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가 본 최고의 드라마 "내사랑 누굴까?"
살다 보면 괜히 기분이 다운되는 경우가 있다.
그런 경우 각자 그 괴로움에서 탈출하는 노하우가 있는데...
난 개인적으로 우울하거나 울적할 때 2002년에 방영 했던
KBS 드라마 "내사랑 누굴까?"를 본다.
기분이 영 아니다가도 "내사랑 누굴까?"에서 나오는 에피소드
들을 보면 입가에 천천히 웃음이 번진다. 오래 된 드라마지만
전혀 세월의 변함이 불편으로 다가오지 않는다.
노작가 김수현의 관록에서 기인한 것일까?
"내사랑 누굴까?"는 "미안하다 사랑한다"에서 보이는 처절한
사랑도 "내 이름은 삼순이"에서 보이는 시대를 자극하는 캐릭터도
"파리의 연인"처럼 신데렐라 스토리도 없다.
그저 평범한 우리네 사는 이야기일 뿐이다.
그런데도 더 웃기고 더 눈물나고 더 포근해 진다.
왜 일까?
바로 진솔한 우리 삶 자체를 소박하게 그린 것 때문이다.
삶 자체는 특이한 것이 아니다.
그 특이하지 않은 삶 한가운데 가장 중요한 가족이 있다.
가족끼리 겪는 충돌, 아픔, 기쁨, 슬픔 등을 가지고 이렇듯
훌륭한 드라마를 만든다는 것은 특이하지 않은 우리 삶이지만
긴 여정 속에 그만큼 많은 겪을 거리가 있다는 이야기다.
요즘 왜 이리 많은 사람들이 스스로 목숨을 끊는 걸까?
여러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너무 인생을 영화처럼 해석하는
건 아닐까?
격정적인 사랑도 없고 누구처럼 벼락 부자도 되지 않는 인생은
허무한건가?
"내사랑 누굴까?"에서는 그 답을 가족이라 이야기 하고 있다.
열심히 성실히 가족끼리 서로 아끼고 사랑하고 속이지 않는
한 가정을 투명한 거울 앞에 세워 놓으니 훌륭한 드라마가 되었다.
이 드라마에선 그렇게 큰 욕심 가진 사람이 없다. 그러니 갈등도
사소한 것 밖엔 없다.
그저 서로 사랑하고 순간 순간을 소중히 여기며 자신에게 다가온
인생에 충실할 뿐이다. 그런데 그 모습이 이쁘고 아름답다.
어려운 둘째 며느리를 위해 눈물 흘릴 줄 아는 맏동서...
사돈이 중병에 걸리자 남몰래 보약을 지어 보내는 할아버지...
티격태격 항상 싸우지만 누구보다도 서로 사랑하며 노년을 소중히
보내는 할머니와 고모...
아내를 먼저 보내고 그 아내만 생각하며 아이들을 반듯이 키워
온 아버지..
그런 반듯함이 이 드라마의 근간을 이룬다.
그러면서도 열심히 노력해서 가난하게 살지는 말라고 은근히
상황과 설정을 통해 역설하기도 한다.
행복한가?
물음이 이상하다...
요즘 시대의 기준으로 행복한 사람이 있을까?
너무 많은 자극들이 미사일처럼 날아 다니다 가슴에
박히기 때문에 여간 눈에 띄는 자극으론 꿈쩍도 않는다.
이렇게 자극에 무뎌지다간 아무리 큰 행복이 와도 그 행복
을 맛볼 수 없다.
그렇게 치열하게 삶을 살아 본 김수현 작가는 조용히 이렇게 말한다.
"내사랑 누굴까? 내 행복은 무얼까?"
그 해답은 각자의 것이지만 각자의 해답에 따라 행복은 멀리도
가까이도 있을 것 같다...
첫댓글 펜데믹 상황에 우울해지기 쉬운 때
"내사랑 누굴까?"
진부할 수도 있지만
새로운 질문 , 눈동자를 조금은 크게 하고
생각해 볼 일이다,
감사합니다.
수고 했습니다.
ㅎㅎㅎ
여기서 붉은 망또님과 취향의 다름이 드러나는군요.
워낙 드라마라는 장르를 잘 안보기도 하려니와
제 취향이 "모래시계"류 나 "선덕여왕" 같은 대작류 쪽이어서...
얼마전에 끝난 "빈센조"도 아이들이 아빠 취향이라고 보라고 해서 봤다가 중간을 넘기지 못하고 관뒀다는...
ㅋㅋㅋ
이젠 긴 드라마를 못보나 봅니다.
그러나 취향은 서로 다른게 좋죠.
그래야 이야기 꺼리가 많으니.
망또님 덕에 그런 드라마가 있었다는 것도 알게 되어네요.
이런 얘기 계속 써주세요.
저도 함 써볼까나?
ㅎㅎㅎ
설강님, 꼭 써 주십시오.
모두 같이 썼음 좋겠습니다.
드라마 영화는 우리 모두 보고 있지
않습니까?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