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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단 묵주기도의 놀라운 효력
31 서른한 번째 장미꽃
● 카스티야의 블랑쉬 왕후와 알폰소 8세 왕
● 프랑스의 왕후 카스티야의 블랑쉬는 결혼한 지 12년이 되도록 아이를 낳지 못해 매우 우울한 나날을 보내고 있었습니다. 그런 무렵 도미니코 성인이 그녀를 방문하여 매일 묵주기도를 바치며 자녀를 갖게 해달라고 하느님께 간청하라고 권고했으며, 왕후는 성인의 권고대로 충실히 실행했습니다. 드디어 1213년에 왕후는 맏아들을 낳아 이름을 필립이라고 했습니다. 그런데 그 왕자는 어려서 죽고 말았습니다. 왕후는 이런 절망적인 상황에서도 실망하지 않고 오히려 그 전보다 더욱 열심히 성모님의 도움을 구했습니다. 왕후는 궁전의 모든 이들과 왕국 곳곳의 사람들에게 묵주를 나누어주면서, 하느님께서 전적인 축복을 내려주시도록 자신과 마음을 합하여 간청해달라고 호소했습니다. 그리하여 1215년에 성 루이 9세가 태어났는데, 그는 프랑스의 영광이며 모든 그리스도인 국왕의 모범이 되었습니다.
● 아라곤과 카스티야의 왕 알폰소 8세는 원래 무질서하게 살았기에 하느님께 여러 방식으로 벌을 받았습니다. 전쟁터에서 부상당하여 동맹국들의 어느 도시에 피신하여 살게 된 것이 그중 하나의 벌이었습니다. 주님 성탄 대축일인 그날 때마침 도미니코 성인이 그 도시에 들렀고, 성인은 늘 하던대로 묵주기도를 전하면서 묵주기도로 얻을 수 있는 은총이 얼마나 큰지를 알렸습니다. 그때 성인이 말한 것은, 묵주기도를 열심히 정성껏 바치는 사람들은 적군을 물리쳐 승리를 거두고 전쟁터에서 잃은 모든 것을 되찾게 된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알폰소 8세는 그 말을 주의 깊게 듣고는 성인을 불러, 묵주기도에 대한 그 말이 정말로 맞는지 물어보았습니다. 성인은 왕에게, 그것을 의심해서는 안되며 이 신심을 실천하고 묵주기도회에 가입한다면 분명히 은혜를 입게 될 것이라고 확신시켜주었습니다. 왕은 매일 묵주기도를 바치기로 결심하고 1년 동안 계속했습니다. 이듬해 주님 성탄 대축일이었습니다. 왕이 묵주기도를 마치자 성모님께서 나타나셔서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알폰소, 그대가 1년 동안 매일 묵주기도를 정성껏 바치며 나를 섬겼으니 나도 그대에게 보상을 주려고 왔다. 나의 아들로부터 그대의 죄에 대한 용서를 얻어냈단다. 그리고 이 묵주를 그대에게 줄테니 늘 지니고 다녀라. 그러면 그 어떤 적군도 그대를 다시 해치지 못할 것이라고 내가 약속한다.” 말씀을 마치고 성모님께서 사라지시자, 왕은 너무나 기쁘고 용기백배해져서 곧장 왕비를 찾아가서 성모님의 선물과 약속에 대해 모두 말해주었습니다. 그러면서 왕비의 눈앞에 그 묵주를 들어 보였는데, 왕비는 당시에 시력을 거의 잃은 상태였습니다. 그런데 그 순간 왕비는 시력을 되찾아 볼 수 있게 되었습니다. 얼마 후, 왕은 동맹국의 도움으로 군대를 정비하여 대담하게 적군을 공격했습니다. 왕은 적군들을 완전히 제압하고 빼앗겼던 영토를 되찾았으며, 자신에게 맞서던 적군 들은 항복하며 그의 앞에 무릎을 꿇었습니다. 사실 그가 전쟁터에 나타날 때마다 승세가 완전히 그에게로 기울었기에 사방에서 군인들이 그의 깃발 아래로 몰려들었던 것입니다. 하지만 이러한 일들이 그리 놀라운 것은 아니었습니다. 왕은 전쟁터에 나설 때마다 먼저 무릎을 꿇고 열심히 묵주기도를 바쳤기 때문입니다. 왕은 자기 궁전 안의 모든 사람이 지극히 거룩한 묵주기도회에 가입하도록 했으며, 보좌관이나 시종들이 묵주기도를 정성껏 바치는지 실제로 보살폈던 것입니다. 왕비도 묵주기도회에 가입하여 묵주기도를 바치기 시작했으며, 왕과 왕비는 성모님을 열심히 섬기며 정말로 거룩하게 살았습니다.
