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클 제587차 제5기 신곡 지옥편 제5곡(43) 2015-11-28)
지옥편 제5곡(Inferno Canto 5) 프란체스카와 파올로
강사: 홍응표 선생
●<5곡의 개요>
1)사음(邪淫)지옥, 판관 미노스(1-15행)
2)미노스 단테의 길을 막음,버질이 책망함(16-24행)
3)제2환의입구 묘사,정욕의 죄인들(25-39행)
4)공중에 떠다니는 무리들은 누구입니까?(40-51행)
5)버질이 옛날의 귀부인과 기사들의 이름을 열거하다(52-69행)
6)프란체스카와 파올로, 한쌍의 연인들(70-87행)
7)단테 프란체스카의 말을 듣다(88-108행)
8)단테의 반응에 대한 버질의 질문,프란체스카에게 묻다(109-120행)
9)프란체스카의 두번 째의 말(121-138행)
10)슬픈 결말과 단테의 졸도(139-142행)
1.줄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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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Souls of Paola and Francesca
지옥3곡은 전지옥(前地獄:Ante-Inferno),혹은 환외(環外)의 옥으로 불린다. 4곡은 림보(Limbo),즉 지옥의 변두리이다. 5곡 이하 8곡까지는 상부(上部)지옥으로 본지옥이다. 이곳들은 애욕(愛慾)의 무리(5곡), 탐식(貪食)의 무리(6곡), 인색(吝嗇),낭비(浪費)의 무리(7곡) 그리고 분노자(忿怒者,8곡)등 여기는 무절제(無節制)의 혼들이 있는 곳이다. 림보는 지옥 같지 않은 지옥이다. 버질은 림보에서 단테를 제2옥(무절제의 첫 번째 옥)으로 데리고 내려간다. 입구에 끔찍한 모습의 심판관 미노스가 앉아있다. 미노스는 죄질에 따라 이에 상응하는 지옥으로 보낸다. 미노스는 두 시인의 통과를 거부하나 버질은 이를 물리치고 2환의 어두운 공간을 지나간다. 거기에는 애욕의 혼들의 울부짖는 소리가 들린다. 혼들은 거센 광풍에 휘말려 떠돌아다닌다. 버질은 세미라미스, 디도, 헬렌, 클레오파트라, 아킬레우스, 파리스, 트리스탄을 보라고 한다. 단테는 그 다음 프란체스카와 그녀의 연인 파올로에게 말을 건넨다. 두 연인이 나타나는 모습은 아마도 지옥편에서 가장 유명한 에피소드가 될 것이다. 단테는 프란체스카의 슬픈 사연을 다 들은 후 애처로움에 못이겨 땅에 쓰러진다. 5곡의 열쇠 말은 아모레(amore)와 피에타(pieta)이다. 아모레(사랑)는 5곡에서 11회 나오고(61,66,69,78,100,103,106,119,125,128,134행), 이에 비하여 피에타(pity,불쌍히 여김 )는 4회(72,93,117,140)나온다.
2.본문 강의
①넓은 길에 속지말라(1-24행)
지옥의 환(環)마다 마귀가 있다. 5곡의 마귀는 미노스이다. 미노스는 그리스신화에 나오는 크레타 섬의 신화적인 왕의 이름이다. 그의 지혜와 정의가 하도 유명해서 사후에 망령들의 판관이 되었다고 한다. 단테는 미노스라는 괴물로 자기의 목적에 맞는 케릭터를 만들었다. 염라대왕(閻羅大王) 비슷한 이미지의 형상이 미노스이다. 2환은 더 좁혀졌는데 괴로움은 더욱 큰 곳(less space, much pain)이다(2행). 카론이 3곡에서 망령들을 아케론강 위로 실어 날랐다. 그 다음 망령들이 지옥에서 배치 받는 묘사가 퍽 인상적이다. '행한 대로의 심판의 원리가 적용되는 것(롬2:6)을 본다. 미노스는 하나님의 심판의 일꾼이라 생각할 수 있다. 구치소에서 미결수들이 판결을 기다리는 모습을 연상시킨다. ‘들목이 넓다하여 속아서는 아니된다’(20행)(Do not be mislead by that wide and easy passage:Ciardi역) 미노스는 단테에게 ‘좁은 문으로 들어가라 멸망으로 인도하는 문은 크고 그 길이 넓어 그리로 들어가는 자가 많고 생명으로 인도하는 문은 좁고 길이 협착하여 찾는 이가 적음이라(마태7:13-14)는 말씀으로 경고했다. 유혹받기 쉽고 범하기 쉬운 것이 사음(邪淫)이다. 들어가기 쉽고 빠져나오기 어려운 것이 음란죄(淫亂罪)이다. 미노스는 이 말로 버질의 역량을 의심케 하려는 의도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버질은 단테의 지옥행이 망령들과 전혀 다른 성질의 것임을 말해 주었다(지3:94-95,지5:21-24행).
