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백죽당 배상지 선조의 아우인 공조전서(工曹典書) 배상공(裵尙恭) 선조의 무덤(안동 풍산읍 소재)에 세워진 비석의 비문을 외외손봉사(外外孫奉祀: 외손의 외손이 제사를 모심)를 하고 있는 풍산 류씨 문중에서 2023년에 탁본을 해서 인계해 준 것과 <<흥해배씨 세적>>에 실린 비문의 내용을 합해서 만든 원고이다.
공조전서 배상공 선조는 고려 공민왕 때 문과 급제하여 공조전서(전서는 요즘 장관)를 지내다가, 백죽당 선조와 더불어 안동으로 낙향하였다. 배상공 선조는 하회마을에 거주하였고, 아들 배소(裵素: 이조정랑) 선조, 손자 배계종(裵繼宗: 사헌부 감찰) 선조가 있었으나, 배계종 선조에게는 아들이 없었다. 배소 선조의 맏사위가 권옹(權雍: 경력, 평창군사)이었는데, 권옹의 둘째 사위가 풍산류씨 하회 입향조 류종혜(柳從惠: 공조전서)의 외동 손자였던 류소(柳沼: 호군)였고, 류소는 오늘날 하회마을 모든 풍산류씨의 조상이다. 그러니 공조전서 배상공 선조, 배소 선조, 배계종 선조에 이르기까지 3대를 모두 풍산류씨 문중에서 외외손 봉사를 지금까지 하고 있다. 또한 배소 선조의 넷째 사위가 광주 안씨 하회마을 입향조였던 안성(安省: 경상감사)의 아들 안종생(安從生: 사헌부 감찰)이었다. 참고로, 조선후기 실학자로 <<동사강목>>이란 역사서를 저술한 순암 안정복 선생은 안종생의 후손이다. 그러므로 배상공 선조는 풍산 류씨 하회마을 입향조 류종혜보다 한 세대가 더 미리 내려갔으나, 애석하게도 3대에서 부계 후손이 단절되었다.
탁본자료와 <<흥해배씨세적>>에 실린 비문 2종의 원문을 대조해보니, 약간의 차이가 있었는데 탁본 자료의 글자 수가 조금 더 많았다. 물론 오래된 비문의 탁본만으로는 전문을 파악하기 어려웠다. <<흥해배씨세적>>에 수록된 전서공 비문의 원문을 입력하여 한문학 전공 배종석 교수(중국 복단대학교)에게 탁본자료와 함께 전달하였다. 이 글은 배종석 교수가 원문 2종을 대조하면서 번역한 것을, 배영동 교수가 내용에 더 맞게 교열한 것이다. 전서공의 후손 또는 그 사위로 워낙 다수의 인물이 등장할 뿐만 아니라, 동일한 관직을 지낸 인물이 많아서, 내용의 갈래를 찾아서 이해하는 것이 어려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