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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모르시는 분들은 '엘리펀트 맨'이라는 제목을 보고 동물에 관한 것인가? 아님 무슨 장르지? 라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계실 겁니다.
19세기 말 영국에서 26년이라는 짧은 생애를 살다 간 존 메릭(1862-1890)의 이야기를 다룬 책입니다.
보통은 서적이 먼저 출간되고 후에 책을 원작으로 한 영화나 드라마 등이 나오는 것이 보통인데, 특이하게도 영화가 먼저 나왔고, 그 영화를 바탕으로 하여 책이 지어졌습니다.
인간이란 무엇일까요...
이 책을 보면서 인간이 무엇이길래 어떤 기준과 잣대로 함부로 판단할까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존 메릭은 기형아였습니다.
자신과 다르다고 해서, 괴상하게 생겼다고 해서 남들을 보는 시선이 달리하지 않았는지,
나도 모르게 외모지상주의에 빠져들어 예쁜 것만 찾고 좋은 것만 찾고 있는 것은 아닌지.
많은 반성을 하게 되었습니다.
내가 존 메릭같은 상황이었다면, 어땠을까... 영화는 책에서는 단편적으로 보여줬지만, 그의 외모를 보면 충분히 그의 삶이 얼마나 고통스러웠을까 상상이 갑니다.
책을 읽고 다 아는 내용임에도 불구하고 영화를 보는 내내 가슴이 메어지더군요.
특히 존 메릭이 런던역에서 내려 사람들에게 구경거리가 되었을때 했던 대사.
"난 코끼리가 아니예요."
"난 동물이 아니라구요."
"난 사람이예요."
만약 내가 그 역에 있었다면 나도 그 구경꾼 중에 하나가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드니, 부끄러운 생각과 함께
존 메릭의 입장에서 생각해보니 눈물이 나더군요.
남들과 다르다고 해서 희안하게 바라볼 필요가 없을텐데, 마음을 보지 못하고 겉껍데기만 보는 걸까...
참으로 저에게는 많은 생각을 하게 해 주었던 책이었습니다.
영화는 1980년 제작되었고, 주연은 '안소니 홉킨스'였습니다.
영화 '엘리펀트 맨'을 에 대한 신문기사와 책의 서평도 올려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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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 자의 심장을 울리는 서글픈 인간의 자화상
[영화] 엘리펀트 맨 (The Elephant Man)
엘리펀트 맨은 외면적인 아름다움을 숭상하는 이 시대의 흉측한 자화상을 들춰내며 우리들의 심장을 서서히 조인다. 천박한 우리의 일상 언어들을 기형의 공포로 질식시키다가, 다시 내면적인 휴머니즘으로 형상화시키는 이 영화는 너무 힘겹고 아름다워 눈물조차 흘리지 못하게 만든다.
하지만 절대로 감상적이거나 어렵지 않다. 데이비드린치 감독은 외면적인 것들에게 쉽게 영혼을 파는 현대사회의 사람들에게 제시하고 도달하고자 하는 인간의 본연의 가치와 존재에 대해 너무나도 자연스럽게 얘기한다.
단, 이 영화의 아쉬운 점은 계급의 분리다. 진정으로 포용하고 만들어가야할 큰 주제를 흔드는 스토리의 약점이 군데군데 나타난다. 가진자의 여유과 못가진자의 천함이 내면적인 아름다움과 인격을 대변하여 형상화 되어 있다. 가진자의 마음은 따뜻하고 못 가진자의 마음은 냉혹한 것일까. 정녕 가진자만이 인격적이고 교양을 지니고 있을까?
지식인으로 등장하는 사람들은 오페라와 문학을 즐기며 인간적인 모멸감을 받는 엘리펀트 맨을 동정하지만, 오히려 그들의 시선은 아름다움 보다는 가식적인 포장같다. 마치 또 하나의 쇼를 보는 듯하다.
