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애완견 키우시는 분 많죠?
일전에 기독교 계통의 어느 TV방송을 보았더니
애완견에 대한 집착이 심해 교회에 못 나오는 사람들도 있어서
그런 사람들을 위한 별도의 예배공간을 구상 중이라는 목사님 말씀도 있고..
실제로 외국에는 그런 교회가 있다고도 합니다.
어떤 사람은 애완견을 유모차에 태우고 다니는 사람도 있다고 하고..
애완견을 위한 장례식도 있다고 하더군요. 주인의 종교를 물어보고 그에 맞게 말입니다. ^^
그때 목사님이 한 말씀 하시더군요.
사실 장례식은 산 사람을 위한 것이라고..
죽은 사람에게는 아무런 영향을 주지 못 한다고요..
그런데 누가 이런 질문을 했습니다. "개도 천당에 갈 수 있나요?"
아마 애완견을 무척이나 사랑하시는 분의 간절한 소망을 담은 염려의 질문인 것 같은데..
모든 출연자들의 시선이 목사님 입만 쳐다보고 있었습니다,
"못 갑니다." 목사님 말씀에 모두들 실망의 탄식을.. ㅎㅎ
하느님의 피조물은 육(肉몸), 혼(魂희노애락), 영(靈)으로 되어 있는데
개는 육과 혼으로 끝나고 영이 없기 때문에 천당에는 갈 수 없다는 설명이었습니다.
애완견을 사랑하는 사람들은 물론이려니와, 사람을 연구하면 할수록 개를 더 사랑하게 된다고 했던..
파스칼이 들었으면 무척이나 실망했을 말씀이었습니다 ㅎㅎ
그럼 불교는 무어라고 할까?
개도 천당에 갈 수 있습니다. 아니, 그 이상도 가능합니다.
증거 있냐고요?
<1>목련존자 어머니는 지옥에 떨어졌다가 아들 덕분에 왕사성 개로 태어났었는데
다시 백중 천도재 덕분에 도리천 천당에 태어났다 하고.. <목련경>
<2>지장보살로 추앙받는 김교각 스님의 삽살개 선청은 득도까지 했다고 합니다.
이와 같이 불교에서는 인간과 개를 본질적으로 차별하지 않습니다.
인간이나 동물이나.. 윤회의 길에서 얼마든지 업치락 뒤치락 할 수 있는 것이죠.
서유기에서 손오공은 비록 원숭이지만 후에 성불해서 '투전승불'이라는 부처가 되었고
석가모니 부처님도 전생에 원숭이로 태어난 적이 있고.. <마하까삐 자타카, 원숭이와 악어부부 등>
부처님께 꿀 공양을 올린 원숭이는 바라문의 아들로 태어났다고도 합니다. <원후봉밀>
저는 어느 쪽이냐고요?
개도 천당에 갈 수 있다는 쪽을 선택하고 싶습니다.
제가 뭐 개편을 들고자 하는 게 아닙니다.
사실 개가 천당에 갈 수 있느냐 아니냐는 확인할 수도 없고, 증명할 수도 없고, 증거도 없는 문제입니다.
그러나 개가 천당에 갈 수 있느냐 아니냐.. 그게 중요한 게 아니라
세상을 어떤 관점으로 바라보느냐.. 이것이 진짜로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인간과 축생, 천당과 지옥을 완전 별개로 이분법적으로 보느냐 아니냐..
세상을 이분법적으로 보느냐 아니냐..
세상을 오로지 인간 중심으로만 이해하느냐 아니냐..
이것은 단순히 철학적 논쟁이 아니라
바로 구체적인 일상 생활에도 영향을 미치는 것이기 때문에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저는 보다 넓고, 보다 깊고, 보다 원융한 관점..
불교적 관점에 더 끌리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이분법적 관점은 자칫 대립과 갈등.. 괴로움의 원인이 될 수 있지만
불이(不二)와 원융의 관점은 보다 화합되고 평화롭고.. 그래서 보다 행복할 수 있는 길이기에..
보다 본질적인 면을 깊이있게 통찰하여..
드러나는 현상의 다름은 인정하되
궁극적인 본질의 차원에선 절대평등을 잊지 않는
불교적 관점을 저는 따르고 싶은 것입니다.
이것은 일상의 대인관계에도 바로 영향을 미치는 문제입니다.
<따로 또 같이>.. 저는 이 말이 참 좋습니다.
<따로 따로, 영원히 따로> 말고 ㅎㅎ
*동식물, 어디까지 영혼 있나? 문제는 식생활과 관련있다 <자현스님>
서양 - 동물에는 영혼 없다 (유목문화전통) - 계속 육식을 해야 하는데, 있다고 하면 매우 부담스러워
동양 - 식물에는 영혼 없다 (윤회사상 영향으로 동물도 말을 하는 이야기 많아. 우리랑 모양만 다를 뿐 본질은 같다는 생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