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여행특선
'단풍놀이' 우린 도심으로 간다
서울시'단풍 낙엽의 거리' 36곳 98km 선정
"단풍놀이 멀리 갈 것 있나요?"
빌딩과 차, 사람들로 복작거리는 서울. 하지만 그 빌딩 숲을 비집고 여기저기 숨어 있던 나무들이 오색 단풍으로 단장해 시민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특히 고궁을 비롯, 단풍으로 유명한 곳들은 시간적으로나 경제적인 이유로 멀리 단풍관광을 떠나지 못한 시민들이 가을을 만끽하기에 안성맞춤. 또한 마땅히 갈 곳 없는 소위 '뚜벅이' 연인들에게는 최고의 데이트 코스로 자리잡았다.
지난 29일 오후 창경궁. 날씨가 흐리긴 했지만 휴일을 맞아 고궁의 단풍을 즐기려는 가족과 연인들의 모습이 많이 눈에 띄었다. 창경궁 매표소의 한 공익요원은 "단풍이 확실히 들기 시작한 20일께부터 가족단위로 많이 찾고 있다"고 전했다.
고궁 담과 이어진 인도의 단풍도 멋지다. 창경궁 입구서부터 현대그룹 본사까지 이어지는 길은 아름드리 플라타너스 나무들이 하늘을 가릴 만큼 빼곡히 들어차 있다. 이제 제법 나뭇잎도 많이 떨어져 가을 정취가 물씬 풍긴다.
평소 통행인이 많지 않은 이 거리에는 요즘 유모차를 끌고 여유를 즐기는 젊은 부부와 팔짱을 낀 채 걸어가는 연인들이 많다.
손에 사진기를 든 채 유모차를 끌던 도영기씨(33)는 "바쁜 직장생활로 단풍구경 갈 시간이 없어 가까운 고궁을 찾게 됐다"며 "이곳이 단풍으로 꽤 운치가 있다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막상 나와보니 그 느낌이 새롭다"며 즐거워했다.
은행나무를 좋아하는 사람들은 남산으로 모여들고 있다. 특히 장충단공원 입구에서 국립중앙극장으로 이어지는 언덕길은 그야말로 '은행나무 천지'.
언덕길이 만만찮지만 호젓한 분위기에서 둘만의 가을을 즐기려는 연인들이 좋아하는 코스다. 특히 오후 6시께 자동점멸기능을 가진 가로등이 일렬로 불이 켜지는 장면은 압권.
동국대생 신상윤군(법학4)은 "학교 앞에 멋진 데이트코스가 있어 캠퍼스 커플들은 가을만 되면 입이 찢어진다"며 "연인들이 아니라도 여럿이 산책을 하는 경우도 많다. 특히 남학생들은 단풍구경 겸 남산 봉수대 근처에서 파는 막걸리 한 잔 걸치러 가기도 한다"고 말했다.
덕수궁 돌담길이나 경복궁 옆길 등 '전통 명소'도 물론 손색없다. 덕수궁 입구에서 정동으로 이어지는 길엔 은행, 살구, 상수리나무 등이 어우러져 다양한 모양과 색깔의 단풍을 즐기기 좋다.
경복궁 동쪽 끝 동십자각에서 삼청공원으로 이어지는 단풍길도 은행나무를 비롯한 각종 낙엽수가 어우러져 장관. 특히 이곳은 맛집 거리로도 유명해 단풍구경으로 출출해진 배를 채우기에 제격이다.
서울시는 최근 가을 정취를 만끽할 수 있는 시내 36개 도로 98㎞ 구간을 '단풍과 낙엽의 거리'로 선정, 가을이 끝날 때까지 낙엽을 치우지 않기로 결정했다.
삭막한 도시 한가운데에도 아직 늦가을의 정취는 살아 있다.
■ 일간스포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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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을 떠나♠
서울시'단풍 낙엽의 거리' 36곳 98km 선정
물빛여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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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10.22 1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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