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동적인 발효과정을 통해 실제로 발효통에서 벌어지는 현상을 알면 더욱 흥미로울 것이다. 당분이 완전발효를 끝내면 무게로 보았을때 대략 반은 알콜로 변하고 반은 이산화탄소로 변환된다. 그러니까 5갤론을 담글때 대략 5파운드는 이산화탄소로 날아가 버린다. 그런데 이렇게 이스트가 제대로 발효를 다해서 달고 걸죽한 머스트를 드라이한 와인으로 완전히 전환시키기위해서는 적정한 이스트의 선택, 적정한 온도, 필요한 영양소의 공급 그리고 다른 경쟁 박테리아의 방해제거가 꼭 필요하다.
와인메이킹에 있어 이스트는 크게 3가지로 구분된다. 포도에 묻어있는 이스트, 공기중의 이스트, 배양이스트가 그것이다. 포도에 자연적으로 묻어있는 이스트는 알콜도수에 약해서 완전발효에 실패할 확률이 매우 높다(보통 5도정도에서 멈춤). 그리고 공기중의 이스트는 예측이 어렵고 특히 오래된 와이너리가 아니면 와인메이킹에 적합한 이스트보다는 원치 않는 이스트의 활동이 더 활발할 수있다. 그래서 특히 새로운 와이너리에서는 상업적으로 배양된 이스트를 거의 사용한다. 하물며 홈와인메이킹을 하는 경우 공기중에 있거나 과일자체에 묻어있는 이스트를 믿고 설탕만 넣고 발효를 시킨다면 거의 완전발효는 불가능하고 달달한 과일주를 마실수 밖에 없는 것이다.
이스트가 원할하게 신진대사를 하기위해서는 물론 주식인 당분이 충분히 있어야 하지만 추가적으로 필요한 영양소가 있다. 이스트가 개체증식을 하고 발효를 진행하면서 질소를 비롯한 필수 영양소가 필요한데, 만약 부족하면 발효를 멈추거나 불쾌한 냄새를 유발할 수 있다. 특히 포도이외의 다른 과일은 추가적인 영양소의 투입이 더 중요하므로 투입양과 투입시기에 대해서는 레시피를 잘 따를 필요가 있다. 필요한 이스트영양소의 양은 사용하는 이스트의 종류에 따라서도 다르다.
와이너리에서 포도를 언제 수확하느냐를 정하는 것도 매우 중요하고 어려운 선택이지만 수확후에 1차 발효통에 넣기까지 포도의 보관상태 또한 매우 중요하다. 공기중에 혹은 포도자체에 수많은 박테리아들이 언제 어떻게 포도열매들을 점령하여 원치 않게 발효시키거나 부패시킬지 모르기 때문이다. 일단 다른 박테리아가 포도열매나 머스트를 점령하면 뒤 뒤늦게 투입된 이스트는 정상적을 활동하지 못하고 밀리게 된다. 그래서 과일주 레시피에는 거의 예외없이 캠프덴을 미리 투입하여 잡균들의 활동을 막은 상태에서 하루정도 지낸 후 비교적 이산화황에 강한 배양이스트를 투입한다.
이스트를 투입할 때도 직접 머스트위에 뿌릴 수도 있고 40도씨되는 물에 먼저 배양했다가 넣을 수도 있는데 미리 배양했다가 넣을 경우는 온도를 머스트온도에 맞게 식힌후 넣어야한다는 것을 잊으면 않되겠다. 직접 머스트위에 뿌려진 이스트는 머스트위에 떠 있으면서 이스트 껍질이 물기를 머금고 부드럽게 되면서 개체증식 및 본래의 신진대사를 준비한다. 본래의 신진대사작용을 시작하기 전에 이스트는 굉장히 빠른 속도로 개체증식을 한다. 이스트 살포 후 하루정도는 개체수를 늘리는데 전념하기 때문에 겉에서 봐서는 별다른 변화를 느낄수 없다. 보통 처음2~3일동안 투입된 이스트의 100 ~ 200배 정도로 개체수가 증가한다고 한다.개체수의 중가와 더불어 이스트는 부드러워진 껍질을 통해서 당분과 기타 영양소를 흡입하고 알콜과 이산화탄소를 배출하면서 열도 함께 발산한다.
