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윤슬
혼자 밥을 먹었다
김치찌개 한 그릇
손때 묻은 숟가락이 반짝인다
창문 너머 저녁 햇살이
식탁보 위로 쏟아진다
아무도 모르는 이 빛을
다정하다고 불렀다
울고 싶은 날엔
주전자에 물을 끓였다
보글보글 끓는 소리가
내 편이 되어주었다
혼자라는 말 대신
온전하다는 말을 익혔다
- <시인부락> 26년 여름호
윤슬 시인의 「오늘」을 읽습니다. 윤슬 시인의 시는 일상어를 평이하게 구사합니다. 그래서 친근하게 읽을 수 있습니다. 이 친근함이 진부하거나 상식적인 메시지에 그치면 시가 읽은이에게 공감을 줄 수 없지요. 시인은 상식을 깨면서 독자에게 다가옵니다.
첫째 연, “혼자 밥을 먹었다/김치찌개 한 그릇/손때 묻은 숟가락이 반짝인다”에서 나오는 ‘혼자’, ‘한 그릇’, ‘숟가락’이 ‘혼자’라는 말과 어우러져 ‘혼자’를 두드러지게 합니다. ‘반짝이는 숟가락’이 눈길을 끌고 있습니다. 이어지는 둘째 연, “창문 너머 저녁 햇살이/식탁보 위로 쏟아진다”에서는 ‘저녁 햇살’이 ‘혼자’와 만납니다. 셋째 연, “보글보글 끓는 소리가/내 편이 되어주었다”에서는 ‘끓는 소리’가 ‘혼자’를 깨우고 있습니다. 그러고 보니 첫째 연, 시각적 이미지 둘째 연, 시각과 촉각적 이미지 셋째 연, 청각적 이미지가 나타나고 있습니다.
시인은 ‘혼자’라는 말 대신 ‘온전’이라는 말을 합니다. 이 부분에서 상식을 깨고 있습니다. 혼자가 ‘고독’과 이어지지 않고 ‘온전함’으로 나타났습니다. 시적 발견이지요. ‘온전함’은 ‘나’를 ‘나’답게 지켜가고 있음을 말합니다. 즉 혼자이기에 ‘나’다움의 정체성을 지켜내고 있다는 것이지요.
결국 인간은 혼자입니다.
첫댓글 혼자 인것 같지만
늘 함께 어울려 가죠?
감사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