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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의실 밖의 강의실 2016년 아홉 번째 강의
『삼국유사三國遺事』‘기이紀異’를 읽기 위한 공부
2016-3-4
“ 당신이 하나님과 가까워졌다는 것을 알게 되는 것은
자기 몸에서 빛이 난다는 것을 느끼거나
기적을 행할 능력이 생겼다는 것을
깨달음으로써가 아니라
야생의 짐승들이 가까이 다가와도 불쾌하게 느껴지지 않고,
그 온몸을 엎고 있는 악취나 분뇨에서도 예사로워질 때,
모든 시체,
모든 부패물,
모든 분비물이
다 아무렇지도 않게 느껴질 때입니다. ”
- 레비스토로스Levi-traus의 『슬픈 열대Tristes tropiques』중에서
※ 이 책은 이렇게 시작됩니다.
"나는 여행과 탐험가를 싫어한다. 그렇지만 이제 나의 여행담을 하려고 한다."
그리고 이렇게 끝납니다.
"세계는 인간 없이 시작되었고 또 인간 없이 끝날 것이다."
1. 삼국사기三國史記와 삼국유사三國遺事
1) 『삼국유사三國遺事』의 구성
내용상으로 대별하면 상․하 양책으로 구분되기도 하는데 역사 사실을 주로 다룬 1, 2권은 상책에 해당하고, 불교사실을 주로 다룬 3, 4, 5권은 하책에 해당한다. 『삼국유사』는 권과는 별도로 왕력(王曆), 기이(紀異), 흥법(興法), 탑상(塔像), 의해(義解), 신주(神呪), 감통(感通), 피은(避隱), 효선(孝善)
등 9편목으로 구성되어 있다.
2) 삼국사기三國史記와 삼국유사三國遺事의 가치와 한계
3) 月明師/ 崔致遠, 李仁老/ 李奎報, 鄭知常/ 一然/ 金富軾
2. ‘紀異’와 “子不語 怪力亂神”
1) 공자는 괴이함과 힘으로 하는 일, 어지러운 일, 귀신에 관한 것을 말씀하지 않았다. 『논어(論語)』‘술이(述而)’ 시는 괴력난신을 말하지 않고, 뜻을 펴는 것이라는 뜻; 윤리 강조
2) 역사와 윤리, 법에 의거하는 문학으로 문학을 한정.
뜻을 내세우다보니 느낌(생의 실감), 꿈(이상, 희망, 신비로움) 들을 표현 하는데 한계.
표의문자인 漢子의 한계이기도 함.
3) 언어는 감성과 지성과 영성(비유와 상징, 역설)을 드러냄.
4) 흑석동, 아리랑, 서라벌>慶州>서울
3. 우리 말 어휘상의 특질
이두, 훈민정음이 없었다면 담을 수 없는 우리 말
1) 다량의 한자어들이 유입되었다. 고유어-한자어-서구외래어
2) 높임말과 높임법이 발달하였다
3) 친족 관계를 나타내는 말이 발달하여 있다
4) 감각어가 많이 발달되어 있다
5) 음성 상징어가 발달하였다
※ 언어의 특징
사회성(不易性), 역사성(可易性), 자의성(恣意性), 창의성, 분절성
어떤 언어를 선택할 것인가는 그 사회의 교육과 문화, 규범들이 바탕이 되어 형성됩니다.
※ 우리말은 감성의 언어 1. 화(憤怒)
1) 얼굴이 (달아오르다/ 붉어지다/ 붉으락푸르락하다/ 새파래지다/ 일그러지다/ 화끈거리다), 얼굴빛 이 변하다. 얼굴을 찌푸리다.
2) 눈이 (뒤집히다/ 충혈 되다), 눈에 핏발이 서다, 눈에서 불이 나다, 눈을 (부라리다/부릅뜨다)
3) 이맛살을 찌푸리다
4) 이가 (갈리다/ 떨리다), 이를 악물다
5) 입을 (내밀다/ 비쭉거리다/ 씰룩거리다)
6) 입술이 일그러지다, (입술/ 혀)를 깨물다
7) 목에 핏대가 (서다/ 오르다)
8) (몸/ 살)이 떨리다
9) 머리에 피가 거꾸로 솟다, 골이 (나다/ 오르다)
10) 가슴이 (답답하다/ 막히다)
11) 속이 (끓다/ 달다/ 답답하다/ 뒤집히다/ 뒤틀리다/ 상하다/ 썩다/ 쓰리다/ 치밀다/ 타다/ 터지 다), 속에 불이 나다
12) 부아가 (끓다/ 나다/ 돋다/ 오르다/ 치밀다), 부아통이 터지다
13) 간이 뒤집히다
14) 비위가 (사납다/상하다)
※ 우리말은 감성의 언어 2. 바람
가는바람: 약하게 솔솔 부는 바람.
