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 끝에 서면 모두가 아름답다 이 상 윤
길 끝에 서면 모두가 아름답다 시간의 재가 되기 위해서 타오르기 때문이다 아침보다는 귀가하는 새들의 모습이 더 정겹고 강물 위에 저무는 저녁 노을이 아름다운 것도 이제 하루 해가 끝났기 때문이다 사람도 올 때보다 떠날 때가 더 아름답다 마지막 옷깃을 여미며 남을 자를 위해서 슬퍼하거나 이별하는 나를 위해 울지 마라 세상에 뿌리 하나 내려두고 사는 일이라면 먼 이별 앞에 두고 타오르지 않는 것이 어디 있겠느냐 이 추운 겨울 아침 아궁이를 태우는 겨울 소나무 가지 하나가 꽃보다 아름다운 것도 바로 그런 까닭이 아니겠느냐 길 끝에 서면 모두가 아름답다 어둠도 제 살을 씻고 빛을 여는 아픔이 된다. |
첫댓글 이 시는 이 게시판에도 두 번이나 올려진 적이 있군요.
그런데 시인의 이름이 '문정희'로 잘못 소개되어 있습니다.
이 시는 2003년에 제5회 수주문학상 대상을 받은 '이상윤' 시인의 작품입니다.
그렇군요
아름답고 깊이 있는 시네요.
인생의 끝자락에 서면 모든것이 아름답게 보이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