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이 나보다 대단해?” … 역사상 처음으로 판정까지 뒤집었던 재벌가 총수

[신 아]

“올림픽이 나보다 대단해?” … 역사상 처음으로 판정까지 뒤집었던 재벌가 총수

권용희 기자 님의 스토리

 • 14시간 • 2분 읽음

오심 번복 불가능하다고 했지만

밀어붙여 메달까지 안겨 준 은인

사진 = 올림픽 판정 뒤집었던 재벌가 총수 (연합뉴스)© 제공: 리포테라

생전 삼성을 이끌며 대한민국 경제 발전에 큰 공을 세웠던 이건희 전 삼성전자 회장은 체육계에도 많은 도움을 주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사실 그는 다양한 체육 종목에서 두각을 드러냈던 만능 스포츠맨으로, 특히 고교 시절 레슬링 선수로 활동하며 전국 대회에 출전하기도 했다.

초등학교 시절을 일본에서 보냈는데 당시 레슬링 선수 역도산을 보고 반했다고. 그는 실제로 도시락 두 개를 들고 매일 강당에서 레슬링 연습을 했다고 한다.

사진 = 이건희 회장 (온라인 커뮤니티)© 제공: 리포테라

얼굴에 난 상처를 본 이병철 회장 때문에 그만두기는 했지만, 이를 계기로 과거 대한레슬링협회 회장으로 부임해 심권호 선수 등을 뒤에서 든든히 지원하며 수많은 승리를 이끌었다.

당시 그는 메달을 따면 국가에서 주는 상금과 같은 금액을 별도로 한 번 더 지급하는 등 16년 동안 300억 원을 지원했으며, 선수들의 편의를 위해서도 자문을 구해가며 노력을 아끼지 않았다.

이에 올림픽, 세계선수권, 아시안게임에서 총 40개의 금메달을 얻어내며 대한민국 레슬링의 전성기를 이루었다.

사진 = 삼성 라이온즈 창단식에 참가한 이건희 회장 (연합뉴스)© 제공: 리포테라

이후 이건희 회장은 야구, 축구, 농구, 배구, 탁구, 레슬링, 배드민턴, 육상, 태권도 등 인기 종목과 비인기 종목을 가리지 않고 다양한 분야의 스포츠 팀을 창단하고 운영하며 선수들을 키워냈다.

그 공로를 인정받아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으로 선정되기도 했는데, 평창올림픽 유치를 위해 1년 6개월 동안 11번의 비행과 170일 동안의 해외 출장을 하며 100명이 넘는 IOC 위원들을 모두 만나 그들을 설득했다.

우리나라가 올림픽을 유치할 수 있었던 것은 이건희 회장의 몫이 아주 컸으며, 평창올림픽이 결정된 것을 본 그는 뜨거운 감동의 눈물을 흘렸다고 한다.

박태환의 메달은 이건희 덕분?

사진 = 올림픽을 관람하는 이건희 회장 일가 (온라인 커뮤니티)© 제공: 리포테라

특히 이 회장의 체육 사랑이 드러나는 일화가 있는데, 2012년 런던 올림픽에서 수영 400m 예선전의 일이었다.

이 경기에는 수영 선수 박태환이 참가했는데, 그가 정상적으로 경기를 마친 후 물 밖으로 나왔는데 평소와 달리 야유 소리가 아주 크게 들렸다고.

알고 보니 출발 전 어깨를 미세하게 움직였다며 심판 재량으로 그가 실격 처리됐던 것이었는데, 이해하기 어려워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전 세계의 사람들이 모두 심판에게 야유를 날렸던 것이다.

사진 = IOC 위원으로 활동하던 이건희 회장 (온라인 커뮤니티)© 제공: 리포테라

박태환의 코치가 비디오 판독을 요구했으나 번복은 없다는 대답을 듣게 되었고, 이에 경기를 관람하고 있던 이건희 회장이 먼저 나서서 문제를 해결했다.

그는 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던 국제올림픽위원회와 런던올림픽조직위원회 등에 항의했고 결국 판정이 번복되어 박태환은 당당히 은메달을 목에 걸 수 있었다고.

이는 25년의 올림픽 수영 사상 처음으로 있었던 부정 출발 번복이었으며, 특히 이때 이건희 회장은 오심으로 실격된 박태환 선수가 아닌 다른 선수에게 메달을 걸어 주고 싶지 않다며 시상식 참가를 취소하기도 했다.

사진 = 이건희 회장과 박태환 선수 (온라인 커뮤니티)© 제공: 리포테라

그는 2017년 IOC 위원을 그만두었지만, IOC에서는 여전히 그가 체육계에 기여한 공을 인정하며 IOC 명예위원으로 추대하고 있다.

이에 대해 누리꾼들은 “돈과 권력은 이렇게 쓰는 거지”, “진정한 노블레스 오블리주”, “이건희 회장님 너무 멋지다” 등 다양한 반응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