가맛바람: 가마를 타고 가면서 쐬는 바람.
가수알바람: 갈바람
가을바람: 가을에 부는 선선하고 서늘한 바람.
간들바람: 부드럽고 가볍게 살랑살랑 부는 바람
갈마바람: 뱃사람들의 말로, ‘서남풍’을 이르는 말
갈바람: 가을바람’의 준말.
갑작바람: ‘돌풍’의 북한어.
강바람: 비는 내리지 아니하고 심하게 부는 바람.
강바람: 강물 위에서나 강가에서 부는 바람
강쇠바람: 첫가을에 부는 동풍
갯바람: 바다에서 육지로 부는 바람
건들마: 남쪽에서 불어오는 초가을의 선들선들한 바람.
건들바람: 초가을에 선들선들 부는 바람
겨울바람: 겨울에 부는 찬 바람
고추바람: 살을 에는 듯 매섭게 부는 차가운 바람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
골바람: 골짜기에서부터 산꼭대기로 부는 바람.
골짜기바람: ‘산골바람’의 북한어.
궁둥잇바람: 엉덩잇바람.
꽃바람: 꽃이 필 무렵에 부는 봄바람
꽃샘바람: 이른 봄, 꽃이 필 무렵에 부는 쌀쌀한 바람
날파람: 빠르게 날아가는 결에 일어나는 바람.내
기바람: 산비탈을 따라 세게 불어 내리는 온도가 높거나 건조한 바람
높새바람: ‘동북풍’을 달리 이르는 말. 주로 봄부터 초여름에 걸쳐 태백산맥을 넘어 영서 지방으로 부 는 고온 건조한 바람으로 농작물에 피해를 준다.
높하늬바람: 뱃사람들의 은어로, ‘서북풍’을 이르는 말.
눈바람: 눈과 함께, 또는 눈 위로 불어오는 차가운 바람
늦바람: 저녁 늦게 부는 바람덴바람: 된바람댑바람: 북쪽에서 불어오는 큰 바람
도래바람: '회오리바람'의 방언(경남)
도리깨바람: 도리깨질을 할 때에 일어나는 바람
도새: '태풍'의 방언(함경).
돌개바람: 회오리바람
된마파람: 뱃사람들의 말로, ‘동남풍’을 이르는 말
된바람: 매섭게 부는 바람
된새바람: 뱃사람들의 말로, ‘동북풍(東北風)’을 이르는 말.
뒷바람: '북풍'의 방언(강원).
들바람: 바다에서 육지로 부는 바람, 들에서 부는 바람.
마칼바람: 뱃사람들의 은어로, ‘서북풍’을 이르는 말.
마파람: 뱃사람들의 은어로, ‘남풍01(南風)’을 이르는 말
맞바람: 양편에서 마주 불어오는 듯 한 바람을 일상적으로 이르는 말
먼지바람: 무엇이 빠르게 지나가면서 먼지를 일으키는 것
명지바람: 보드랍고 화창한 바람
모래바람: 모래와 함께 휘몰아치는 바람
몽고바람: 몽고풍
문바람: 문이나 문틈으로 들어오는 바람
물바람: 강이나 바다 따위의 물 위에서 불어오는 바람.
뭍바람: 육풍바깥바람: 바깥에서 부는 바람이나 바깥 공기.
바닷바람: 해풍
박초바람: 배를 빨리 달리게 하는 바람이라는 뜻으로, 음력 5월에 부는 바람을 이르는
말밤바람: 밤에 부는 바람.
뱃바람: 배를 타고 쏘이는 바람벌바람: 벌판에서 부는 바람
벼락바람: 갑자기 휘몰아치는 바람
봄바람: 봄철에 불어오는 바람
북새바람: 북쪽에서 불어오는 추운 바람.
비바람: 비가 내리면서 부는 바람. 산들바람: 시원하고 가볍게 부는 바람
산바람: 밤에 산꼭대기에서 평지로 부는 바람
살랑바람: 살랑살랑 부는 바람.
살바람: 좁은 틈으로 새어 들어오는 찬 바람, 초봄에 부는 찬 바람
새벽바람: 날이 샐 무렵에 부는 찬 바람
색바람: 이른 가을에 부는 선선한 바람.
샛바람: 뱃사람들의 은어로 '동풍'을 이르는 말
서늘바람: 첫가을에 부는 서늘한 바람.
서릿바람: 서리가 내린 아침에 부는 쌀쌀한 바람.
선들바람: 가볍고 시원하게 부는 바람.
세칼: ‘서북풍’의 방언(평안).
