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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의 미래는 한국의 미래다’라는 부제에 선뜻 공감하기는 어려웠지만, 신학자인 저자로서는 충분히 그런 발언을 할 수 있다고 여겨졌다. 종교를 믿지 않는 나로서는 교회의 운영과 전도가 어떻게 이뤄지는지를 알지 못하고, 다만 특정 교회의 목사들이 주최하는 이른바 ‘시국기도회’에서 성조기와 태극기를 들고 과격한 발언을 일삼는 TV 뉴스의 모습이 떠오른다. 저자 역시 그러한 현상을 한국 교회의 ‘추락하는 현상’의 하나로 지적하고, 그와 함께 다양한 측면에서 왜 한국의 기독교가 신자를 제외한 이들에게 신뢰를 얻지 못하고 있는지를 정확히 진단하고 있다.
저자는 책의 머리말에서 ‘교회, 바뀌지 않으면 추락한다’고 단언하고 있다. 저자가 신학대 교수로 재직하면서 보고 느꼈던 현실의 문제를 진단하고, ‘신학의 힘으로 바로 세워진 교회를 꿈’꾸면서 이 책을 집필했다고 밝히고 있다. 물론 이 책의 내용만이 진리가 아니라 저자 사견임을 전제로 했지만, 기독교인이 아닌 나로서는 매우 설득력 있게 다가왔음을 밝힌다. 저자는 가장 먼저 이미 자연과학의 지식이 성서가 작성되기 시작한 당시와 전혀 다르다는 사실을 인정해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장구한 지구의 역사를 추정하는 것이 가능하고 ‘진화론’이 설득력 있는 이론으로 받아들여지는 상황에서, 무턱대고 ‘창조론’을 주장하며 ‘진화론’을 부정하는 것이 과연 타당한지에 대해서 생각해 볼 필요가 있음을 역설하고 있다.
나아가 ‘성서’의 모든 구절을 글자 그대로 믿는 것이 아니라, 당시의 역사적 상황을 고려해서 비유적인 의미를 찾아 이해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제안한다. 하지만 한국의 기독교는 이른바 ‘근본주의’의 경향으로 인해 성서의 의미를 축자적으로만 해석하는 경향이 있다고 지적한다. 이러한 근본주의적 태도가 ‘지구상의 다양한 삶과 문화를 배척하는 기독교’의 모습으로 나타나고 있음을 진단한다. 그리하여 저자의 관점에서 성서와 기독교의 역사를 짚어가며 당시의 상황에서 해당 내용이 어떻게 등장했는지를 설명하고 있다. 저자는 이러한 내용에 ‘신을 향한 참된 믿음 회복하기’라는 제목으로 서술하고 있다.
그리하여 저자는 ‘신학이 비추는 신앙의 길을 찾아’ 지금부터라도 한국의 교회가 바뀌어야 한다고 역설하고 있다. ‘선교란, 타인을 가슴으로 받아들이는 일’이기에, 기존에 추구했던 양적 성장만을 추구하는 선교에서 벗어나 대상에게 진심으로 다가서는 자세를 갖추는 것이 필요하다고 역설한다. 특히 한국 교회에서 선교지로 선정한 나라들의 종교와 문화의 특징을 제시하면서, 자칫 해당 국가의 특성을 무시한 보여주기 식의 선교는 ‘재앙’을 초래할 수 있다고 말하고 있다. 결국 ‘종교다원주의를 넘어서 종교간 연대로’ 나아가야 하며, ‘변화하는 기독교가 세상을 구원한다’는 신학자로서의 바람으로 마무리를 맺고 있다. 나로서는 그동안 기독교 관련 서적에 흥미를 느끼지 못했지만, 진솔한 현실 진단과 문제점과 대안을 제시한 이 책의 내용에는 공감할 수 있었다.(차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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