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제 외포항 약대구
신영희
깊은 바다에서 살찌웠다
약이 없던 시절 누군가를 살리려고
생물 대구는 기꺼이 내어놓았다
무수히 많은 알 품은 몸뚱아리
소금기 잔뜩 머금고 해풍에 몸을 맡겼다
물기 없이 비틀어 말린 그 몸
누군가의 피폐한 몸을 살리고저
아낌없이 모든 것 다 내어 놓았다
거제 외포항 약대구가 장대에 걸려있다
겨울 바람 세차게 불어와도
빗줄기가 뽈을 때려도
아랑곳 하지 않고 제 몸에 소금 가득 채우고
희생 제물로 기꺼이 매달렸다.
심청이 같은 약대구가 줄지어 있다
공양미 삼백석도 받지 않은 채
* 약대구: 대구 내장을 다 꺼내고 알만 뱃속에 넣고 소금을 뿌려 말려서 약용으로 사용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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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제 외포항 약대구
신영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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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1.29 08:26
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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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추운 겨울날 가끔 아침에 대구탕 한그릇 너무 시원하고 좋습니다.
저는 술은 잘 못마시지만 그래도 아침에 해장이 됩니다.
대구를 약으로도 썼나봅니다.
잘 감상했습니다.^^
자신을 키워준 바다에 대한 보답을 인간에게 부려놓는군요.
육신을 마지막으로 내려놓을 때 그 정성이 무엇을 향해야 하는지
생각하게 합니다.
소금같은 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