32 서른두 번째 장미꽃
● 돈 페레즈의 회개
● 도미니코 성인에게는 매우 부도덕하게 살아가는 사촌이 있었는데, 돈 페레즈 또는 페드로라고 불렸습니다. 돈 페레즈는 자기 사촌인 도미니코 신부가 묵주기도의 놀라운 효과를 전한다는 말을 전해 들었으며, 묵주기도 덕분에 많은 사람이 회개하고 변화되었다는 것도 알게 되었습니다. 그때 그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나는 구원 받기는 틀렸다고 희망을 포기하고 있었지만, 지금부터라도 다시 마음을 다잡아야겠다. 이 하느님의 사람이 하는 말을 실제로 들어봐야겠다.” 그 후 어느 날, 그는 도미니코 성인의 강론을 들으러 갔습니다. 그때 성인은 사촌을 발견하고는 사촌의 악습을 더 강하게 지적하면서, 그의 영혼이 얼마나 통탄스럽고 비참한 상태에 있는지 비춰주시기를 전능하신 하느님께 마음을 다해 간청했습니다, 그 순간 돈 페레즈는 다소 충격은 받았지만 자기 삶을 바꾸는 결심을 선뜻 하지는 못했습니다. 그런데 그 후 한 번 더 도미니코 성인의 강론을 들으러 갔을 때는, 돈 페레즈는 큰 소리로 울부짖었습니다. 특별한 충격 없이는 절대 움직일 수 없을 정도로 자신의 마음이 단단하게 굳어있다는 사실을 깨달았기 때문입니다. 그때 사촌인 도미니코 성인이 큰 소리로 외쳤습니다. “오, 주 예수님, 방금 당신 집에 들어온 이 사람의 상태를 여기 모인 모든 사람이 실제로 볼 수 있게 하소서.” 그러자 흉측한 맹수 같은 마귀들 무리가 돈 페레즈를 큰 쇠사슬로 옭아매고 있는 것을 거기 있던 모든 사람들이 그대로 보게 되었습니다. 갑작스런 그 끔찍한 광경에 사람들은 공포에 질려 여기저기로 몰려다녔고, 돈 페레즈도 사람들이 모두 자기를 피하는 것을 보며 더 소스라치게 질겁했습니다. 그러자 도미니코 성인은 사람들을 진 정시키면서 사촌에게 이렇게 말했습니다. “이 못난 사람아, 자, 네가 얼마나 불행하고 통탄스러운 상태에 있는지를 잘 보고 성모님의 발아래 엎드리게, 이 묵주를 들고 정성을 다해 기도를 바치고 자네의 모든 죄를 진심으로 뉘우쳐서 지금까지의 생활을 고칠 결심을 단단히 하게.” 그래서 돈 페레즈는 무릎을 꿇고 묵주기도 15 단을 바쳤습니다. 그러자 고해성사를 받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통회의 마음이 깊이 일어났습니다. 도미니코 성인이 그에게 매일 묵주기도를 바치라고 명하자 그는 그렇게 하겠다고 약속하고는 묵주기도회의 명단에 자기 이름을 기입했습니다. 그날 성당을 나설 때 돈 페레즈의 얼굴은 보는 사람을 모두 몸서리치게 했던 끔찍한 모습은 완전히 사라지고 천사처럼 반짝이고 있었습니다. 그때부터 그는 거룩한 묵주기도 신심을 꾸준히 지켰으며, 매우 착실한 생활을 한 후에 선종했습니다.