정말 이 영화의 아름다움은 앨리펀트 맨과 같은 환경에서 상처를 나누는 서커스 단원의 미소일지 모른다. 마음을 울리며 그렇게 눈높이를 맞추게 한다. 그러면, 진정한 사랑이 무엇인지 알 수 있다고.
"I am a Human being."
이 영화의 시나리오가 데이비드 린치에 의해 완성된 것이 아니었다는 점에 다시 한 번 그를 위대한 감독으로 생각하게 만든다. 천박하게 보여질 가진자들의 위선을 이렇게까지 포장해서 만들어 냈으니 말이다. 그가 만약 시나리오를 만들었다면 더 기괴하게 마음을 울려줄 영화가 탄생했을텐데, 정말 아쉽다.
(엘리펀트 맨은 데이비드 린치가 쓴 시나리오가 아님. 그는 전설적인 컬트 파티의 데뷔작 이레이저헤드를 만든 감독으로 기괴한 상상력과 공포가 범람하는 작업을 함. 이 영화는 엘리펀트 맨 감독을 물색 중 이레이저 헤드를 본 헐리우드의 유명한 제작자 멜 브룩스가 감탄하고 감독을 맡긴 것임.)
<다시 시작한다. 내 보물아!> 선천적 다발성 신경섬유종증이라는 희귀병으로 무서운 외형을 갖게된 존 메릭(존 허트)은 기괴한 형상 때문에 엘리펀트 맨으로 불리우며 서커스단 주인의 밥벌이 역할을 한다. 그는 돈의 노예인 서커스단의 주인과 그를 보기위해 몰려드는 수많은 사람들에게 육체적, 정신적으로 학대 받으며 하루하루를 끔찍하게 연명해 간다.
의사인 프레데릭(안소니 홉킨스)은 엘리펀트 맨의 소문을 듣고 의학적 연구의 흥미를 느껴 서커스단을 찾아온다. 하지만 그를 처음 본 순간 지독한 인간애와 연민에 빠지게 되고 그를 서커스단에서 자신이 근무하는 런던의 한 병원으로 데려간다.
존 메릭은 태어나서 처음으로 인간적인 대접을 받는다. 사람들과 얘기도 하고 따뜻한 음식과 아늑한 침대를 갖게 된다. 사람들은 그의 내면속에 아름다운 마음과 예술가적인 감성이 넘침을 알게 되고 그를 사랑하게 된다. 하지만 병원에서도 마찬가지로 흉측한 외모 때문에 사람들에게 늘 조롱 받고 천시 받는다.
서커스단장은 존 메릭을 대륙으로 데려가서 큰 돈을 벌 궁리를 하고 그를 병원에서 납치한다. 다시 그는 엘리펀트 맨으로 무대에 서서 사람들의 구경거리가 된다. 자신의 존재에 대한 회의와 상처로 깊은 슬픔에 빠진 그는 쇼 도중에 쓰러지게 되고 단장은 화를 못이겨 원숭이 철창에 그를 가둔다. 엘리펀트 맨의 슬픔을 잘 아는 기형의 서커스 단원들은 그를 대륙으로 탈출시킨다.
앨리펀트 맨은 무서운 외모를 감추기 위해 망토와 자루를 쓰고 배를 타지만, 사람들에게 발각돼 쫓긴다.
막다른 길에서 멈춘 그는 사람들을 향해 외친다.
"Stop."
"I am not a Elephant."
"I am not a Animal."
"I am a Human being."
아무것도 죽는 것이 없다.
강물이 흐르고 바람이 불고
구름은 흘러가고 심장은 뛴다.
사람들은 자신의 외형적인 모습 때문에 불행하다고 생각하고 더 나은 모습을 위해 난리다. 이는 자신의 내면을 발가벗기는 일이 아닐 수 없다. 자신의 눈으로 세상을 보기 때문이다. 마음이 중요한 것이라고 말이야 누구는 못할까?