소소리바람: 이른 봄에 살 속으로 스며드는 듯한 차고 매서운 바람
손돌바람: 손석풍.솔바람: 소나무 사이를 스쳐 부는 바람,
소슬바람솔솔바람: 부드럽고 가볍게 계속 부는 바람
아랫바람: 아래쪽에서 불어오는 바람
앞바람: 마파람.
옆바람: 배의 돛에 옆으로 부는 바람
왜바람: 방향이 없이 이리저리 함부로 부는 바람
용숫바람: 회오리바람
용오름: 육지나 바다에서 일어나는 맹렬한 바람의 소용돌이
웃바람: 겨울에, 방 안의 천장이나 벽 사이로 스며들어 오는 찬 기운
짠바람: 바다에서 불어오는 소금기를 품은 바람
찬바람: 냉랭하고 싸늘한 기운이나 느낌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
피죽바람: 피죽도 먹기 어렵게 흉년이 들 바람이라는 뜻으로, 모낼 무렵 오래 계속하여 부는 아침 동풍과 저녁 서북풍을 이르는 말
하늬바람: 서쪽에서 부는 바람. 주로 농촌이나 어촌에서 이르는 말이다
헛바람: 쓸데없이 부는 바람
황소바람: 좁은 틈으로 세게 불어 드는 바람
회오리바람흔들바람
흘레바람: 비를 몰아오는 바람
흙바람: 흙가루를 날리며 부는바람
4. ‘紀異’「처용가」와 삶의 秘義
대머리 강사가 몇몇 잘됐다고 뽑힌 글들을 소개했다. 그중에서 최기석 씨의 글이 단연 두드러졌다. 사람들의 웃음을 가장 많이 이끌어냈기 때문이었다.
……이제 나는 세상의 똥으로 돌아갑니다. 더럽고 냄새 나고 아무짝에도 쓸모없이 버려지는 똥 말입니다. 저 다양하고 갖가지 표정을 짓고 있는 똥을 한번 들여다봅시다. 똥은 거짓말을 못합니다. 짜장면을 욱여넣고 싼 검은 똥, 김밥을 먹고 눈 푸르딩딩한 똥, 땡감을 마구 먹고 싼 된똥, 비곗살을 먹고 나와 기름기가 둥둥 뜨는 똥. 매운 김칫국물에 말아먹고 싼 빨간 똥, 변비에 걸려 토끼처럼 동글동글하게 쏟아지는 구슬 똥, 단물을 하도 먹어서 단내가 물씬물씬 나는 물똥, 라면 먹고 심사가 뒤틀려 배배 꼬여서 나오는 똥, 껍질 벗긴 군고구마처럼 한덩이로 쑤욱 크게 떨어지는 똥, 천둥 치는 소리만 요란한 방귀 똥, 폭탄주 마시고 술내가 풀풀 풍기는 까칠까칠한 똥, 돈만 보며 달리다 똥끝이 타서 새카맣게 그을러 나온 똥, 이게 바로 저입니다. 하지만 밑으로 빠지는 똥이 없이는 위로 들어가는 밥도 없다는 사실을 나는 죽음 앞에서 깨닫습니다. 인간의 구불구불한 창자를 통과해서 이런 똥이 되기 전에 나는 싱싱한 푸성귀였군요. 맑은 샘물이었군요. 토실토실한 살코기였군요. 넓고 푸른 바다의 깊은 곳을 마음껏 헤엄치던 지느러미를 단 생선이었군요. 투명한 공기이자 햇살이었군요. 저 온갖 욕망과 허영과 오기와 아둔함으로 가득찬 나라는 껍데기 인간의 어둡고 탁한 터널을 통과하기 전에는 말입니다. 똥이 다시 부드러운 흙과 투명한 바람과 서로 몸을 섞고 맑은 공기를 따라 푸성귀도 되고 짐승의 살이 되듯 일평생 똥이 가득 머물다 간 집이었던 내 몸뚱어리는 스스로가 똥이 되려 합니다. 거름이 되려 합니다. 끝내 다시 태어나려는 기억도 잊으려 합니다……
“똥이 되어서라도 회사에 끝까지 충성하겠다는 심정이 절절하게 넘치는 것 같지 않아?”
