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만 좀 튕겨!” 콧대 높은 그녀에게 던진 한마디. 그녀에게 이 말 대신 “그만 좀 퉁겨!”라고 해도 뜻이 통할까?
다른 사람의 요구나 의견을 거절하다는 의미로 ‘튕기다’와 ‘퉁기다’ 모두 사용할 수 있다. “튕기지 말고 만나 봐” “한 번 퉁기는 게 아니라면 확실하게 거절해”처럼 쓰면 된다.
이들 단어는 현악기의 현을 당겼다 놓아 소리 나게 하다는 뜻으로도 사용할 수 있다. “기타 줄을 튕기며 노래하는 모습에 반했다”에서 ‘튕기며’를 ‘퉁기며’로 써도 무방하다.
‘튕기다’와 ‘퉁기다’는 이처럼 같은 뜻으로도 사용하지만 의미를 구분해야 할 때가 있다. 다른 물체에 부딪치거나 힘을 받아 반대 방향으로 운동하는 것을 이를 때는 ‘퉁기다’를 쓸 수 없다. “오른발로 밀어 찬 공이 골대를 맞고 퉁기고 말았다” “그는 용수철이 퉁겨 오르듯 벌떡 일어났다”와 같이 사용해선 안 된다. ‘튕기고’ ‘튕겨’로 고쳐야 의미가 통한다.
‘튕기다’와 발음이 비슷해 혼동하는 말로는 ‘튀기다’도 있다. 끓는 기름에 넣거나 열을 가해 부풀리는 것을 가리킬 때를 제외하고는 “공을 튀기다/물을 튀기다/손가락을 튀기다/주판알을 튀기다”처럼 ‘튕기다’와 거의 비슷한 뜻으로 쓰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