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인생의 책 - 피로사회 | 한병철(문석진 서울 서대문구청장)
‘긍정성’은 꼭 긍정적인가 피내 인생의 책 - 피로사회 | 한병철(문석진 서울 서대문구청장)
‘긍정성’은 꼭 긍정적인가 피로사회 | 한병철
신입사원들이 자발적으로 모여 책을 읽고 토론하는 포럼에 참석한 적이 있다. 기대도 됐지만, 선정된 책이 <피로사회>라는 말에 내심 걱정을 하면서 이 책을 읽었던 기억이 있다.
현대사회는 워커홀릭(일중독)이 아니면 살아남기 힘든 사회라고들 한다. 이런 사회에서 우리는 ‘나는 할 수 있다’는 주문을 외우며 긍정적인 마인드를 가지려고 노력하며 살고 있다. ‘긍정성’이 삶을 좋은 방향으로 이끌어준다는 절대적인 믿음에 대해 우리는 이의를 달거나 고민하지 않았다. 하지만 이 책은 긍정성의 과잉 활동과 과잉 자극이 현대 성과사회의 병폐(우울증, 낙오자)를 일으키고 있다고 역설하고 있다. 결국 과잉 긍정사회가 피로사회가 되고 말았다고 한다.
왜 피로사회가 되었을까? 현대인들은 끊임없는 과잉상태에 빠져 있다. 넘쳐나는 정보의 홍수에 허우적대고, 성과를 내야 하는 사회시스템에 압박당한다. 성과를 내야 한다는 암묵적 룰이 가득한 삶 속에서 여유 없이 살고 있다. 더 큰 문제는 이러한 상황이 누구의 강요에 의해서가 아니라 스스로의 판단과 선택에 의해 이루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즉 자신이 가해자인 동시에 피해자인 셈이다. 자신의 목표, 쾌락, 행복을 추구하기 위해 의도적, 자발적으로 자신을 몰아세우고 압박하는 형국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살아가야 할까? 합리적이고 효율적인 삶을 위해 워커홀릭이 되어야 하는 우리들에게 저자는 사색, 무위, 깊은 심심함, 관조, 소통 등 몇 가지 처방을 제시한다. 이제 필자도 이 글을 쓰고 나면 피로사회로 돌아가야 한다. 다시 피로사회의 피해자인 동시에 가해자가 되지 않기 위해 피로함을 부정하지 않으면서 사색의 시간을 가져보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