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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유정은 일제 강점기에 활동했던 소설가로, <봄봄>과 <동백꽃> 등을 그의 대표작으로 꼽을 수 있다. 강원도를 대표하는 작가로서, 그의 이름을 딴 역과 마을 등이 조성되어 해마다 적지 않은 사람들이 찾는 장소로 알려져 있다. 김유정의 작품은 교과서에도 수록되어, 아마도 고등학교를 졸업했다면 그의 작품을 한 번도 읽지 않은 사람이 없을 정도라고 하겠다. 이제는 그의 이름을 딴 ‘김유정학회’가 조직되어, 정기적으로 학술대회를 열고 그 결과물을 책으로 출간하고 있다. 이 책은 그러한 결과물 가운데 하나로, 김유정 문학을 재조명하려는 다양한 논의들이 펼쳐지고 있다.
책의 서문에 의하면, 이 책에 수록된 주요 성과들은 2018년 열린 김유정 학회에서의 발표문들이 주축을 이루고 있다고 한다. 모무 3부로 구성된 목차 가운데, ‘김유정 문학 다시 읽기’라는 제목의 1부에서는 김유정 문학을 집중 조명하는 논문 5편에 수록되어 있다. 그동안 김유정의 작품 세계를 농촌을 배경으로 ‘토속적’ 성격을 지니고 있다고 여겨졌는데, 실제로 일제 강점기 하의 ‘도시 한양’을 배경으로 한 작품들이 적지 않다고 한다. 이와 함께 김유정 소설에 나타난 당대의 사회 환경과 인물형 등에 관한 논의들이 구체적인 작품을 거론하면서 제시되고 있다. 전공자가 아니기에 주요 작품들만 알고 있었던 독자들로서는, 김유정 문학이 지닌 다양상과 함께 작품의 특징을 이해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을 것이라 여겨진다.
2부에서는 ‘김유정 문학의 확장’이라는 제목으로 모두 3편의 논문이 수록되어 있다. 김유정 작품 자체의 분석보다는 그의 문학을 통한 2차적 역할을 논하는데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고 하겠다. 우선 김유정과 비슷한 시기에 세상을 떠난 이상과의 관계를 거론하면서, 당대 문인들이 이 두 사람을 어떻게 기억하는지를 신문이나 잡지에 실린 ‘애도문’을 통해 분석하는 논문이 수록되어 있다. 이와 함께 김유정의 작품 <봄봄>이 영화와 드라마로 만들어지면서, 그 각색 양상과 의미 등을 분석하기도 한다. 또한 문학 작품을 심리치료의 자료로 삼는 ‘문학치료학’의 관점에서, 김유정의 작품들이 어떻게 활용될 수 잇는지 가능성을 타진하는 내용도 흥미롭게 다가왔다.
마지막 3부에서는 ‘김유정과 문화콘텐츠’라는 제목으로, 2편의 소설들이 수록되어 있다. 김유정 사후 그를 기억하는 이들을 등장시켜 이끌어가는 작품, 그리고 교사와 고3 학생들이 등장하여 사건을 이끌어가면서 김유정이 잠시 언급되는 작품도 있다. 이처럼 작품과 작가 연구, 김유정 문학의 확산 가능성, 그리고 이를 통한 창작으로의 연결이라는 다양한 시도가 이루어지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특정 문인을 이름을 내건 학회가 만들어지고 그 성과가 언제까지 지속될지는 모르겠으나, 연구자들에 의해 한 작가에 대해 집중적으로 연구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었다는 것은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 있다고 하겠다.(차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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