이 영화를 통해 우리는 내면의 성숙과 아름다움에 대해 생각해볼 일이다. 아름다움이라는 것이 무엇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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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리펀트맨』은 140여 년 전 영국의 한 소도시에서 태어난 기형인간 조지프 캐리 메릭의 비극적이지만 숭고했던 삶을 되살린 실화소설이다. 데이비드 린치 감독의 동명 영화가 큰 성공을 거두면서 본격적으로 세상에 알려진 이 이야기는 오만과 편견으로 가득한 세상을 향해 진정한 아름다움은 무엇인지, 왜 인간은 존엄한 것인지를 되묻게 한다.
뒤통수에 달린 꽃양배추 모양의 종양, 입안의 속살덩이가 상아처럼 비어져 나와 뒤집어진 윗입술, 투박한 나무뿌리 같은 오른팔……. 비할 데 없이 추하고 일그러진 외모로 스물일곱 해의 짧은 생을 마감한 존 메릭(작중이름)은 다섯 살 때부터 시작된 기형 징후로 부모에게 버림받고 부랑자 수용소를 전전하다, 결국 유랑 서커스단에 팔려가 구경거리로 전락하게 된다. 뭇사람들의 경악과 외면을 당하며 보내야 했던 메릭은, 그를 도와준 런던병원의 외과의사 트리브스를 만나 인생의 결정적인 전환점을 맞게 된다.
비정한 세상은 비록 그에게 등을 돌리고 혐오와 조롱만을 퍼부었지만, 복수와 증오의 마음 대신 자유와 사랑을 꿈꾸는 아이같이 천진한 영혼을 가진 인간이었다. 그는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 예술에 대한 애정으로 자신의 유일한 친구 트리브스 의사를, 영국인들을, 그리고 세상을 감동하게 한 메릭은 자신의 흉측한 몰골을 보고 놀라는 사람들을 위해 상대가 당황하지 않도록 늘 자신의 눈길을 바닥에 고정했던 섬세한 사람이었으며, 유일하게 정상이던 가느다란 왼손으로 세인트필립스 성당 종이모형을 만들며 예술적 상상력을 키운 따뜻한 감성의 소유자였다.
얼짱, 몸짱 등 인간의 내면적 가치보다는 말초적인 외형을 추종하는 외모지상주의 시대에, 극심한 기형의 몸으로도 인간에 대한 애정과 신을 향한 열정, 삶에의 희망에 한 치 흔들림 없이 살다 간 엘리펀트맨의 모습은 오랜 시간이 흐른 오늘날까지도 많은 이의 가슴을 뜨겁게 한다.
가장 추한 육신의 남자,
내면에 깃든 보석 같은 영혼
“기껏해야 157센티미터가 조금 넘는 왜소한 체구에 우악스럽게 돌출한 뼈와 혹 덩어리로 일그러진 몰골, 그리고 흉측한 종양으로 뭉그러진 오른팔……”
트리브스 의사는 회고록에서 엘리펀트맨을 이렇게 묘사했다. 삼천 명 중 한 명꼴로 발생한다는 신경섬유종증은 신경과 피부조직, 심지어는 뼛속까지 종양을 키워, 몸 전체를 끔찍하게 뒤틀리게 하는 병이다. 신경섬유종증에 프로테우스증후군(신체 부위 중 일부가 극도로 커지는 병)까지 앓았던 엘리펀트맨의 상태는 오늘날까지도 그 유례가 없을 정도로 최악에 속했다.
『엘리펀트맨』은 1862년 영국의 작은 도시 레스터에서 태어난 기형인간 조지프 캐리 메릭의 파란만장한 삶과 죽음을 담은 실화소설이다. 메릭은 다섯 살 무렵부터 기형이 진행되기 시작해 부모에게 버림을 받고, 부랑자 수용 시설인 구빈원을 전전했다. 그는 구빈원에서 떠돌이 흥행사에게로, 흥행사에게서 다시 곡예단에게 팔렸고, 마침내 ‘바이츠’라는 사람에게 팔려 온갖 학대를 받으며 유원지의 ‘괴물쇼’에서 희대의 괴물인간으로 만인의 구경거리가 된다. 너무도 흉한 육체를 지닌 그에게 사람들은 욕설과 경멸을 쏟아 부었으며, 당연히 그의 내면마저 천치이거나 정신지체일 거라고 생각하며 짐승 취급 했다.
