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무게
김기순
살아온 시간들을 한 군데 묶어서 잠시 저장된 공간에서 하나씩 풀어본다
일단 시골집 일소처럼 일만 하면서 몸을 혹사했다 바쁘게 살다보니 내 몸 하나 찬찬이 살피지 못하고 병들고 허약해진 모습이다
웃음이 없이 삶의 모퉁이에 서 짜증만 내며 주위에 사람들을 아프지 않게 했는지 다시 돌이켜 본다
아무 옷이나 색깔이 잘 어울리고
건강미가 넘치던 시절은 다 어디로 가고
거울 속에 비친 자신의 얼굴에서
주름진 얼굴과 웃음이 없는 모습이다
남편이 짓던 텃밭에 옥수수를 심어서 요즈음 한창 따서 이웃과 자식들을 나누어 주며 옥수수 한알한알 에 사랑을 심는다 톡톡 터지며 달달한 맛이 혀끗을 녹인다
어릴적에 주로 옥수수로 끼니를 때운 적이 있다 그런 추억때문에 멀리했던 그 옥수수 맛 을 나이들어 느끼는건 내가 지은 농사이기 때문이다
30년 넘게 공직생활 하고 연금이나타면서 편하게 살겠다고 했는데 살만하니까 남편 훌쩍 떠나버리자 견디는 방법은 일을 하는 방법이 최선이었다
우선 어르신 요양케어 두분 해드리고 농사일 틈틈히 시낭송도 하면서 노후를 보내고 있다
남편 근무하던 학교 돌아가신뒤 7년만에 모곡초등학교를 찾았다
시냇물가에 흐르는 도랑물 소리 새소리 자연의 모습은 그대로인데 남편의 모습만 보이지 않았다
길가에 피어있는 들꽃들 하늘밑 푸른 강물과 가슴을 열고 보트가 물살을 곱게 몰고와 다시금 시간의 저쪽 시절로 돌아간다
그 시절엔 무서운게 없이 젊음을 불태워 아이들 키우며 꿈을 이루어내며
살았던 그 흔적들을 하나도 놓치지 않고 주워담았다
언제부턴가 착한 사람을 만나면 미안할 일이 닥쳐올것 같은 생각에 금방 내치기도 한다 운동도 게을리 하지 않는다
파란 구름 사이로 초록 색 잔디 밭을 걷다보면 욕심과 슬픔 절망이 발길에 묻혀 사라진다
작은 파크 공을 힘껏 치고 그 공을 따라 걸어가 또다시 쳐서 펏팅 시키며 그 짜릿 함에 뭉쳤던 가슴에 체기가 쑤욱 내려간다
파크 공을 치면서 사랑과 정의와 도덕 모든것을 알게 되었다 혼자가 아니다 네명이 한조가 되어 운동하면서 이런저런 살아가는 사람들 모습도 담아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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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이야기
삶속에
국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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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14 0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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