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 이야기>(채만식) 독후감
출판사 : 창작과비평사 / 발행일 : 1987. 11 / 페이지수 : 582(채만식전집)
이 작품은 1946년 해방 문학 선집 에 수록된 농촌 소설이다. 그의 다른 작품 도야지 와 함께 과도기의 사회상을 풍자한 수작으로 꼽힌다. 해방 직후 혼란기의 사회상을 냉소하는 듯한 태도로 묘사함으로써 독특한 풍자의 세계를 구축하고 있다.
이 소설은 8.15 직후 과도기의 사회상 중 국가의 농정을 풍자한 소설로 두 개의 중심 사건이 기둥을 이룬다. 지식인으로서 당대 농민의 참상을 관찰하여 객관적으로 폭로하고, 농민을 수탈하는 사회 제도에 대한 날카로운 비판과 개혁 의지가 냉소적인 태도로 묘사되어 독특한 풍자적 세계를 구축하고 있다.
이 작품에서 한 생원은 자신의 땅을 해방이 되면서 되찾으리라는 기대가 좌절되자, 분노를 금치 못하고 나라에 대해 냉소적인 태도를 가진다. 한 생원의 아버지가 품삯을 받아 모은 돈으로 장만한 스무 마지기 땅 중에서 열서 마지기는 탐관오리에 의해 빼앗기는 데에서도, 남은 일곱 마지기 농사로 근근이 살아가다가 이것마저 일본인에게 팔아야 했던 데에서도 좌절을 겪는다. 농토의 진정한 주인은 농민들임에도 불구하고, 이들은 늘 농토를 빼앗기거나 잃어버리는 처지에 놓이고 마는 데에서 좌절하고 분노하는 것이다. 이 작품은 토지 수탈과 왜곡된 토지 제도는 해방이 되어서도 조금도 달라진 것이 없다는 비판적인 시각에서 출발하고 있다.
허생원은 일본인과 나라에 아버지의 재산인 밭과 논을 빼앗긴 후, 동네 사람들에게는 일본인이 이 땅에서 쫓겨나면 자기 땅을 되찾는다고 떵떵거린다. 하지만 일본인이 우리 나라에서 쫓겨난 후 허생원은 자기 땅을 받지 못한다. 일본인은 물러갔으나 그 전에 소유주가 바뀌어서 되찾을 수 없게 되고 논마저 나라에서 관리하게 된다. 여기서 허생원은 자신은 나라 없는 백성이라고 한탄하며 혼잣말로 해방 때 만세를 부르지 않길 잘했다고 중얼거린다.
여기서 우리는 풍자문화를 엿볼 수 있다.
풍자문학이란 그 시대의 한 사회를 지배하고 있는 모순과 불합리성을 조롱, 멸시, 분노, 증오 등의 여러 정서상태를 통해서 독자를 감동시켜 이를 비판하고 고발하는 사회적 문학 양식이다. 풍자는 어리석음 폭로, 사악함에 대한 징벌을 주축으로 하는 기지, 조롱, 반어, 비꼼, 냉소, 조소, 욕설 등의 어조를 포괄하므로, 문학의 어느 갈래에서나 자가가 전개하는 논의나 교훈이 선행하게 된다. 풍자문학은 유개념의 갈래에 포괄되는 하위 개념의 갈래이며, 한국문학에서는 풍자 소설, 풍자극, 풍자시 따위의 명칭으로서보다는 가전체 설이나 의인화 소설, 실학파의 소설과 탈춤, 판소리, 인형극, 하층민의 민요의 넓은 영역에 걸쳐서 나타났다. 이 작품에서도 구민들의 희망과 욕구를 소외시킨 해방 정국을 비판․풍자하고 있는 것을 찾아 볼 수 있다.
이 소설은 해방 전과 해방 후의 과도기의 사회상중 국가 농정을 풍자한 소설로서 여기서 작자는 허생원을 통하여 이때의 나라와 정부를 비판․풍자하는 것이다.
하지만 허생원에게서도 아이러니가 있다. 허생원은 해방되기 전에는 일본인들이 쫓겨나면 자기 땅을 되찾을 것이라는 기대감에 부풀려도 있었다. 하지만 맨 끝에 땅을 찾지 못하자 혼잣말로 "오늘부터 난 도루 없는 나라 없는 백성이라네" 이런 말과 "해방 때 만세 부르지 않기를 잘했지"에서 금세 마음과 행동이 바뀐다.
채만식이라는 인물을 찾아보았다. 채만식은 한때는 일본의 극단적 억압 때문에 자신의 의식을 적극적으로 표현하지 못하고 그 억압에 따랐지만 나중에는 스스로를 비판하고 반성하며, 다시 소설을 썼다.
그 대표적인 예가 민족의 죄인이다.
난 여기서 허생원을 보고 그래도 내가 속한 나라인데 나라 없는 백성이라는 것과 그 중에서도 남은 논과 밭을 놀음과 빚에 다 뺏긴 것을 보고 우리 현대사회에서도 이런 일이 있을 것이라고도 생각해 보았다.
허생원은 그때 정신을 차리고 혼자 다시 해도 될 것이었을 것이다. 여기서 우리 정부의 한계와 민족적 사회적 모순을 적나라하게 파헤치고 이를 날카롭게 비판하면서 개선방향까지 암시하려는 채만식의 논증이 엿보인다.
지금의 정치인들은 모두 자기 욕심만 채우려고 노력하고 나라살림은 거들떠보지도 않는다.
이처럼 우리 나라는 다시 한번 다른 나라의 식민지.. 아니 지금은 식민지는 다시는 생길 수가 없지만.. 산업식민지가 될 것이다.
우리 나라도 어서 옛날의 일을 반성하며 다시 한번 도약할 때라고 생각한다.
'난 오늘부터 나라 없는 백성이다'
이 말은 우리 나라에서 다시는 생기면 되지 않는 말이며, 백성이란 한 나라에 속해서 그 나라를 이끌고 일으키는 하나의 모둠이라는 것을 잊으면 안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