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난리가 우리 생활을 제약하기 시작한지 벌써 4개월을 훌쩍 넘었다
2월초 결국 아들을 보러 가려던 휴스턴행 비행기표를 출발 이틀전에 한달이면 ᅟ괜찮아 질줄
알고 연기한후 냉장고를 싹 비운 덕(?)에 당장 먹을 음식을 사러 장을 보느라 마트에 간적이 있었고
다시 한달후에도 3월에 출국 이틀전 뱅기표를 패널티 물고 영영 취소한후 두 번째 장을 본 것 빼고.. 많은 사람 접촉이 무서워서 4개월간 단 한번도 마트장을 안보고 살아왔다
친구들이 ”너는 오랬동안 평소 인터넷 장을 즐기더니 앞날을 내다 봤구나“ 부러워 하면서도
자기들은 눈으로 신선도를 꼭 보고 사야 하고 아무래도 비싸겠지! 한다
나의 단골 지마켓, 쿠팡, 이마트 등등 역사가 오래된 것은 물론 온라인 배달장도 진화를 거듭하여 아침마다 눈을 뜨면 카톡으로 수없이 이런 유혹의 멧세지가 오면
주문 즉시 저장된 주소와 카드의 얼굴인식 확인등 서너번 클릭에 카페베네 라테도 아주 싸게 사고 즉석 냉면도 샀는데
이번엔 살아서 움직이는 낙지가 속성 배달 되었다 사진엔 썰어서 접시에 담겨있기에 샀는데...
난 괜히 징그럽고 무섭고 벌 받을 것 같아서 요리에 자신이 없어 남편더러 잡아서 썰어달랬더니 자기도 무서워서 싫다면서...
어린시절 집앞에 새가 거의 죽었는데 형들과 그 새를 구워 먹었더니 다음날 형이 대학시험에 불합격돼서 형이 오늘 까지 인생이 안풀린다고 살아있는 목숨 죽이는거 안좋다고 결혼후 처음 나에게 숨겼던? 말을한다
결국 그 산낙지 언니한테 줬더니 맛있게..잘먹었다고 카톡이 왔다
살아 움직이는 낙지를 보면서 저 것도 생명체인데 내가 저 봉지속에서 곧 죽을 신세로 감금됐다면? 너무 무섭고 불쌍해서 안먹길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남들은 코로나 때문에 외식이 줄어서 요리 솜씨가 괄목할만하게 늘었다는대...
나는 잘 먹어 봤자 살만 찌지 하면서...요리는 정말 싫고 재주도 꽝이니 남편이 불쌍하다
느낄때도 많다
요즘은 국가 재난 기금이 우리부부기준 60만원이 생기니 동네 작은 마트에서 장을 직접 봐야
유효하기에 생도라지를 사다가 ”인터넷 네이버 요리 법”에 의거
우선 쓴맛을 빼는 과정에서 굵은 소금에 박박 주물렀지만 계속 쓴맛 가셨나 하는 맛만 보다가 입속이 얼큰하고 위까지 메스꺼워서 겨우 해놓고 다시는 도전 않기로...
라면보다 더 쉬운 만두국이 최고이다
라면처럼 뒤적거릴 필요조차 없이 냉동만두 꺼내자마자 온갖 마른양념 들어있는 ”다시팩“을 동시 넣고 끓이다가 젓가락으로 익었나? 푹 찔러 보면 완성 ~~
한일관 만두국 보다 더 맜있다 다시팩 부직포가 행여 발암물질이 나올까봐 내용물을 티 망에 넣었다 .. 옛날 엄마가 만두 만들때 김치와 두부와 당면을 어마하게 큰 양푼에 버무리고 빚고 하는것을 종종 봤다
지금 얼마나 좋은 세상인가 ......나는 요즘 시대에 맞는 사람이야~ 호 호
요즘 착한 은퇴남편들은 식사한끼 정도는 스스로 차린다고 한다
울남편도 감사(?)하게 아침은 요리가 아닌 주섬 주섬 준비인지라 고구마 굽고
토마토 썰고 과일이랑 계란이랑 잘 차린다 실은 내가 주로 늦잠을 자므로 나를 기다리다보면
배가 고파서 먼저 차려놓는다...