이시기에 매우 중요한 역활을 하는 것이 공교롭게도 산소이다. 이스트가 세포를 유지하고 개체수를 늘리는데 필요한 지방산과 스테롤을 생성하는데 산소가 없으면 않된다. 와인만들기에 있어서 산소는 친구이자 적인 것이다. 특히 1차 발효시에 산소를 차단하면 건강한 이스트의 활동을 방해하여 발효가 멈추거나 불쾌한 유황냄새가 나는 와인을 만들 수 있다. 처음 이스트가 투입되었을땐 머스트에 산소가 충분히 있지만 개체수를 늘리고 발효를 시작하면서 산소를 다 소진한다. 더욱이 발효의 부산물로 생긴 이산화탄소가 머스트위를 덮고 있으면 산소의 공급이 차단되기 쉽다. 그래서 처음2~3일간은 머스트에 필요한 만큼의 산소가 공급되도록 힘차게 저어 주도록 권장하고 있다. 그러니 1차 발효때부터 카우보이와 에어락을 쓰는 방법은 거품이 넘치는 위험뿐만 아니라 건강하지 않은 발효를 유발하기때문에 결코 좋은 선택이 아니다. 하지만 알콜도수가 10도 정도로 넘어 카우보이로 래킹해야 할 시기가 오면 더이상 이스트는 산소를 포함한 영양소의 흡수를 거의 하지 않으므로 이때부터는 최대한 산소를 차단하여 산화를 방지하는 것이 좋겠다.
마지막으로 발효에 있어서 온도조절은 이스트의 사활과 와인의 맛과 향을 좌우하는 매우 중요한 포인트이다. 요즘 시판되는 이스트들은 낮은 온도에서도 발효를 활발히 일으킬만큼 건강하기때문에 밴쿠버에서는 겨울에 거실에 특별한 난방없이도 발효가 조금 느리기는 하지만 별 문제없이 와인을 담글 수 있으니 얼마나 다행인가. 일반적으로 화이트와인 보다 레드와인을 조금더 높은 온도에서 발효시는데 이를 통해 화이트와인은 보다 과일향이 살아있고 프레쉬한 맛을 그리고 레드와인은 보다 강하면서 복잡미묘한 맛을 살리게 된다. 그러나 기본적으론 두가지 다 섭시 15도에서 27도 범위면 무난하다고 볼 수 있다. 너무 낮으면 발효가 늦어지거나 멈출수 있고 32도 이상으로 넘어가면 와인향과 맛에 안좋은 결과를 낳을뿐만아니라 이스트가 죽을 수 있다.
특히 머스트의 온도가 중요한 시점은 이스트를 투입하는 시기일 것이다. 나는 항상 이스트를 머스트위에 직접 살포하는 방법을 쓰는데 아직까지 한번도 발효때문에 문제된 적이 없었다. 일단 정상적으로 이스트가 발효를 홥발하게 시작하면, 이미 충분한 이스트 개체수가 확보되었고 알콜이 생성되면서 머스트는 다른 잡균에 의해 부패되는 것을 어느정도 막는 효과가 있기때문에, 초기에 빨리 이스트가 발효를 시작할 수 있도록 최적의 온도와 환경을 조성해줄 필요가 있다. 흔히 포도나 다른 과일을 으깨고 물을 섞는 과정에서 너무 낮은 온도의 머스트에 이스트를 투입할 경우 이스트의 활동이 느려져 다른 잡균이 먼저 머스트를 점령하게될 확률이 높아지게 되면 상당히 불안한 상태에서 며칠을 보내게 될 것이다. 그러나 한편으로 일단 발효가 활발하게 시작되면 발효과정에서 스스로 많은 열을 발산하기때문에 순간적으로 너무 온도가 올라갈 수가 있는데 그럴 경우 이스트가 죽을 수도 있으므로 주의해야한다. 온도관련해서 한가지 더 추가적으로 이야기 하자면 완성된 와인을 보관할 때도 중요하지만 와인이 만들어지는 과정에서도 온도의 변화폭은 매우 중요한 요소이다. 이스트는 온도의 변화폭이 클수록 스트레스를 받기때문에 특히 온도변화가 심한 거실같은 곳에서 발효시킬 경우 최대한 온도변화가 적은 환경에 발효통을 놓아두고 관리를 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