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사 지낼 때 술잔을 돌리는 방향과 3번을 돌리는 이유는?
제사를 지낼 때 신위께 술잔을 올릴 경우 보편적으로 향불 위에서 세 번을 돌린다.
오늘은 어떤 이유로 제상 앞에서 술잔을 3번 돌리며 돌리는 방향은 어느 방향이어야 하는 지 에 대해 알아보고자 한다.
첫째, 제사 지낼 때 술잔은 어느 방향으로 돌리는 것이 예법에 맞는가?
일반적으로 장례기간은 시계의 반대방향으로 돌리고, 기제사나 세일사 명절 제사는 시계방향이 돌리는 것이 통례다. 어떤 집안에서는 돌리지 않는 경우도 있다. 가정의례는 집안의 전통적인 관습이기에 굳이 고집할 이유는 없다.
3번을 돌리는 근원을 거슬러 올라간다면 예로부터 성직자 또는 그 대상이 되는 물체 등을 경배할 때 세 바퀴를 돈다.
세 바퀴를 돌때도 무작정 도는 것이 아니라. 오른쪽 어깨가 그 대상을 향한 상태에서 돈다.
대상이 내 오른쪽 어깨를 바라보고 있는 상태에서 앞을 향해 돈다면 시계 방향이 된다.
상례 중에는 일반적으로 시계의 반대 방향으로 돌리는데 특별한 이유에 대해서는 기록을 찾을 수 없었으나 예로부터 전해져 오는 일화에 이렇게 소개되어 있다.
"저승으로 가서 이 전생을 다시 돌아본다는 의미로 시계 반대 방향으로 돈다는 속설이 있었다."
제사는 흉사가 아니고 길사이다. 길사의 예(禮)는 쉽고 간편하고 편안함을 추구하는 경우가 많다. 시계방향으로 돌리면 편하다.
문헌에 의하면 방향을 표기하는 방법이 요즈음과 옛날에는 차이가 있었다.
요즈음은 북쪽은 위에 자리하고 남쪽은 아래에 자리하는 것으로 표기를 한다.
그런데 옛날의 방위는 북쪽이 아래에 위치한다.
따라서 좌우의 동서가 지금과는 달리 정반대다.
북쪽을 아래로 한 것은 북쪽이 모든 것의 근원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우리 몸을 기준으로 하면, 우리는 앞을 바라보고 있다.
남쪽을 향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에 따라 등은 북쪽이 된다.
한자로 '북녘 북(北)'은 원래 등을 가리키는 배(背)에서 온 말이다.
잔을 돌릴 때 보통 시계 방향으로 돌리는 것은 봄에서 여름을 거쳐 가을과 겨울이 되는 것을
뜻한다.
아래가 북쪽이면 왼쪽은 동쪽이 된다.
왼쪽은 계절로 치면 봄에 해당한다.
그래서 시계 방향이라는 것은 북쪽, 동쪽, 남쪽, 서쪽 순서가 된다.
그래서 술잔을 시계 방향으로 돌리는 것은 자연의 질서에 순행한다는 의미다.
다음으로 술잔을 향불 위에서 세 바퀴 돌리는 이유를 살펴보면
1. 술잔을 3번 돌리는 것을 `거한'(去寒)이라 하여, 온기가 있는 향로 위에서 잔을 돌려 술을 따뜻하게 데우고 술을 깨끗하게 만드는 의식이라고 한다.
하지만 본래 술을 돌리는 것이 불가에서 부처님께 술을 올릴 때 쓰는 방법이라고 해서, 집안에 따라 돌리지 않고 그냥 잔을 올리는 경우도 있으므로 조상의 제사에는 지역과 집안 형편에 따라 하면 된다.
2. 원래 인도의 예법으로 불타 및 불타의 유적지를 예배·공양하기 위하여 그 주위를 오른쪽으로 세 번을 도는데 이를 우요삼잡(右繞三帀)이라고 한다.
제사를 지낼 때나 고인을 추모할 때는 오른쪽으로 세 번 도는 관습이 생겼는데 제사 때에는 돌 수 없으니까 대신 술잔을 향로에 세 번 돌리는 것으로 추모의 염을 표하는 것이라 한다.
3. 잔을 오른쪽으로 3번 돌리는 이유는 3이 영혼이나 신성을 의미하는 숫자다.
불교에서는 '향'을 '정화'의 의미로 쓴다.
조상님께 올리는 술잔을 '향'으로써 정화시키기 위해 "술잔을 돌린다."라는 건 술잔에 향을 가득 머금을 수 있게 하는 행위이기도 하다.
향 위를 돌리는 것은 향의 기운으로 나쁜 것을 없애고 깨끗한 것을 올린다는 의미도 있다.
4. 잔을 세 번 돌리는 것은 삼사상 때문이다. 하늘에 고하고 땅에 고하고 세상 모든 만물에 고하는 의식으로 태초부터 우리 민족에게 내려온 사상이다.
그리고 제사상에 차리는 음식수도 최소 3을 단위로 삼색전 삼색나물 삼색 과일 등으로 차린다.
또, 제사에서 술과 향이 중요한 이유가 있다.
술은 땅에 부어 땅으로 돌아간 조상의 기운을 불러들이는 의미가 있다.
땅의 기운을 술이 상징한다.
향은 하늘의 기운 상징이다.
그래서 옛 문헌에서는 술 대신에 깨끗한 물 한 사발을 가져다 두었다고 한다.
그것을 현주(玄酒)라고 불렀는데 맹물 한 사발이 '그윽한 술'이 된 것이라고 여겼다.
맹물이 모든 물맛의 으뜸이 된다고 생각한 것이다.
제례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술잔을 돌리는 방향이 아니라 고인을 모시고 기리는 마음이다.
정성껏 모시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