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동대교를 건너 검문소 반대편의 정류소에 도착하여 해안가로 접근한다
교동대교에서 창후리를 잇는 도로는 차량 통행이 많지 않은 한적한 도로이긴 하지만
그래도 안전을 위해 찻길을 피하여 농로 길을 택한 것이었는데
막상 길위에 서보니 서해랑 리본이 펄럭거려
초소 보초병들과의 시비는 없을 것 같아 안심이 되었다
별립산 능선으로 구름을 헤치며 강한 노을빛이 드러나기 시작한다
길 위에서 스스럼없이 함께 놀고 있는 까치와 까마귀들
철망 사이로 섬과 섬을 잇는 교동대교의 긴 자태를 슬쩍 당겨보고!
줄곧 의문을 품고 걸어야 했던 진행 방향의 뾰족한 산봉우리는
나중에 알게 됐는데 석모도의 상주산(264m)이었다
북한에서 넘어오는 귀순용사를 구출했다는 구출지점 표시석을 지나며
새삼 이 곳이 북한과의 접경지역이라는 사실을 되새겨 보기도...!
약간의 살벌함도 느끼며 철조망을 따라가다
한들한들 피어있는 흰코스모스 군락지를 만났는데 나름 흰꽃의 정취가 듬뿍 있었다
개쑥부쟁이
산국
초소를 지나 조금 높은 곳으로 올라와 시퍼런 물길을 지나는 교동대교와
상주산, 화개산을 동영상으로도 담아 본다
철썩이는 파도를 맞으며 불끈 솟아 있는 바위 위에 자리를 잡은 저어새 무리!
경계심이 많은 녀석들이라 나의 조용한 인기척에도 황급히 비상을 한다
언덕위에 쌓은 '무태돈대'에 접근하여 돈대 안의 포문과 바깥의 고욤나무도 두루 살펴본다
느릿느릿 걸었지만 교동대교에서 창후리까지는 한 시간이 채걸리지 않았다
혹시 아침밥을 해결할 편의점이나 마트를 찾았으나
모두가 문이 굳게 잠겨 있었으니 이 또한 대략 난감하였고
어슬렁거리며 해안가를 구경하지만 한시간 반을 채우기에는 꽤 무료한 짓이었다
서해랑길 102, 103 코스 안내도
보강 공사중이라는 창후항은 배가 드나들긴해도 한적한 모습이었다
건조대 아래의 갯벌에 떼를 지어 앉은 갈매기들!
움직임도 별로 없이 조용히 앉아 무심한 듯 해바라기를 하고 있다
상가 건물에서는 새우젖과 건어포 등을 팔고 있었는데
김장용 생새우도 파는 것 같았지만 가까이 다가 가는 것은 삼가했다
물건도 안 사면서 기웃거리는 것을 상인들이 좋아 할리가 없어
차라리 해안가로 걸음을 옮겨 봤다
요새 붐을 이루는 마라톤!
이 곳이 한반도 횡단 울트라 마라톤의 출발점이었네!
별립산 정상을 휘감은 구름들이 요동을 친다
강화나들길 16코스 이정표도 확인하고!
찔레나무 열매도 시나브로 붉어졌다
흔들리는 갈대 너머로 화개산도 고개를 내민다
아직 추운 날씨도 아니건만 늪지로 날아와 꼼짝하지 않는 저어새
"아침밥은 먹은겨?"
비가 그치고 난 후 바람이 엄청 세게 분다
기온이 많이 내려갈 것이라는 예보와는 달리 춥다고 웅크릴 정도는 아니라서
활동하기에는 별 무리가 없지만
흔들리는 갈대와 억새를 보느라면 괜히 마음도 어지러워진다
바다위에 기운차게 솟은 저 봉우리가 석모도와 연결된 상주산이라는데
이 곳에서 보면 마치 혼자 떨어진 섬산인 것 같아 고개를 갸우뚱거리게 했다
깊게 파여진 갯고랑으로 물이 빠지며 적나라하게 드러나는 갯벌은 윤기가 흐른다
여전히 미동도 없던 갈매기들이 내 발길에 마지못해 바다를 향해 게으른 날개짓을 한다
갯벌을 뒤덮은 칠면초
지난했던 바닷물 생활을 마감한 닻이 뭍으로 나와 이번에는 모진 풍진을 견디고 있다
선착장의 부교
어선 뒤로 아련한 산줄기는 석모도이고!
건조대
어부의 손길에 이끌려 나온 작은 생선들!
주로 새우를 잡는 그물에 게나 망둥어 등이 걸려들어 선별 작업을 해야 하는 모양이었다
관광객들은 깨끗하게 고른 새우에 소금을 얹어 새우젖을 담아 가기도 한다네!
함께 걸을 행사요원들이 도착할 때 까지 서성거림은 계속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