그러나 엘리펀트맨이 비극적인 삶을 살다 간 지 백 년이 훨씬 지난 2004년, 그의 고향 한 건물 앞에는 “모든 세대, 모든 사람들에게 용기와 존엄성의 참다운 귀감이 된 자”라는 글귀가 새겨진 추모문패가 세워졌고, 현재까지도 그를 추모하는 행렬이 끊이지 않고 있다. 또한 그의 추모 웹사이트가 운영되면서, 세계 각지에서 어린이와 학생, 선생님과 의사 할 것 없이 하루 평균 400여 명이 넘는 네티즌들이 그의 숭고했던 생애를 기리기 위해 방문하고 있다. 영국에서는 그의 얼굴이 새겨진 티셔츠와 머그컵, 시계를 판매하는 등 더 이상 그의 얼굴이 흉물이 아닌, 사람들에게 진정한 내면의 아름다움을 상징하는 마스코트로 사랑받고 있다.
* 조지프 캐리 메릭의 추모 웹사이트: http://www.jsitton.pwp.blueyonder.co.uk/elephantman/elephant_man.htm.
“나는 코끼리가 아니야! 나는 짐승이 아니야!
나는…… 인간이라고…… 나는 인간이야!”
그야말로 천우신조이자 인생의 새 전환점을 마련해준 트리브스 의사도 처음에는 그의 신체적 기형을 연구 대상으로 삼기 위해 그를 자신이 근무하는 런던병원에 들였으나, 그를 연구조사하는 과정에서 점점 그의 내면에 깃든 보석 같은 영혼을 알아보게 되고, 마침내 깊은 감화를 받기에 이른다. 트리브스의 도움으로 서커스단에서 벗어나 병원에 거처를 마련한 메릭은, 트리브스의 아내가 웃는 낯으로 악수를 건네자 그 자리에서 통곡을 할 만큼 사람들로부터 외면 받고 세상으로부터 단절된 채 살아왔다. 그러나 메릭은 삶에 대한 희망과 인간에 대한 애정만큼은 끝까지 버리지 않았다.
오히려 자신을 버린 어머니를 증오하는 대신 어머니의 사진을 가슴에 품으며 그리워했고, 그를 후원한 여배우 켄달 부인과 즉석에서 <로미오와 줄리엣>의 대사를 번갈아가면서 읽을 만큼 예술에 대한 애정이 남달랐으며, 유난히도 고운 왼손으로 종이모형 세인트필립스 성당을 만들며 신에 대한 열망을 키워나갔다. 트리브스는 그의 저서에서 메릭의 영혼을 눈으로 볼 수 있다면 아마도 “시원한 이마에 매끈한 팔다리, 불굴의 용기가 번뜩이는 눈빛의 훤칠한 사나이”가 나타날 것이라고 말할 만큼 아이처럼 순수한 영혼의 소유자였다. 그를 증명이라도 하듯, 최근 디스커버리채널에서는 <코끼리 인간의 저주>라는 프로그램을 통해, 병에 걸리지 않은 메릭의 모습을 컴퓨터그래픽으로 재현해냈는데, 140년 만에 얼굴을 되찾은 메릭은 트리브스의 예상대로 훤칠하고 건장한, 잘생긴 청년의 모습이었다.
앨리펀트맨은 생전에 큰 머리 때문에 단 한 번도 반듯하게 누워 잘 수 없었다. 켄달 부인의 초청으로 처음 극장에서 연극을 보고 돌아온 어느 날, 그는 어머니 사진을 머리맡에 놓고 침대에 올라 태어나서 처음으로 똑바로 누워 잠을 청한다. 그날은 엘리펀트맨이 평생의 소원을 처음 이룬 날이자 생의 마지막 날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