33 서른세 번째 장미꽃
● 악마의 지배에서 벗어난 사람
● 도미니코 성인이 카르카손 근처에서 묵주기도를 전파하고 있을 때 악령에 사로잡힌 알비파 이단자 한 사람을 사람들이 성인에게 데려왔습니다. 도미니코 성인은 군중이 지켜보는 가운데 그 사람에게서 마귀를 내쫓았는데, 성인의 강론을 들으려고 그곳에 모여 있던 사람은 만이천 명이 넘었습니다. 그 많은 사람이 지켜보는데도 불구하고 그 사람을 지배하고 있던 마귀들은 성인의 질문에 답변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마귀들이 말한 내용은 이러합니다. 1. 이 가련한 사람의 몸에는 마귀가 만 오천 마리나 들어 있는데, 이 이단자가 묵주기도 열다섯 가지 신비를 공격했기 때문이라고 했습니다. 2. 도미니코 성인이 묵주기도를 전파함으로써 마귀들을 지옥 깊이 떨어지는 두려움과 공포로 몰아넣었으며, 마귀들에게 사로잡혀 있던 영혼들을 묵주기도 신심으로써 빼내어갔기 때문에 마귀들이 이 세상에서 가장 증오하는 사람은 도미니코라고 했습니다. 3. 마귀들이 밝힌 내용은 이외에도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그날 도미니코 성인은 자기 묵주를 그 알비파 이단자의 목에 걸어주고는 그의 안에 있는 마귀들에게 물었습니 다. 천국의 모든 성인들 중에서 누가 가장 두려우며, 따라서 사람들이 가장 사랑하고 공경해야 하는 분이 누구 인지를 물었습니다. 그러자 악령들이 얼마나 소름끼치게 비명을 질렀던지 그곳에 있던 대부분의 사람들이 땅바닥에 쓰러져 벌벌 떨어야 했습니다. 반면에 마귀들은 질문에 대답하지 않으려고 온갖 간교를 부리면서 사람들이 본능적인 동정심으로 함께 따라 울만큼 처량하게 통곡하며 한탄했습니다. 더욱이 마귀들은 그 알비파 이단자의 입을 통해 비통한 소리로 이렇게 간청까지 했습니다. “도미니코, 도미니코, 우리를 불쌍히 여겨주십시오. 우리는 결코 당신을 해치지 않을 것을 약속합니다. 당신은 늘 죄인들과 근심 속에 빠진 사람들을 동정하셨으니 너무나 큰 곤경에 빠진 우리를 불쌍히 여겨주십시오. 우리는 이미 너무나 많은 고통을 당하고 있는데 왜 우리를 더 고통스럽게 하는 겁니까? 고통을 더 크게 하지 말고 지금 우리가 당하는 고통으로 만족할 수는 없는 겁니까? 우리를 불쌍히 여기소서, 우리를 불쌍히 여기소서!” 도미니코 성인은 이 마귀들에 대한 동정심은 추호도 없었기에 질문에 답할 때까지는 가만두지 않겠다고 했습니다. 그러자 마귀들은 도미니코 성인만이 알아들을 수 있도록 작게 속삭였습니다. 도미니코 성인이 분명하고 큰 소리로 대답하라고 밀어 붙이자 마귀들은 입을 다 물더니 대답을 거부하며 성인과 맞섰습니다. 그때 성인은 무릎을 꿇더니 성모님께 이렇게 기도했습니다. “오, 능하시며 놀라우신 동정 마리아님, 지극히 거룩한 묵주기도의 힘으로써 어머니께 간구하오니, 인류의 이 원수들이 제게 대답하도록 명령해주소서.” 성인이 이런 기도를 하자마자, 번쩍이는 불꽃이 알비파 이단자의 귀와 입과 콧구멍에서 튀어나왔습니다. 거기 있던 사람들 모두 공포감에 떨었지만 그 불꽃이 사람들을 해치지는 못했습니다. 그때 마귀들은 이렇게 소리를 질러댔습니다. “도미니코, 예수 그리스도의 수난 그리고 성모 마리아와 모든 성인의 공로로 당신께 간청합니다. 당신은 원하기만 하면 언제든 천사들에게 묻고 답을 들을 수 있으니 더 이상 말하지 말고 그냥 이 사람의 몸에서 우리를 내보내줘요. 더욱이 우리는 거짓말쟁이지 않습니까? 그런데 왜 우리말을 들으려 합니까? 더 이상 우리를 괴롭히지 말고 불쌍히 여겨주십시오.” 도미니코 성인은 “너희 악한 영들의 말은 도저히 들어줄 수가 없구나.”하고는, 무릎을 꿇고서 성모님께 기도했습니다. “지극히 공경하올 지혜의 어머니시여, ‘성모송’을 온전히 올바르게 바치는 법을 다 배운 여기 모인 이 사람들을 위하여 청하오니, 이 원수들이 오직 진실만을 지금 여기 모인 군중 앞에서 공표하게 하소서.” 