②광풍에 휩쓸리는 망령들(25-51행)
사랑의 탈선자들, 비련에 죽은 혼들을 광풍에 밀려 암공(暗空)에 떠가는 황새 떼에 비유한다(40행). ‘이성을 정욕 앞에 굽혀버린 육욕의 죄인들의 형벌받는 풍경을 한 폭의 그림을 보듯 묘사하고 있다. 단테는 그릇된 애욕을 ’맞 바람(29행), 풍랑(29행), 태풍(31행), 저 바람(42행), 저 폭풍(48행), 저 검은 대기(51행)‘에 비유하고 있다. 남녀의 탈선행위를 ’바람났다‘고 말한다. 일본사람들은 연애를 암(闇)이라 표현한다. 그릇된 사랑은 어둠으로 몰고 가기 때문이다. 심하면 패가망신(敗家亡身)으로 가버린다. 최근 TV드라마를 보노라면 탈선적 애정을 부추기는 느낌까지 받게 된다. 사랑아닌 사랑을 찬양하는 것 같다. 바울은 ’이것 때문에 하나님께서는 그들을 부끄러운 정욕대로 살게 버려두셨다. 그래서 여자들까지도 정상적인 성생활을 버리고 변태적인 것을 즐기며(롬1:26-27)‘라고 했다. 욕정(欲情)의 죄를 단테는 가볍게 다루는 듯 했으나 바울은 성(性)의 타락(墮落)을 탐욕(貪慾)의 죄보다 더 근원적인 죄(罪)로 보았다. 성의 타락보다 더 근원적인 죄는 하나님을 버리고 피조물을 조물주보다 더 경배하고 섬기는 것이라 했다(롬1:25). 간음죄는 가장깊은 인간관계를 파괴하는 죄이다. 에덴동산에서 아담과 이브의 관계를 깨어버린 죄를 어찌 가벼이 볼 수 있을까?
③호색의 망령들(52-72행)
버질은 단테에게 ‘휩쓸려오는 무리 중의 몇 명을 손가락질하며 그 이름을 대준다(54,67-69행)’먼저 전설적인 여러 황후들의 이름을 들려준다. 황후 세미라미스(BC1356-1314)는 아시리아의 황후였으나, 페르시아, 아프리카를 정복한 여걸이자 음탕녀로 권력으로 자신의 음행을 합법화한 법률을 제정했다고 한다. 다른 하나는 아이네이아스를 사랑하다 자살을 한 카르타고의 여왕 디도이다(61행). 세미라미스 보다는 한결 나은 ‘바람’이라 할 수 있다. 셋째는 미모를 정권 유지에 이용한 클레오파트라이다(63행). 이집트의 왕녀로서 부왕의 사후 오라비의 부인이 되었다가 카이자르와 안토니우스의 정부(情夫)가 되기도 하고 옥타비아누스를 유혹하다 실패하자 자살로 생을 마쳤다. 네 번째 음녀는 트로이 전쟁의 화근이 된 헬레네이다(64행). 10년간 그리스와 트로이전쟁의 희생자와 전비로 날아간 자금과 물자는 상상을 초월했다. 그다음 거명되는 자는 트로이 전쟁의 그리스 명장이었던 아킬레우스이다. 적장의 딸인 폴릭세네를 사랑하다가 파리스의 독화살에 발뒤꿈치가 꽂혀 죽었다. 아킬레우스는 갖난 아기 때 그의 어머니 테티스가 저승의 강 스틱스에 담가서 누구도 그의 몸에 상처를 낼 수 없었는데, 어머니가 손에 쥐었던 자리인 발뒤꿈치는 물에 젖지 않아 불사의 힘을 얻지 못했다. 인간마다 지닌 최대의 약점을 ‘아킬레스 건’이라한다. 이 유명한 어휘의 유래가 된 장본인이다. 연애의 열애로 애욕의 노예가 된 자들의 비참한 형벌의 현장을 보았다.
