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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형식 선생님
바둑을 두고 있는데 반가운 전화 한 통을 받았다. 웅상초등학교에서 같이 근무 했던 박형식 선생님의 전화였다. 가족과 함께 왔는데 한번 찾아 뵈었으면 좋겠다 고 하기에 찾아오는 길을 대략 알려주고 급히 집으로 왔다. 잠시 후에 박선생님 내외와 두 아들이 함께 왔다. 두 아들의 눈빛에는 총명함 이 보성처럼 박혀 있었다. 사실 박형식 선생님과 이희정선생님의 결혼식 때 내가 주례를 섰다. 내가 어떤 주례사를 했는지 궁금하여 컴퓨터를 검색했더니 주례사가 있어 소개한다.
주 례 사 오늘 진원 박씨 가문의 형식 군과 성주이씨 가문의 희정 양이 이렇게 좋은 날을 택하여 결혼식을 올리게 되었습니다. 성스러운 결혼을 축하해 주시기 위해 자리를 함께 하신 하객 여러분께 먼저 감사를 드립니다. 아울러 양가의 부모형제와 일가친척 여러분에게도 축하의 말씀을 올립니다. 신랑 박형식 군은 주례가 교장으로 재직하고 있는 학교의 동료교사로서 교양 있고, 지혜로우며, 일처리가 반듯한 장래가 촉망되는 교사입니다. 그래서 항상 ‘그 반려자는 누가될까?’ 하고 궁금하게 생각했는데, 지난 9월 중순경 인사차 온 신부 이희정 양을 만나 보니 신부 또한 신랑에 버금가는 아름다움과 명석함과 사려 깊음을 겸비한 교사였습니다. 첫눈에 보아도 천생연분임을 알 수 있었습니다. 天 하늘 천, 生 날생, 緣 맺을 연, 分 나눌 분 태어날 때부터 하늘이 맺어준 인연 바로 그것이었습니다.
오늘 새로운 가정을 엮는 신랑 신부님! 아무리 하늘이 맺어 준 인연이라도 소중한 가꿈이 동반되지 않으면 완성도가 떨어집니다. 가정을 소중하게 가꾸기 위해서는 항상 배우고, 가르치고, 사랑하는 마음가짐을 가져야 합니다. 배운다는 것은 자신을 낮추고 상대의 의견을 존중하여 겸허하게 받아들인다는 의미입니다. 가르친다는 것은 서로에게 희망을 갖도록 애정 어린 격려를 하는 것입니다. 사랑한다는 것은 서로 마주 보는 것이 아니라 먼 미래를 함께 바라보는 것입니다. 이것 세 가지가 지켜지면 세 가지의 소리가 들리게 됩니다. 첫째는 책 읽는 소리입니다. 책은 자신을 성장시키는 가장 근원적인 동인입니다. 다음은 애기우는 소리입니다. 애기우는 소리는 사랑의 결정체요, 희망의 원천입니다. 책 읽는 소리와 애기 우는 소리가 맞물려 상승작용을 일으키면 행복한 웃음소리가 떠나지 않습니다. 항상 책 읽는 소리와 얘기우는 소리와 행복한 웃음소리가 함께하길 기원합니다. 남여가 서로 사귐을 전제로 만날 때에는 편집된 화면을 보여 주는데 반해 결혼 생활은 하루 종일 생방송입니다. 생방송은 실수가 있기 마련입니다. 부부는 실수를 한없이 흡수하는 호수여야 합니다. 좋은 남편은 귀머거리요, 좋은 아내는 소경입니다. 좋은 남편은 골라서 듣고, 좋은 아내는 골라서 봅니다. 아내의 인내는 남편의 기를 살려 영예롭게 이끌고, 남편의 인내는 아내를 지혜롭게 이끌어 가정을 행복하게 만듭니다. 부부란 두 사람의 합이 둘이라는 개념이 아니라 하나로 통합된 전체의 개념입니다. 그래서 주머니가 따로 있어서 아니 됩니다. 부부는 주머니가 하나여야 합니다. 그래야 만이 신뢰가 쌓입니다. 신뢰는 서로와 서로를 묶는 동아줄입니다. 명심하기 바랍니다.
오늘 두 분은 비로소 성인이 되었습니다. 성인은 삼족을 가집니다. 남자는 친가, 외가, 처가를 가지게 되고, 여자는 친가, 외가, 시가를 가지게 됩니다. 친가, 외가, 시가, 처가는 하늘의 인연입니다. 하늘이 맺어준 새로운 인연인 시부모와 처부모에게 사랑과 정성과 믿음으로 사람의 도리를 다해 주시기 바랍니다.
축복된 자리의 두 주인공은 부모님과 가족은 물론이고 찾아와 축하해 주는 선후배와 벗들의 고마움은 행복한 보금자리를 일구는 삶으로 보답하기 바랍니다. 그리고 건강하고 총명한 자녀들을 낳아 훌륭하게 기르시는 장한 부모가 되시기 바랍니다. 두 분의 앞날에 건강과 행복과 행운이 함께 하기를 기원하면서 주례사에 가름합니다.
2006년 10월 29일 13:30 주 례 김 상 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