- 김소진의 소설 「내 마음의 세렌게티」 중에서
5. ‘紀異’와 믿고 싶지 않은 현실
1)『삼국사기』‘列傳’ 중 ‘도미(都彌)’
도미 처는 백제 사람인데 그 성계(姓系)는 모른다. 도미는 비록 오두막집의 소민(小民)이나 자못 의리를 알고 그 아내 역시 아름답고 또 절행이 있어 그때 사람들의 칭도하는 바가 되었다. 개루왕이 듣고 도미를 불러 말하되 "무릇 부인의 덕은 비록 정결을 앞세우나 만일 사람이 없는 깊숙한 곳에서 그럴 듯한 말로 꾀면 마음이 움직이지 않는 자가 적을 것이다." 하니 도미는 아뢰어 "사람의 심리란 측량하기 어려우나 신의 아내 같은 자는 비록 죽어도 변함없을 것입니다."하였다. 왕은 시험코자 하여 도미를 만류하여 일을 보내게 하고 한 근신으로 하여금 왕이 의복과 거마로써 가장하고 밤에 그 집에 가서 사람을 시켜 먼저 왕의 행차를 알리고 그녀더러 이르기를 "나는 오랫동안 너의 아름다움을 들었기로 도미와 더불어 내기하여 너를 차지하게 되었으니 다른 날에 너를 맞아들여 궁인을 삼겠다. 이제부터 너는 나의 소유물이다." 하고 드디어 난행하려 드니 그녀는
"국왕께서는 농담이 없으신 법인데 제가 감히 순종하지 않겠습니까. 대왕께서 먼저 방에 들어가 계시오면 제가 옷을 갈아 입고 나오겠습니다."
하고 물러나와 한 계집종을 잘 꾸려 들여 보냈다. 왕은 뒤에 속임을 당한 줄 알고 크게 노하여 도미에게 일부러 죄를 내려 그 눈을 빼버리고 사람을 시켜 끌어 내어 작은 배를 태워 강 위에 띄웠다. 그리고 그녀를 끌어다가 강제로 난행하려 하니 그녀는 "지금 남편을 잃고 독신이 되어 혼자 살아갈 수 없는데 하물며 왕을 모시게 되었으니 어찌 감히 명령을 어기오리까. 지금 월경으로 온 몸이 더러우니 다음날 목욕재계하고 오겠습니다."라고 하므로 왕은 믿고 허락하였다. 그녀는 그 길로 도망하여 강가에 당도하여 건너가지 못하고 하늘을 부르짖으며 통곡하노라니 갑자기 한 조각배가 물결을 따라 앞에 오므로 그 배를 타고 천성도에 이르러 그 남편을 만나 본 바 아직 죽지 않고 풀뿌리를 캐먹고 있으므로 드디어 배를 함께 타고 고구려 산산 아래 당도하였다.
고구려 사람이 불쌍히 여겨 의식을 잃고 나그네로 몸을 마쳤다.
2) 茶山다산·俟菴사암·與猶堂여유당 丁若鏞정약용
「豺狼시랑」,「哀絶陽 양경을 자른 것을 슬퍼하며」
豺狼시랑
豺兮狼兮, 시혜랑혜,
승냥이여 이리여,
旣取我犢, 毋噬我羊. 기취아독, 무서아양.
이미 우리 송아지 채갔으니 우리 염소만은 물지 말라.
(犢-송아지 독, 噬-씹을 서)
笥旣無襦, 椸旣無裳. 사기무유, 이기무상.
장롱에는 속옷도 없고 횃대에는 걸린 치마 없다네.
(襦-저고리 유, 속옷 유, 椸-횃대 이, 옷걸이 이)
甕無餘醢, 甁無餘糧. 옹무여해, 병무여량.
항아리에 남은 소금도 없고 쌀독에는 남은 식량도 없도다.
(甕-독 옹, 항아리 옹, 醢-젓갈 해, 甁-병 병, 단지 병)
錡釜旣奪, 匕筯旣攘. 기부기탈, 비저기양.
큰 솥 작은 솥 모두 빼앗아가고 숟가락 젓가락마저 가져갔으니.
(錡-솥 기, 가마 기, 筯-젓가락 저, 攘-물리칠 양, 빼앗을 양)
匪盜匪寇, 何爲不藏. 비도비구, 하위부장.
도적도 원수도 아닌데, 어찌 이다지 못살게 구나.
殺人者死, 又誰戕兮. 살인자사, 우수장혜.
사람을 죽인 자는 이미 자살했는데, 또 누구를 죽이려 하는고.
남 촌
김동환 시, 김규환 작곡
산 너머 남촌에는 누가 살길래
해마다 봄바람이 남으로 오네
꽃이 피는 사월이면 진달래 향기
밀 익는 오월이면 보리 내음새
어느 것 한 가진들 실어 안 오리
남촌서 남풍 불 때 나는 좋데나
산 너머 남촌에는 누가 살길래
저 하늘 저 빛깔이 그리 고울까
금잔디 넓은 들엔 호랑나비 떼
버들가지 실개천엔 종달새 노래
어느 것 한 가진들 실어 안 오리
남촌서 남풍 불 때 나는 좋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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