이 기도를 바치자마자 성모님께서 수많은 천사들에 둘러싸여 도미니코 성인의 바로 옆에서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성모님께서는 가지고 있던 금 막대기로 악령에 사로잡힌 그 사람을 내리치면서 말씀하셨습니다. “즉시 나의 종 도미니코 에게 대답하여라.” 사람들의 눈에는 성모님이 보이지 않았으며 성모님의 말씀도 들리지 않았습니다. 도미니코 성인만이 성모님을 볼 수 있었습니다. 그러자 악령들이 이렇게 소리치기 시작했습니다. “오, 우리의 적이며 우리를 패망하게 하는 이여, 어찌하여 천국에서 내려와 우리를 이토록 무섭게 괴롭히는 겁니까? 오, 죄인들의 변호자시여, 지옥의 문 앞에서 죄인들을 낚아채시는 분이여, 천국으로 가는 가장 확실한 길이여, 우리가 진실 을 전부 털어놓을 수밖에 없단 말입니까? 우리를 수치스럽게 하고 멸망시키는 근원이 되는 이 사실을 모든 사 람 앞에서 고백해야 한단 말입니까? 오, 암흑의 왕자들인 우리에게 앙화로다! 그리스도인들이여, 잘 들어라. 예수 그리스도의 어머니는 매우 능력 있는 자로서 지옥으로 떨어지는 자신의 종들을 구해낼 수 있다. 이 여자는 우리의 간계와 교활함의 어두움을 파괴시키는 태양이다. 이 여자는 우리가 감춰놓은 음모를 벗겨내고 우리가 숨겨놓은 올가미를 망쳐버리며, 우리가 시도하는 유혹을 방해하고 쓸모없도록 만들어버린다. 정말 마음 내키지 않지만 우리는 말하지 않을 수 없다. 이 여자는 자신을 진정으로 섬기는 영혼은 단 한명이라도 우리와 함께 단죄해버린 적이 없다. 삼위일체 하느님께 이 여자가 바치는 한숨 소리 한 번이 모든 성인들의 기도와 열망과 호소보다 훨씬 더 효과적이다. 우리는 천상의 모든 성인들보다 마리아를 더 무서워하며 마리아의 충직한 종 들과는 겨루어 이기지 못한다. 많은 그리스도인들이 죽음의 순간에 마리아를 부르며 의탁하는데, 우리의 보통 기준에서 보면 지옥에 떨어질 것이 분명한데도 그들은 마리아의 전구와 중개로 구원받고 있다. 아, 마리엣다(악 령들은 격본을 이기지 못하고 성모님을 마리엣다(마리아를 낮추어 부르는 것)라고 불렀다.)가 우리의 계획과 노력을 뒤엎어놓지만 않았더라면, 이렇게 되기 전에 우리가 교회를 정복하고 파괴시켜 버렸을 텐데, 교회의 모든 제도와 질서를 오류와 무질서에 빠뜨릴 수 있었는데 원통하도다. 지금 우리는 어쩔 수 없이 말은 하고 있지만 이 사실만은 꼭 말해야겠구나, 묵주기도를 충실히 바치는 모든 사람은 영원한 벌을 받지 않을 것이다. 이 여자가 자신을 섬기는 자들에게 죄에 대한 간절한 통회의 은총을 얻어주고, 그렇게 하여 하느님의 용서와 자비를 얻어주기 때문이다.” 악령의 말이 끝나자 도미니코 성인은 거기 모인 사람들에게 묵주기도를 매우 천천히 정성을 다해 바치 도록 했습니다. 그러자 놀랄 만한 일이 일어났습니다. 도미니코 성인과 거기 모인 사람들이 함께 성모송을 바칠 때마다 그 가련한 사람의 몸에서 많은 악령들이 벌겋게 타오르는 석탄 덩어리 모양으로 빠져나갔던 것입니 다. 악령들이 그렇게 모두 쫓겨나가자 그 이단자는 드디어 완전히 자유롭게 되었고, 사람들의 눈에는 보이지 않았지만, 성모님께서 거기 모인 모든 사람들을 축복해주셨습니다. 그리하여 기기 있던 사람들은 매우 큰 기쁨으로 가득 찼습니다. 이 기적으로 아주 많은 이단자들이 회개하여 거룩한 묵주기도회에 가입하게 되었습니다.
34 서른네 번째 장미꽃
● 시몬 드 몽포르, 알랑 드 랑발리, 오테르
● 시몬 드 몽포르 백작이 묵주기도의 모호이신 성모님의 보호에 힘입어 알비파 이단을 여러 번 이겼다는 것은 참으로 믿기 어려운 일입니다. 그 승리들이 얼마나 극적이었던지 아직까지 그에게 필적할 만한 일을 아무도 보지 못 했을 정도입니다. 한 번은 오백 명밖에 안 되는 사람들의 힘으로 만 명이 넘는 이단자를 패배시켰고, 단지 삼십 명으로 삼천 명을 제압한 적도 있습니다. 마침내 막강한 아라곤 왕의 대군 십만 명을 단지 팔백 명의 기병과 천 명의 보병으로 전멸시키기도 했습니다. 이때 백작 군대에서는 단 한 명의 기병과 병졸 여덟 명만 잃었을 뿐입니다.