④프란체스카와 파올로(73-138행)
망자들이 미노스 앞에서 받은 형량은 욕정의 바람 앞에서 이성을 잃고 비극을 맞이했기에 지옥에서는 암공(暗空)의어두운 바람에 떠다니는 모습이 되었다. 버질은 몇 명의 바람둥이의 예를 들고 나서, 단테에게 5곡의 주제인 프란체스카와 파올로의 슬픈 사연을 듣게 한다. 1275년 리미니의 군주 말라테스타는 그의 장자 장치오토를 라벤나의 군주 구이도 폴렌타의 딸 프란체스카와 결혼을 시킨다. 이는 정략결혼으로 장치오토가 추남(醜男)에다 절름발이어서 동생 파올로를 결혼식장에 대신 보낸다. 다음날 아침에 일어나보니 옆에 장치오토가 진짜 신랑이었음을 알게 된다. 이는 사기결혼이었던 것이다. 그러나 프란체스카와 파올로 이들의 마음속에는 서로를 보는 순간 큐비트의 화살이 꽂혔던 것이다. 시동생이자 연인이 된 두 사람은 정략결혼의 희생자였지만 어찌할 수 없는 애욕 때문에 피의 죽음을 당하게 된다. 100-108행에서 프란체스카는 ‘아모르(Amor 사랑)’를 4번이나 되풀이 한다. 103-104 "사랑을 받지않고서는 사랑을 허락하지 않는 사랑(Amore)이 나를 이토록 큰 기쁨으로 사로 잡았다(love which permit no loved one not to love seized me with such a strong delight in him-Esolen). 프란체스카는 자신의 비련의 책임을 파올로에게 전가한다. 106행의 카인(창4:8)은 프란체스카의 남편인 잔초토이다. 그는 제9환 배신자의 지옥에 떨어진다고 말한다.단테가 이 말을 듣고 오래 서 있으니 버질이 "무얼 생각하고 있느냐(111행)"?고 묻는다. 버질의 물음은 단테가 프란체스카의 애처러운 말에 말려들까 제동을 거는 말이리라. 단테는 프란체스카에게 고해를 받는신부 처럼 사랑이 이루어 질 때의 상황을 묻는다(118행). 프란체스카는 ‘비참 속에서 행복스런 때를 회상하는 것처럼 더한 아픔이 없나니(121행)’라는 유명한 구절로 답한다(121행). 아서왕 전설에 나오는 원탁기사중의 한명인 <렌슬롯>이 왕비<귀네비어>를 사랑케 된 이야기를 둘이서 읽다가 더 이상 책을 읽어나가지 못했다는(138행)이야기를 듣는다 . 사랑이 아무리 달콤하고 짜릿해도 이성의 통제를 벗어나게 되면 비극으로 끝난다는 것이 단테가 의도인 것 같다. 에로스로 시작하여 아가페로 승화시킨 단테의 아모레를 상기할 필요가 있다. 아모레와 피에타가 제5곡의 키워드이다. 성 어스틴은 젊은날 바울의로마서 13:13-14을 읽고 육신의 정욕에서 하나님 사랑으로 회심했으나, 제5곡의 두 주인공 프란체스카와 파울로는 랜슬롯의 책을 읽다가 정욕에 빠져서 망하게 되었다.
(2005. 10. 7. 홍응표 씀) 2015.11.25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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