해서 익혀야 한다.
자일을 설치하고 있을때 대장님이 도착하고, 곧바로 쉘터 보수공사 들어가신다. 대장님의 손길이 닿아야 제대로 된 마무리가 된다. 네 귀퉁이는 스틱으로 세우고 끈에 돌을 매달아 고정하고, 주변 나무에 중구난방으로 연결한 줄은 모두 제거하여 쉘터 주변 가까이 위치시켜 통행장애를 깔끔하게 없앴다.
대장님은 텐트설치 장인이다. ㅋ
지붕의 고정끈은 나무위로 줄을 통과시켜 당기고 아럐쪽에 돌로 고정시켰다. 이건 운정과 승헌의 아이디어. 베리굿이다.
쉘터 정리후 대장님이 사온 유부김밥을 먹는데 상계역 맛집에서 사온거라 자꾸 손이 간다. 좀 전에 아침 먹었는데, 맛나서 점심거리를 당겨 먹었다. 진짜 맛있다.
본격적인 운동시작. 멘탈에서 새로 개척한 '서울멘탈드림길' 등반시작. 대장님이 줄을 걸고, 세컨을 본 나는 곧바로 확보앵커로 올라가서 승헌 빌레이를 본다. 대장님이 아래서 승헌과 운정의 무브를 코치하기 위해서다. 승헌이 오르기 시작한다. 내 위치에서는 보이지 않지만 힘 꽤나 쓰고 있을거다. 빌레이 시작한지 얼마 되지 않아 허리가 아파온다. 이리저리 동작을 바꿔가며 허리의 스트레스를 풀어줘야 한다. 귀바위 빌레이는 이보다 곱절은 힘들다 하는데 짐작이 간다.
한참만에 네번째 볼트를 지나 승헌 모습이 보인다. 첫시작에서 네번째 볼트까지는 오버여서 이 구간을 통과하는게 녹록치 않다. 키포인트는 왼발에 슬링을 걸어 발꺽기가 잘 되야만 무브가 편해진다. 물론 오른발도 오버행 천장이든 바위에 대 주면서 발란스를 잡아줘야 다음 동작을 도모 할 수 있다.
자동확보줄은 하나면 된다.
첫번째 볼트에 자동확보줄 걸어 최대한 볼트에 가깝게 당겨주고, 슬링을 왼발에 걸고 꺽기를 해서 일어난다. 이때 몸을 벽에 붙여 균형을 잡아주고 확보줄을 뺀 다음 다시 길게 늘여 다음 볼트에 걸고 당겨준다. 이때 왼손은 첫번째 퀵을 잡은 상태로 한다.
다시 몸을 두번째 볼트 방향으로 움직여 두번째 퀵과 회보줄을 잡고 두발을 벽에 기댄상태에서 배를 하늘 방향으로 올려준다. 배치기 하듯 튕기지 않고 부드럽게 당겨준다. 이 과정의 반복이다. 꺽기가 안되면 고난의 등반이 된다. 팔힘으로만 당기면 초반에 팔에 펌핑이 오고, 회복도 늦는다. 위에서 오매불망 등반자만 기다리는 빌레이어도 초주검이 되가고 있을 것이다.
등반불가시 하강을 시켜야 한다. 만약 하강을 시켜야 한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 튜브하강기 구멍에 슬링을 걸어 확보앵커에 비너를 걸어 통과시킨 후 빌레이 고리에 연결한 상태에서 몸을 앞뒤로 이동하면서 천천히 하강시켜야 한다. 이 부분은 다음 훈련때 직접 해 봤으면 한다. 대장님은 한명이기 때문에 위기시 비상조치에 대한 것은 모든 대원들이 알고 있어야 사고를 예방할 수 있는 중요한 사항이다.
다음 등반은 운정. 귀바위 경험도 있어서 순조롭게 올라온다. 승헌도 빌레이가 힘든지 쪼그려 앉기도 하고, 배를 바위에 대기도 하면서 빌레이를 본다.