● 또한 성모님께서는 프랑스 브레타뉴의 기사인 알랑 드 랑발리도 크나큰 위험에서 보호해주셨습니다. 신앙을 지키기 위해 알비파 이단자들과 싸우고 있던 어느 날 그는 홀로 적군들에게 완전히 포위되어 있었는데, 성모님께서 바위 150개가 적군들 위로 떨어지게 하셔서 그를 적군들의 손아귀에서 구해주셨던 것입니다. 또 어느 날 에는 그의 함대가 침몰할 지경에 있었는데, 복되신 성모님께서 바다 위에 150개의 작은 언덕들이 기적적으로 나타나게 하신 덕분에 그의 함대는 안전하게 브레타뉴에 도착할 수 있었습니다. 그가 매일 드린 묵주기도에 대한 보답으로 성모님께서 행하신 모든 기적에 대해 감사드리기 위해 그는 성 도미니코 수도회에 수도원을 하나 지어주었습니다. 그 후 그도 수도자가 되어 오를레앙에서 거룩하게 죽음을 맞았습니다.
● 보쿨뢰르 출신으로 브레타뉴에서 복무할 때 병사 오데르는 이단자들의 무리나 강도들을 자주 물리쳤는데, 그때마다 그의 팔이나 칼자루에는 묵주가 걸려 있었습니다. 한번은 그에게 패한 적군들이 그의 칼이나 번쩍이는 것을 보았다고 증언했고, 그가 들고 있는 방패에 예수님과 성모님과 성인들의 성화가 새겨져 있어 적군들의 시선을 끌었습니다. 덕분에 그는 적군을 잘 공겨할 수 있었습니다. 또 한 번은 그가 단지 열 중대와 함께 이만 대군의 이단자들을 무찔렀는데, 그의 동료들은 단 한 명도 희생되지 않았습니다. 이에 감동된 그 이단자들의 대장은 오테르를 직접 찾아와서는 이단을 끊겠다고 맹세했습니다. 뿐만 아니라, 오테르와 싸울 때보니 불꽃이 이는 칼들이 오테르를 에워싸고 있었다고 그 대장은 증언했습니다.
35 서른다섯 번째 장미꽃
● 피에르 추기경
● 복자 알라노가 전해준 일화입니다. 티베르 강 건너편에 있는 성 마리아 성당에 살고 있던 피에르 추기경은 도미니코 성인에게서 지극히 거룩한 묵주기도에 대한 신심을 배웠습니다. 그런 후 묵주기도를 사랑하는 마음이 지극하여 늘 묵주기도를 끊임없이 예찬했으며, 만나는 사람들에게 늘 묵주기도를 권장했습니다. 그러던 중 피 에르 추기경은 교황 특사로 성지에 파견되어, 사라센과 싸우고 있는 십자군에 자원한 그리스도교 신자들에게 갔습니다. 대부분의 신자들이 비참해질 것으로 알고 있던 전쟁에서 피에르 추기경은 하느님께 간절히 도움을 간청하도록 했고, 한 사람도 빠짐없이 모두 묵주기도를 바치도록 했으며, 묵주기도의 힘으로 성공한다는 확신 을 심어주었습니다. 그 결과 삼천 명의 신자들이 십만 명의 적군을 격퇴시키고 승리를 거둘 수 있었습니다. 우리가 이미 살펴본 것처럼 악마는 묵주기도를 말할 수 없이 두려워합니다.
베르나르도 성인은, “성모송”이야말로 악마들을 도망치게 하고 온 지옥이 벌벌 떨게 한다고 했습니다. 복자 알라노도, 세례 때의 서약을 저버리고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를 멀리함으로써 영혼과 육신을 모두 악마에게 팔았던 사람이라도, 거룩한 묵주기도를 붙들고 기도하게 되면 사탄의 속박에서 구출되는 경우를 여러 번 보았다고 했습니다.
