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의 오아시스 - 수성못(상)
점점 건물로만 채워지며 콘크리트 밀림화로 가속화 되어져 가는 도시에서 풍요로운 물과 용지산 자락을 배경으로 자리하고 있는 수성못과 그 주변은 대구의 숨통이자 정신적 신선한 허파의 역할을 하고 있다.
도시가 팽창하기 전에는 동촌, 화원유원지와 함께 도심을 벗어난 변두리 버스종점에 위치했던 한적한 유원지로서 중년층들에게는 추억의 장소였고 겨울에는 스케이트장, 여름이면 능수버들 아래 뱃놀이 장소였다.
東으로 지산 범물 대규모 아파트 지역과 北으로는 들안길 못둑길로 불리는 먹거리 동네가 조성되며 두산 오거리를 중심으로 교통 요충지가 되었고 주변에 생겨난 다양한 상업시설로 둘러싸인 가운데 수성못은 자연스럽게 도시중심공원 기능으로 변화하였다.
못뚝길은 아침 저녁 달리기 코스의 체육공원이 되고 한낮의 나무 그늘은 할아버지들이 하루해를 보내는 경노공원이 된다. 하수 처리장 시설이 만들어지며 인공지면 위에 새로 조성된 체육공원에는 휴일이면 현란한 유니폼의 인라인스케이트 동호인들이 모여들기도 하고 십대들의 힙합 경연장이 되기도 한다.
주변의 변화 속에서도 어뮤즈 파크(Amuse park)로 조성된 서측편의 놀이시설지구는 아직도 옛 정취를 유지하고 있다.
러시아산 비행기 레스토랑의 유원지 특유의 풍경이 있고 어린이들과 젊은 세대들이 도시속에서 잠깐 환상의 분위기와 카타르시스를 즐길 수 있는 놀이장소이다.
그 주변 개발되지 않아 한산해 보이는 공지(空地)는 가끔씩 대형이벤트를 수용하는 댜목적 공간<Muity-space)이다. 겨울철 유로 스케이트장, 동춘 스커스장, 중국 등축제 등 값비싼 도시공간과 현대적 시설이 수용 할 수 없는 가변적 이벤트기능이 가능한 장소 이기도다.
철저히 상업건물로만 채워지기보다 적당하게 비워져 있어 도시속의 오아시스가 필요하지만 언제까지 상업적이지 않는 공백으로 남아있을 수 있을지.....
해질 무렵 호반의 벤치에 앉아보자. 석양으로 물드는 앞산의 장쾌한 Sky-line, 시시각각 변화되는 불빛도시가 수면에 현란할 즈음이면 피어나는 막창골목의 구수한 내음, 색소폰 음악과 생맥주, 다양한 수성못 주변의 맛의 정취와 풍경은 다른 도시에는 없는 대구의 도시 아이덴티티(Urban-Identity) 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