아래사진은
가끔 테라스 아파트 딸집에가서 간단 아침을 이렇게 내가 차려준다 남편은 아침을 내가 차려주니 신나서 경치도 즐기며 "이 집이 아들집이라면 이렇게 못즐기지??" 한다
1. 내 친구는 남편이 김치와 찌개 만들기는 물론 온갖 반찬에 심지어 어리굴젓, 매실주까지 담근다고 하니 모두들 부럼~부럼~ 이다
2. 남편이 식사때마다 보조로 옆에 이것 저것 씻어주고 도마질 해주고 양념이랑 집어 주면서 함께 반찬하니 사이도 좋아 졌고 요리무능 남편도 자기가 도움주니 만족해 한다는 다른 친구...
3. 남편도 은퇴했으니 나도 가사일 은퇴하고 싶고 죽이 되든 밥이 되든 라면이라도 남편이 한끼는 스스로 맡아 줬으면 하는 또 다른 친구...
4.평생 가족위해 돈 (많이) 벌어준 사람이라 요리 솜씨가 아무래도 주부들과 같겠냐.. 내가 힘들때까지 계속 밥은 해야 한다는 친구...
5.부인이 모든 요리 자료를 꺼내주면 남편이 미리미리 혼자서 씻고 자르고 다지고 다 준비해준다
그 다음 부인이 양념 꺼내서 요리했더니 편해서 좋더라는 친구...
나는 울남편에게 5번 친구의 경우를 부탁(?) 했더니 그리 했는데 정말 요리가 편해지고,
귀찮아서 망설이던 반찬도 쉽게 조리하는 일이 생겨서
” 그것 봐요 당신도 잘 얻어 먹고 나도 편하게 요리하니 서로 좋네...“ ㅎㅎㅎㅎ
이제는 코로나 때문에 모임도 없어지고 외식도 극도로 꺼리니 이런 가정 요리에 까지 코로나가 지배한다 남편들이 집밥 요리사가 되었다 우리 사위도 집밥 먹는 일이 많아지니, 몸에 좋고 좋고 간편한 식사로 바꿨다 너무 피곤한 직업이라 가사 분담은 못하지만....
미리 2-3일치 잘라놓은 버섯, 토마토, 통마늘, 양파 브로컬리, 파 ,아스파라거스, 견과류와 새우 및 조개, 치킨 등을 올리브 오일 반공기 정도에 넣고 볶은후 먹기 직전 고춧가루와 허브 쏠트를 살짝 뿌려
먹는다 스페인 요리 변형으로 "감바스" 라고 한다
사위는 점심이야 할수 없이 매식이지만 이런 음식을 밥도 김치도 다른 반찬 아무것도 없이
코로나 이후 몇달째 퇴근후 허겁지겁 먹으면서 너무 너무 맛있다고 한다 (딸이 5분만에 뚝딱 볶아준다)
내가 심어준 상추와 토마토를 손자가 물을 잘 주는데도 비실 비실 시들어가지만 간간히 따서 배달 샐러드와 함께 삶은 계란 ,군고구마 로 딸의 아침은 간단히 때우고...