36 서른여섯 번째 장미꽃
● 사탄에게서 해방된 여자
● 1578년에 앵버르의 어떤 부인이 자신을 사탄에게 맡기고 그 약속의 표시로 혈서를 쓰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조금 지나자 그 부인은 심한 양심의 가책을 느끼고는, 자신이 저지른 이 무서운 행위를 고치겠다는 강한 열망을 갖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자신을 잘 지도해줄 친절하고 지혜로운 고해신부를 찾아 나섰습니다. 부인은 그 마을의 묵주기도회 지도신부이며 도미니코 수도회 수사인 헨리코 신부님을 찾아가서, 자신을 묵주기도회에 받아주고 고해성사도 받고 싶다고 간청할 생각이었습니다. 그런데 그 부인이 헨리코 신부님을 찾아가는 길에 만난 사람은 헨리코 신부님이 아니라 도미니코회 신부로 변장한 사탄이었습니다. 사탄은 부인을 조금도 동정하지 않고 꾸짖으면서, 그녀가 이 세상에 살아있는 동안은 전능하신 하느님의 은총을 받을 희망은 전혀 없고 그 계 약서를 되찾을 수 있는 방법도 절대 없을 것이라고 했습니다. 그 부인은 너무나 슬펐지만 하느님의 자비에 대 한 희망을 잃지 않고 다시금 헨리코 신부님을 찾아갔습니다. 그러나 그때도 사탄의 속임수에 넘어가 부인은 또 다시 돌아오고 말았습니다. 마침내 세 번째로 찾아갔을 때, 하느님의 자비 덕분에 부인이 그토록 애타게 찾던 진짜 헨리코 신부님을 만나게 되었습니다. 신부님은 그 부인을 매우 친절하게 대하면서, 전능하신 하느님께 자 신을 온전히 내맡기고 진정으로 참회하며 고해성사를 받도록 격려해주었습니다. 그런 다음 신부님은 그 부인을 묵주기도회에 받아들이고는 자주 묵주기도를 바치라고 명했습니다. 그후 어느 날, 헨리코 신부님이 그 부인을 위해 미사를 봉헌하고 있는데 성모님께서 사탄에게 명령하시는게 아닙니까! 부인이 서명한 계약서를 그 부인 에게 돌려주라고 …, 이렇게 하여 그 부인은 사탄에게서 구출되었는데, 성모님의 권능과 지극히 거룩한 묵주기도 신심 덕분이었습니다.
37 서른일곱 번째 장미꽃
● 그 수녀원의 혁신
● 딸을 여러 명 둔 어느 귀족이 그 딸들 중 한 명을 규율이 느슨한 수녀원에 입회시켰습니다. 그 수녀원의 수녀들은 대단히 교만하여 세속적 쾌락만을 추구하고 있었습니다. 한편 그 수녀원의 고해신부는 매우 신실하고 묵주기도도 아주 열심히 바치고 있었습니다. 그 신부는 우선 그 귀족 가문의 수녀를 더 나은 생활로 인도하고 싶어, 예수 그리스도의 생애와 수난과 영광을 묵상하면서 매일 묵주기도를 바치며 성모님을 공경하도록 지도했습니다. 그러자 그 수녀는 즐거이 묵주기도를 바치게 되었고, 그러면서 제멋대로 사는 동료 수녀들의 악습에 혐오감을 갖게 되었습니다. 그녀는 동료들에게서 멸시와 조롱을 받고 광신자라고 불려도 아랑곳하지 않고 침묵 과 묵상기도에 맛을 들이고 발전시켜 나갔습니다. 성덕이 높은 그 신부가 그 수녀원을 방문한 것은 바로 그 무렵이었습니다. 그런데 그는 묵상기도 중에 뜻밖의 환시를 보았습니다. 어느 수녀가 자신의 방에서 너무나 기막 히도록 아름다운 부인 앞에 무릎을 꿇고 기도문을 속삭이고 있었고, 그 아름다운 부인은 천사들에게 둘러싸여 있었습니다. 그 순간에 마귀들이 떼를 지어 그 방으로 들어오려고 안간힘을 쓰자 천사들이 불꽃이 이글거리는 창으로써 마귀들을 내쫓았습니다. 그러자 악령들은 몹시 흉측한 짐승의 탈을 쓰고서 다른 수녀들의 방으로 도망치고 말았습니다. 이 환시로써 그 신부는 그 수녀원이 얼마나 한심한 상태인지를 알게 되면서 너무나 비통한 나머지 죽을 것 같은 심정이 되었습니다. 그 즉시 그는 그 젊은 수녀를 불러 더욱 열심하고 꾸준하게 기도생활에 전념하라고 격려했습니다. 그리고 그 신부는 묵주기도의 가치를 깊이 생각해보고는, 묵주기도 신심으로 수녀들을 쇄신시켜야겠다고 결심했습니다. 그는 아름다운 묵주를 사다가 모든 수녀들에게 하나씩 나누어주며 매일 묵주기도를 바치라고 원하면서, 묵주기도를 충실히 바치기만 한다면 행실을 고치라고 강요하지 않겠다는 약 속까지 했습니다. 그러자 놀랍게도 수녀들 모두가 이 제안에 찬성하며 즐거운 마음으로 묵주를 받고는 묵주기도를 바치겠다고 약속했습니다. 점차적으로 수녀들은 허무하고 세속적인 습관과 삶을 바꾸기 시작했으며, 침묵 과 묵상에 젖어들었습니다. 그로부터 2년도 채 지나지 않아 그 수녀들 모두가 자기 수녀원의 쇄신을 요구하게 되었습니다. 이처럼 거룩한 묵주기도는 그 신부가 수녀들에게 권하고 명한 것보다 더 많고 큰 변화를 그 수녀들의 마음에 일으켰던 것입니다.
