덥다고 집에만 있을 수야 없다. 요즘 제주는 연일 불볕더위와 열대야로 잠못이루지만, 그래도 삼다도 제주의 여름엔 바람이 있어 다행.
오늘, 제주의 걷기 모임 친구들과 아라동 역사문화탐방길을 산천단에서 오전 9시 30분에 시작해 관음사까지 왕복 약 7km를 휴식시간 포함, 3 시간에 걸려 걸었다.
천천히 걸으며 숲의 정기를 마시고, 비 온 후 피어난 다양한 버섯의 생김새에 감탄하고, 계곡 물에 잠시 발담그고 쉬면서는 행복, 성공, 인생, 달마와 혜가, 철학을 논하며 웃음과 함께 제법 심각한 얘기를 나누고, 바람이 불어오는 편백나무숲에선 제주의 자연과 환경을 걱정했다.
여름날은 무더위에 자칫 몸의 균형을 잃기 쉬운데 이렇듯 적당한 걷기와 더불어 즐거움을 누리며 자연과 교감하는 시간은 마치 보약과도 같으며, 숲 속에서 듣는 바람 소리와 자연의 향기는 그 자체로 마음을 차분히 달래주는 명상과도 같은 것.
기상 상황이 안좋아 한라산에 오를 수 없을 땐 대신 이 곳에서 하늘에 재를 올렸다는 산천단
날씨가 더울 수록 숲의 향기는 더욱 짙어진다.
비록 계곡의 물은 말랐지만 그래도 단체 사진, 오늘의 걷기 선수는 총 8명
마치 거북이 등 같이 생긴 버섯의 크기가 대단하다.
이렇게 계곡을 따라가는 길을 제주어로는 '내창길' 이라 한다.
계곡바람을 벗삼아 잠시 휴식. 우연찮게 8명 중 무려 4명이 충청도 출신.ㅎㅎ 여기서 많은 웃음과 함께 제법 철학적인 얘기를 나누다,
물이 적어 발 담근 사람도 있고, 못담근 사람도 있지만 모두가 즐겁다.
계곡의 바위 틈에 서있는 나무가 참 신령스런 모습이다.
용암바위에 새겨진 세월의 흔적
언제나 그렇듯 돌아오는 길은 한층 여유가 있다.
걷기를 마치고는 제주대학교 인근의 맛집 '죽성고을' 에서 맛난 점심식사를 하고는 헤어져, 일부는 물놀이의 아쉬움을 달래려 5.16도로를 넘어 서귀포로 가고, 일부는 집으로 귀가하다.
첫댓글 사진중에 오래된 유로팬분을 여기서 이렇게 뵙게되니 반갑고 새롭네요~
서울생활 정리하고 제주에서 살고있다는건 알고있었지만 건강하게 잘 지내시는것같아 보기 좋네여~ㅎㅎ
나그네님 이 무더위에 건강하게 잘 지내시는지요. 아! 사진 속에 아는 분이 있다고요. 그 분이 누군지 궁금한데요.ㅎㅎ
@훈장(박훈종) 붉은색계통의 티셔츠를 입은 여자분~ㅎㅎ
@나그네 아하! 여기 걷기 모임에선 '누리' 라는 닉네임을 쓰시는 분. 저도 이 날 첨 뵀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