손주도 볶음밥이나 카레라이스이나 유부초밥으로 올 인 원 스타일로 간단히 해준다
그래도 유치원에서 한국식 김치와 국을 매일 먹이니 점점 먹을줄은 안다
이런 젊은 세대들과 함께 어울린다는것은 이젠 식생활에서부터 너무나 공통점이 없어서
서로 불편할뿐이다 우리부부는 아침식은 간단히 먹더라도 점심 저녁은 한식이 꼭 땡긴다
우리 세대에는 그저 고추장찌개에 김치에 조림류 반찬에 여러 가지 반찬 주~욱 늘어놓고 먹는 스타일인데 코로나 때문에
반찬 각자 따로먹기,
떠들며 먹지말기,
입 꼭 다물고먹기, 먹던 반찬 버리기..등등 때문에 혼밥족이 은근히 권장?? 추세이다
그러나 나는 점심과 저녁은 집밥이건 식당이건 맛있는 한식으로 꼭 먹고 싶다
( 내가 자주 가는 양수리 유기농 쌈밥집 메뉴인데 칼칼한 된장국과 기름기 없는 돼지고기 두루치기가 맛있다)
아래는 이조 밥상 식당인데 식사 끝물에 나오는 토속한식 반찬이다
아래는 울집근처 실비 식당인데 요즘 코로나이지만 슬슬 먹으러 가기 시작했다 삼계탕 반마리라 반계탕이라 부르는 메뉴이고 청국장도 맛있지만 깍뚜기가 시원하게 맛있다
나는 육류나 일식같은 비싼 음식보다는 채소로된 싼음식을 좋아하니 돈이 안들어가서
남편에게 매번 당신 장가 한번 잘갔다고 말한다 ...
첫댓글 먹는 이야기가 흥미롭네요.
매일 세끼를 꼭 먹어야 한다는 강박관념을 없애고부터 식사만들기가 쉽고, 재미있어졌어요.
저녁을 늦게 먹는 날은 그 다음날 아점쯤으로 먹어서 한끼를 줄일때도 있구요.
하루 한끼 뭔가(?) 하는 느낌으로 준비하면, 그것도 즐겁더군요.
매일 똑같은 시간에 먹어야 한다는 그런 규칙을 좀 깼지요.
저녁을 일찍 먹으면, 아침을 먹고 뭐 그런식이에요.
말하자면 간헐적 단식인데, 그게 음식에 대한 속박에서 벗어나게 하더군요. 제게는.^^
한국은 맛있는거 너무 많아요
냉메밀소바, 만두, 전복,
전교수님이 차리신 아침은 건강식..
감바스는 나도 해 봐야겠어요
진우가 파자마 입고
물 주고 있는 모습
너무 귀여워요
많이 컷네요
요즘은 남자분들도 음식 잘 하시는 분들이 너무 많아요! 제 남편도 음식하길 즐기는데, 말로는 제가 넘 맛있게 해줘서
자기가 요리할 시간도, 필요성도 없다고 아부까지~ ㅎㅎ
맛있는 음식들 사진 잘 봤습니다!~ 전 한때 미국 달라스에 살았었는데 아드님이 휴스톤에 사시는군요?
이제 미국 여행 언제 가볼지 모르겠습니다!~ㅠ.ㅠ
우리 남편도 오래간만에 지인한테 전화를 했더니
"요즈음 내 요리솜씨가 날로 날로 일취월장 하고 있습니다"
하더라구요
이 집콕시절에
집집마다 남편들이 요리에 재미를 붙이나 봅니다
지금 은퇴세대 남자분들 대부분은 자랄때 부모로부터, 특히 할머니로 부터
남자는 부엌에 들어가면 안된다고 듣고 자란 세대이실텐데,
은퇴하시고 집밥 요리사가 되신 분들도 있으시다니 상전벽해네요.
한국의 편리한 택배 덕분에 주문배달 시장이 엄청 발전했고,
간편음식들도 맛이나 영양면에서 사람들이 좋아하겠군요.
산낙지, 저도 손질 자신없는데, 다리가 저렇게나 길었네요.
건강에 좋고 푸짐한 한식과 토속음식들이 만들기쉬운 스파게티보다 가격이 더 착한것 같으네요.
저도 선택권이 있슴 이왕이면 한식인데, 제 주변엔 한국 식당이 없으니 한번씩 아쉽습니다.
어쨌든지 무탈하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