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랫만에 오신 엄마를 모시고 아침에 서둘러 아이들은 근처 교회에 보내고 우리는 양재를 경유하여 과천에 있는 교회를 향하였다.
절기별 정체복병은 출발을 서두러지만 서울대공원과 경마장 경기일정으로 지체되어 소요시간을 가늠키가 어렵다.
2부예배후 친구분들과 담소하시고 3부예배까지 보신후 과천에서 바로 일산으로 가신다며 언니가 준 곶감등 연신 뒷자리에서 부시럭거리며 골고루 나누어줄 곶감을 만지고 계시다. 아침에도 조목조목 봉투5개를 썼는데 감사헌금,구제헌금,선교헌금,십일조,지나간 추수감사절헌금으로 언니와 내가 드린 용돈을 우리 아이들 나누어 주고 다아 헌금 봉투에 넣으셨나 보다.
어제 밤에는 갑자기 왜그리 우리 아이들이 보고싶냐며 눈물을 흘리셨다.
무슨 징조인지, 언제든지 오셔요,엄마오시고 싶을때, 마음가시는대로 사셔야죠. 이제는 빈 메아리임을 알기때문에 눈물만 닦아드리며 달랜다.
에제는 15년만에 만난 친구와 엄마와 나는 노란은행잎이 연신 낙엽되는 딸아이의 교정벤치에 앉아 그동안의 살아온 얘기들을 나누며 가슴찐함으로 우리 세사람은 공감하기도하고 뒹구는 낙엽과 파란 하늘을 지붕삼아
도란도란 얘기 나누며 눈물을 글썽이며 웃기도 하였다.
막내와 약속한 대로 영풍문고에 가서 아이는 책방에 두고 엄마랑 나는 포터를 끌고 엄마 식성에 맞는 질 좋은 단감과 하우스 재배된 귤, 회덮밥,병어 조금, 야채넣고 구워먹으면 고기맛이 좋은등심,양념갈비등을 조금씩 샀는데 시장비는 15만원을 훌쩍넘는다. 내일 가셔야 하는데 이걸 언제 다 맛보이나?
엄마와 2년정도 같이 살때에 거의 모든 행동을 엄마와 같이 하였더니 아들네 가서는 많이 외로우신가 보다. 시간도 자유롭지 못하여 많이 힘들어 하신다. 어찌할거나. 그래도 아들곁에 있어야함이 지당하다고 한사코 고집 하신다. 막내딸인 나를 만만해 하시며 우리 아이들도 곧잘 할머니를 좋아하여 아이 아빠한테 최고의 아내가 되겠다고 맹세 비슷하게 해가며 같이 살려고 무리하여 방4개인 새 아파트도 장만하였는데 내 욕심으로 끝나고 말았다. 작은아이가 둘인 맞벌이 부부인 동생네보다 그래도 우리가 정서적인 안정이 된편인데, 동생도,언니둘도 안된다고 하였다.
막내는 이럴때 아주 안 좋다.
두 언니보다, 하나 아들보다 발언권이 없다.
우리집에 사시면 엄마께서 가장 행복해 하시는 줄 알면서...
또 엄마도 남들 이목때문이라도 아들네 있어야 한다고 스스로 굳게 결심을 하시는 것 같다.
너무 강인한 분이신데 외롭다고 눈물을 흘리시니 무슨일인가, 저러다 돌아가시면 어쩌나, 언니와 통화하며 동생네 겨울 방학때 다시 의논하여 우리집이 안되면 과천에 안주하시도록 하여 교회도 자주 나가고 친구분도 만날수 있도록 다시 생각하자고 하였지만 그러기에는 동생하고의 만만치 않는 불협화음이 있을것같고 또 엄마께서 쉬이 포기하실것이다.
나 하나 참으면 되는데..... 하시며
3부예배 끝나면 모시다 드린데도 한사코 마다고 하신다.엄마는 정말 자유롭고 싶으신 게다. 가을은 아직도 그의 농염함을 한껏 뽐내고 있어 관악산과 대공원쪽의 노랑과빨강,주홍의 그 화려함이 장관이다.핸들은 어느덧 대공원 방향으로 꺾어져 차장을 다 내리고 천천이 심 호흡하며 실눈하여 최대한 시야에 많은 풍경을 담아간다. 현대 미술관으로 우회전하여 이 계절의 정취를 흠뻑 적시고픈 마음의 소리를 제압하며 가지못한길에 아쉬워한다.
조금의 위안을 얻고자 우회전하여 경마장 사이길에서 양재로 나오는 좁은길을 택하여 들어섰다.꽤 천천이 가도 빵빵거리는 방해꾼도 없거니와 가까이서 보이는 산자락의 끌림으로 산쪽으로 핸들꺾음의 충동을 의식하며
아들이 숙제를 얼마큼 했나. 차려놓고 나온 아침은 다 먹었다고 했는데,김치는 안먹고 좋아하는 고기만 먹었겠지? 가서 다 널지 못하고 온 빨래 마져 널고 옷장의 겨울옷 정리하고 딸아이 체육복 사러 지하상가 가야하는데...그리고 이렇듯 어깨가 아프니 오늘은 꼭 찜질방을 가야 한주일을 준비할수 있을것 같은데...
첫댓글 엄마생각하시는 이쁜맘 잘 읽고갑니다. 아들과 딸에 대한 근본적인 개념, 우리세대가 노년층으로 접어들때쯤이면 없어지려는지요? 새로운 한주 기운차게 출발하시길....
그래요. 막내는 엄마와의 시간도 짧더라구요. 다른 형제들은 오랜시간 부모님과 함께하는데 늦게 나온것도 서러운데 함께하는 시간 마져도 짧으니...... 릴리님! 오랫만이네요. 건강하시죠? 즐거운하루 보내세요.
lyly님 덕분에 제 어머님을 그려봤습니다..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