38 서른여덟 번째 장미꽃
● 어느 주교의 신심
● 도미니코 성인에게 거룩한 묵주기도를 배웠던 스페인의 그 여자 백작은 매일 묵주기도를 충실히 바치면서 영 적 생활에 놀라운 발전을 이루고 있었습니다. 그녀의 한 가지 열망은 완덕에 아르는 것이었기에, 그녀는 완덕에 이르는 방법 몇 가지를 가르쳐 달라고 유명한 설교가인 그 주교에게 청했습니다. 그러자 주교는 그녀에게, 먼저 그녀의 영혼상태 그리고 실천하고 있는 신심이 무엇인지를 알려달라고 했습니다. 그녀는 매일 환희와 고통과 영광의 신비를 묵상하면서 묵주기도를 바치고 있으며 이 신심으로써 자기 영혼이 크게 도움을 받았다고 했습니다. 그렇게 신비들을 묵상하면서 아주 귀중한 교훈들을 얻었다는 그녀의 설명을 들으면서 주교는 매우 기뻐하며 이렇게 말했습니다. “나는 지난 20년 동안 신학자로 살면서 각종 신심을 설명하는 여러 좋은 책들을 많이 읽었지만 이보다 더 유익한 신심은 결코 만난 적이 없습니다. 이 신심은 그리스도교 신앙의 본질에 해당되며, 이보다 더 열매를 맺을 수 있는 신심은 없기 때문입니다. 나도 당신처럼 지금부터는 묵주기도를 전파 하겠습니다.”
그때부터 주교는 묵주기도를 널리 전하면서 크나큰 성공을 거두었으며 그의 교구는 단기간에 크게 성장하고 발전했습니다. 그 지역에서 도박뿐 아니라 온갖 종류의 부도덕하고 세속적인 악습이 크게 줄어들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신앙을 회복했으며, 죄인들은 잘못을 뉘우치고 배상하며 다른 사람들도 생활을 고치고 악습을 완전히 끊도록 했습니다. 그리하여 신앙적 열성과 그리스도교 애덕이 꽃피우고 시작했습니다. 이전에는 그 주교가 자기 교구를 혁신하려고 애를 썼어도 별다른 성과를 얻지 못하였기에 이러한 모든 변화는 정말 괄목할 만한 것이 었습니다. 묵주기도 신심을 더 효과적으로 가르치기 위해 주교는 아름다운 묵주를 옆구리에 차고 다니면서 강론할 때마다 사람들에게 보여주며 이렇게 말하곤 했습니다.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사랑하는 형제 여러분, 나는 신학박사요 로마법과 교회법 박사이지만 여러분의 주교로서 말하고 싶은 점은 주교 직분의 어떤 표지나 박 사의 예복보다 성모님의 묵주를 더 자랑스럽게 착용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39 서른아홉 번째 장미꽃
● 그 본당의 변화
● 덴마크의 그 신부는 스페인의 주교가 자기 교구에서 그 같은 발전을 일으킨 만큼 자기 본당에서도 발전을 이루게 된 경위를 자주 전하곤 하였습니다. 더욱이 이는 전능하신 하느님께 큰 영광을 드렸기 때문에 그 신부는 늘 큰 기쁨으로 그것을 입에 올리곤 하였습니다. “예전에 나는 우리의 거룩한 신앙을 여러 관점에서 논하면서, 사람들이 생활 태도를 고치도록 하려고 내가 생각해낼 수 있는 온갖 논쟁을 벌였습니다. 그러나 나의 온갖 노력에도 불구하고 교우들은 조금도 변화되지 않았습니다. 묵주기도를 전해야겠다고 내가 마음먹게 된 것은 바로 그 시기입니다. 묵주기도가 얼마나 귀중한 것인지, 어떻게 바쳐야 하는지를 나는 교우들에게 설명하고 가르쳤습니다. 그렇게 이 묵주기도를 계속 전파했더니 드디어 본당 안에 뿌리내리기 시작했습니다. 그로부터 섯 달 후에 교우들이 실제로 변화되고 나아가는 것을 보고 무척 기뻤습니다. 하느님께서 주신 이 숭고한 기도 의 힘은 사실이었습니다. 사람의 마음을 움직여서 죄를 두려워하고 성덕을 아주 사랑하도록 한다는 것은 참으로 사실이었습니다!” 성모님께서 어느 날 복자 알라노에게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전능하신 하느님께서 인류를 구원하시고자 당신 말씀이신 성자의 강생을 이루도록 ‘천사의 인사말’을 택하셨듯이, 도덕적 혁신을 가져오고 예수 그리스도 안에 다시 태어나기를 원하는 사람들은 바로 그 천사의 인사말로 나를 공경하고 인사해야 한다. 나는 하느님께서 인류에게 내려온 통로이며 인류가 나의 아들 예수 그리스도께로 가는 통로이니, 은총과 성덕을 얻으려는 사람은 반드시 나를 통해야만 한다.” 이 글을 쓰는 나 역시도, 묵주기도는 마음이 아주 단단히 굳어 버린 사람을 회개시키는 힘을 가졌다는 점을 체험했습니다. 내가 알고 있는 그 사람들은 피정에 참석했지만 강론을 들으면서 조금도 마음이 움직이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나의 조언에 따라 매일 묵주기도를 바치기 시작한 후 회개하 여 완전히 하느님께 자신을 바치게 되었습니다. 내가 피정을 지도했던 여러 본당을 다시 방문했을 때 나는 그들 사이에서 엄청난 차이를 보게 되었습니다. 묵주기도를 아예 포기해버린 사람들은 점차적으로 다시금 죄에 떨어져 있었지만, 반면에 묵주기도를 충실하게 바친 사람들은 하느님의 은총 속에 살면서 날마다 성덕의 진보를 이루고 있었습니다.