인공은 반복적인 연습을 통해 본인의 무브를 최적화 시키는 것이 답이다. 그리고 런닝타임도 중요하다. 빌레이어의 허리건강을 위해서. 찬바람까지 부는 상황이면 더욱 더 속도등반이 요구되는 것이 인공이다.
크럭스는 두군데 인데 다음 볼트가 멀다. 발을 잘 써야만 통과할 수 있고, 바위에 홀드가 있다. 무브가 안나온다고 깐테를 잡는것은 반칙이다. 여러번 하면 무난히 극복하리라 본다. 본 코스를 여러번 하고 귀바위에 붙으면 최소 10분 안에는 통과가 가능할 것이라 기대한다. 운정이 컨디션 좋았을 때 통과한 기록이다.
운정이 장비회수까지 마치고 쉘터로 복귀. 승헌도 느낀게 많을 것이다. 습관성 어깨 탈골때문에 조심스러울텐데 거침없이 도전하는 모습이 아름답다.
잠깐 휴식하고 수도권길에 붙어 운동을 한다. 노인길2에서 승헌이 어려워 한다. 어? 지난번에는 잘 올랐던것 같은데... 다들 그러하다. 올때마다 다른 것이 바위다. 항상 일관성있게 등반하기 위해 훈련을 하는 것이다.
수두권길 네번째 볼트 아래 크럭스는 여전히 어렵다. 손톱만한 홀드를 오른발 엣지로 찍고 서야 하는데 여전히 난제다. 누룽지 홀드를 인으로 딛고 일어서는 것도 아직 어렵다.
대장님은 말한다. 등반은 무조건 발로 하는거다. 발에 힘을 주면 무조건 터진다.발에 힘을 빼라고 한다. 이게 무슨 말인지 일년이 된 시점에도 이해가 안된다. 암벽화 비브람창의 특성까지 이야기 하면서 발에 힘을 주면 터지는 이유에 대해 설명해 주신다. 운정은 큰 깨달음이 있는 모양이다.
발에 힘을 빼는건 발가락이다. 힘을 줘야 하는건 무릎과 허벅지다. 발가락은 암벽화를 믿고 살포시 올려주고 무릎과 허벅지에 집중해서 눌러주는 것이다. 배와 낭심은 바위에 가깝게 붙여주고 발끝 세워주고, 여기까지가 슬렙등반이론이다.
나머진 느낌이 올때까지 반복연습할 뿐이다. 집에서도 발의 잔근육을 강화시키기 위한 운동을 지속적으로 한다면, 올 겨울훈련을 통해 멋진 암벽인이 될 것이다.
점심때 으니가 가져온 엄마표 김장김치속, 절임배추 운정이 밤새서 해 온 수육은 환상이었다.
밤새 김장한 으니는 일찍 하산하고, 남은 사람들은 조금 더 운동하고 3시에 하산.
학도암 올라오는 중간에 주차한 곳에서 대장님의 건강관리학개론 특강 한시간. 대장은 아무나 하는게 아니다. 평소에 바위를 하기 위해 꾸준히 엄청난 운동을 한다. 생활환경이 다 운동이다. 스쿼트는 기본. 자전거, 식습관까지. 대장님 존경합니다.
술 잘먹을거 같은 운정이 금주를 한 이야기도 쇼킹했다. 어느날 갑자기 실행되었단다. 암벽고수가 난이도 13급이 안되는 이유를 고민해봤더니 막걸리 한잔때문이라고 결론짓고 금주를 했다는 그 이야기 한마디가 운정을 금주하게 했다는 짤. 레전드급 금주사연이다. 나도 금주를 해야 하는데. 쩝~
술을 어찌 달랠꼬~ 암벽 잘 하려면 이 산을 넘어야 한다. 해보자~ ㅎ
첫댓글 많은것을 배울수 있었던 유익한 시간이었어요~~~^^ 근데 은식형님~~ 제 사진은 왜 다 좀 이상한가요??? 잘좀 찍어주세요~~~ㅋㅋ
등반은 조금
먹방은 갈수록 푸짐하고 먹는시간도 늘어난다요 ㅋㅋ
먼저 하산해서 미안요
피곤해서 기절수준이라 이해하삼 ~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