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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를 만드는 소설 읽기’라는 부제의 이 책은 일선 학교의 교사들이 선정한 문학 작품을 책으로 엮어, 학생들의 ‘평화 교육’에 활용하고자 하는 의도를 지니고 있다. ‘왕따’와 ‘학교 폭력’의 문제가 현실화된 학교 현장에서 오랫동안 고민하던 교사들이 ‘학교 폭력의 능동적인 해결자로서 거듭나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만들어진 것이 바로 ‘따돌림사회연구모임이라고 한다. 모임을 통해 각 학교에서 발생하는 개별 사례들을 공유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최소한의 노력을 기울여 왔다고 한다. 그동안 모임의 성과들을 엮어 책으로 엮어낸 바 있는데, 이 책 역시 그러한 기획 가운데 하나라고 할 수 있다. 전체 3권으로 구성된 시리즈 가운데 첫 번째 책이다.
문학 작품이 인간과 사회의 문제들을 형상화하고 있다는 점에 착안하여, 소설 작품을 통해 학생들 스스로 ‘폭력과 평화’의 의미를 깨닫도록 하는 것에 목표를 두고 있음을 짐작하게 한다. 교사들의 경험으로 학생들이 ‘소설 속 허구 세계를 간접 경험하는 재미에서 끝나지 않고 자신의 삶을 재해석하게 되면서 교훈과 감동을 느끼기 때문’임을 자각했다고 한다. 그리하여 ‘강자가 허위의식 속에 갇혀서 폭력을 되풀이하는 절망적인 모습을 드러내고 이런 절망을 딛고 용기 있게 저항하는 약자의 모습이 담긴 소설’들을 선정하여 교육 자료로 활용하고자 했다고 밝히고 있다. 문학교육의 측면에서 소설에 등장하는 구체적인 상황을 접할 수 있도록 하여, 학생들로 하여금 그러한 상황이 우리 주변에서도 발생할 수 있음을 자각하도록 하는 의도를 드러내고 있다.
이 책에는 오스카 와일드와 안톤 체호프 등 외국 작가의 작품 4편과 현덕과 이태준 등 국내 작가의 작품 10편이 수록되어 있다. 각각의 작품에는 제목과 함께 작품들 통해 드러내고자 하는 주제가 나란히 제시되어 있다. 예컨대 련덕의 <나비를 잡는 아버지>에는 ‘부당한 권력에 대응하는 성숙한 태도’, 최서해의 <홍염>에는 ‘가해자와 피해자의 동반 몰락’이라는 등의 표현이 함께 기록되어 있다. 각 작품마다 ‘이렇게 읽어 보세요’라는 항목으로 작품에 대한 감상과 주제에 대한 설명을 수록하고 있다. 각 작품마다 주제를 부기한다든지 혹은 작품의 독법을 서술하는 등의 장치가 소설의 독법을 일방적으로 지시하고 있다는 점은 한계로 지적할 수 있으나, 단지 문학 작품을 ‘평화 교육’에 활용하고자 하는 의도라는 측면에서 어느 정도 양해될 수 있을 듯하다.(차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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