40 마흔 번째 장미꽃
● 묵주기도가 거둔 놀라운 결과
복자 알라노 드 라 로슈, 쟝 뒤몽 신부, 토마스 신부, 성 도미니코의 전기 작가 그리고 여러 작가들은 묵주기도를 통해서 놀랄 정도로 회개하게 된 이들을 직접 확인하고는 그 사실을 널리 전했습니다. 20년, 30년, 심지어 40년을 죄와 말할 수 없는 악습에 젖어있던 대죄인들이 회개하게 된 것은 거룩한 묵주기도를 꾸준히 바친 덕분이었습니다. 그런데 이들은 그 이전에는 온갖 권면에도 귀를 기울이지 않았던 사람들이었습니다. 나는 이 책을 길게 쓰고 싶지 않으므로 이러한 놀라운 회개에 대해 더 말하지는 않겠습니다. 내 눈으로 직접 보았던 사실이지만 여기에 언급하지 않을 것인데 여러 가지 이유 때문입니다. 애독자 여러분, 여러분이 이 묵주기도 신심을 실천하고 권장하게 되면 그 어떤 영성 서적에서보다 많은 것을 배우게 됩니다. 더욱이 도미니코 성인과 복자 알라노에게, 그리고 성모님께서 매우 사랑하시는 이 신심을 실천하고 권장하는 모든 이들에게 약속하신 대로 성모님께서 보답해주시는 행복을 얻게 될 것입니다. 묵주기도를 바침으로써 예수님과 성모님의 성덕을 배우게 되며,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를 묵상하여 본받도록 해주기 때문입니다. 자주 고해성사를 받도록 인도해주고, 그리스도의 덕행을 겸손하게 따르도록 하며, 온갖 선행을 다 하도록 해줍니다. 뿐만 아니라 묵주기도를 통해 얻을 수 있는 여러 가지 놀라운 은사에 대해서도 관심을 갖게 합니다. 묵주기도로 받을 수 있는 은사가 얼마나 많은지를 사람들은 잘 모르고 있습니다. 이는 상당수 사제들이 묵주기도에 관해 강론할 때 은사는 거의 언급하지 않고, 감탄을 불러일으킬 정도로 화려하고 대중적이지만 그 안에 가르침이 거의 없기 때문입니다. 끝으로, 묵주기도는 헤아릴 수 없는 축복의 뿌리이며 창고라는 복자 알라노의 말씀보다 더 분명하게 여러분에게 확신을 주는 말은 없을 것입니다.
● 묵주기도를 바치면 다음과 같은 은총을 얻습니다.
1. 죄인들에게 용서를 얻어주고
2. 목마른 영혼들의 갈증을 풀어주며
3. 묶인 이들을 자유롭게 해주고
4. 우는 이들에게 기쁨을 찾아주며
5. 유혹당하는 이들에게 평안을 찾아주고
6. 극빈자들에게서 가난을 몰아내며
7. 수도자들을 혁신시키고
8. 무지한 이들을 깨우쳐주며
9. 현세에서는 교만을 이기는 생생한 가르침을 주고
10. 죽은 이들(연옥 영혼들)이 받는 고통을 줄여주고 연옥에서 해방시켜 천국에 들어가게 해줍니다.
어느 날 성모님께서 복자 알라노에게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나는 묵주기도 신심을 가진 사람들이 살아있는 동안에 죽을 때에 내 아들의 은총과 축복을 얻기를 원한다. 그리하여 그들이 후세에서는 모든 억압에서 해방되어 왕처럼 왕관을 쓰고 왕홀을 들고서 영원한 영광을 즐길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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