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물에서 '나도'나 '너도'가 들어간 것은 비슷하지만 가짜란 뜻입니다. 너도부추는 부추가 아니고, 나도밤나무 또한 밤나무가 아닙니다. 따라서 '나도 민물고기'는 민물고기가 아닙니다 ㅎㅎㅎ>
충남 보령시에는 웅천천이 흐른다. 길이는 크지 않지만 감돌고기, 쉬리, 미유기, 수많은 각시붕어류, 참게, 은어 등 정말로 우리나라 민물고기의 총집합이었다. 그런데 고 최기철박사님께서 한국 최고의 강이라고 격찬한 이곳 중류에 보령댐이 생기고 하류에는 방조제를 막아 생태계가 너무 변했다.
따라서 이 하천의 생태계를 공부하고 싶어 단숨에 서울에 올라가 교보문구에서 민물고기에 관한 책 있는대로 다 사다가 공부했다. 최기철박사님께서 생존해 계실 때였다. 한참 봐도 그놈이 그놈인지라 함평 천지휴게소에 민물고기 전시관이 생겼다하여 물어물어 그곳을 찾아 주인 세 분으로부터 많은 것을 배웠다.
자! 이제는 민물고기 전시관이다. 큰 맘먹고 웅천천을 뒤졌다. 할 수 있는 방법은 투망질과 어항을 넣는 것이 전부였다. 이것저것 보고 사진도 찍고 놓아주고, 계속 공부했지만 전시관을 만들 자신을 없었다.
꼭 자신감보다는 항상 앞서 덤벙대는 나를 믿어주었던 각시가 이 번만큼은 고려해줄 것을 당부했다.
그래서 우선 어항 둬 개를 들여와 돌고기, 납자루, 쉬리, 각시붕어, 왜몰개, 송사리 등을 키웠다. 가을에 어항을 셋팅하고 키웠는데 다음 해 장마때까지 단 한마리도 죽이질 않고 잘 키웠다. 자! 이정도면 나도 민물고기 전시관을 할 수 있는 실력이 된 것이다............라고 생각한 것은 큰 착각이었다.
사료가 다 떨어져 다시 구입해와 공급한 다음 날 쉬리들이 자빠졌다. 장마에 상한 사료를 주었나? 그런데 다음날 납자루가 한 마리 죽었다. 그 다음부터 서서히 죽어나가 종개와 납자루, 각시붕어 몇마리만 남게 되었다.
그 이유를 생각하니 하우스 여름 온도는 40도에 육박한다. 그런데 민물고기들은 아무리 더워도 하천의 온도는 30도를 넘지 않는다. 아하! 민물고기는 식물과 달리 겨울 얼어죽는 것이 문제가 아니라 만병초처럼 더위에 죽는구나..무슨 재주로 하우스 온도를 30도 이하로 떨어뜨리나? 그 방법은 거의 불가능하여
민물고기를 포기했다.
그런데 어떻게 하여 초등학교 동창을 수십년만에 만났는데, 울 각시와 초등학교 때 같이 육상부였고, 친정동네 출신이라 서로 잘알고 있었던 사이였다. 중요한 것은 민물고기 생태관을 운연하고 있었다. 허! 내 취약점을 보충할 절호의 찬스가 온 것이다.
그 친구는 당초 우리나라 붕어와 미꾸라지를 잡아 생계를 꾸렸는데, 이 분야에서도 중국산이 밀려와 생계의 타격을 입고, 한국민물고기를 관상화시키기 위해 최일선에서 뛰게 된 것이다. 수년 동안 고생 끝에 지금은 그린피쉬, 각 아쿠아룸, 대학 연구소, 양식장 등에서 주문이 잇다르고, 또 무슨 방송국에서 연일 인터뷰가 쇄도하고, 각 대학과 연계해 많은 조사활동을 벌이고 있다.
국립과학원 촉탁연구원이며, 현재 민물고기를 전공하는 교수와 학생들이면 모르는 이가 없을 정도로 민물고기 박사가 되어 있었다. 알게 된 뒤로 매일 죽이맞아 함께 다녔고, 해양과학고 선생 한 분이 추가되어 각시랑 넷이서 한국민물고기 학계를 들었다 놨다 하고 있다.
분재는 포기했지만 옆에 너무 좋은 전문가 친구가 있어 올해는 어떻게 대천의 민물고기만이라도 수집해 전시관을 만들려고 한다. 이쪽 분야에 대해 매일 말리던 울 각시도 친구가 물심양면으로 도와 준다니 가능할 것이라면 힘을 주고 있다. 문제는 민물고기 전시관은 앞서 밝힌 대로 하우스에 차리기 위해서는 정말로 온도를 낮추어야 하는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
겨울에 추워지면 먹이도 않먹고 오히려 관리하기에 편한데, 그것 여름 이 걱정이다. 어떻게 잘되어 '나도'민물고기에서 나도를 떼어내고 민물고기 전시관을 만들어야 할 텐데.....
첫댓글 동물은 도무지 자신이 안생기는군요.
저도 선친께서 앙고라토끼, 부화장, 양, 소, 돼지 등 사육안 것이 없을 정도로 키우셨는데, 정말 동물은 너무 어렵습니다..저도 거의 포기한 부분입니다.
어느분인지 만나고 싶어집니다 혹 성씨가 서씨는 아니지요 ? ㅎㅎㅎ 민물고기 전시장은 돈이 많이 듭니다 한종에 어항하나씩만 계산해도 수억 가져야 할것 같더만요 ... 전 올해 놀고있는 어항에 민물고기 몇종 채워 놓을 생각입니다. 여기서 쉽게 붙잡아 넣을수있는 어종이 수십종은 되니까요 한강(북한강) 본류와 지류가 만나는 합수지점에 살고 있으니...
조성장씨입니다. TV에 많이 나온다고 하는데 요즘은 sbs와 무슨 다큐멘터리 제작중이랍니다. 어항은 이곳저곳에 얻어서 할 생각입니다. 직접 제작하면 정말로 수억 깨질 것 같습니다.
수조크기가 얼마인지는 몰라도 횟집에서 쓰는 냉각기를 이용하시던지 지하수를 깊이 파서 이용하시면 해결되지 않을까요?
예, 그것도 좋은 방법이구요..차광막을 두껍게 치면 가능할 것같습니다.
우리나라 어종은 1급수에서 3급수에 이르는 어종이 있지만 웅천 정도면 1-2급수 정도 되나요? 그렇다면 물의 유속도 고려해야 하고 수온 조절하고 등등 아마 내수면 연구소 정도 돼야 할 걸요. 신중히 검토하시기 바랍니다.
예 아주 신중히 생각하고 있습니다. 뭐든지 저지르고 말았는데, 이 분야는 10여년 전부터 망설이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