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가 자꾸만 길어 집니다.
겨울 밤은 길고도 길었습니다. 옆에 늘 주역을 두고 읽었습니다.
마음이 곧고 바르면 이롭다.
만고불변의 진리입니다.
진리가 능욕당하면 난세가 됩니다.
난세에는 사람만 고통을 당하는 것이 아닙니다.
소나 돼지, 닭 등의 가축에서부터 나무, 강물, 공기에 이르기까지 땅이 싣고 있는 모든 것들이 병들고 신음합니다.
세상 모든 것을 싣고 있는 땅이 견디지를 못하는 데 뭣 하나 제대로 자리를 지킬 수 있을까 답답한 마음이 앞섭니다.
곧고 바르지 못한 마음이 부른 흉화입니다.
가까운 분들께서 메주와 된장을 부탁해 왔습니다.
콩이 너무 비싸 '본전'이라도 할 수 있을 지 걱정되어 대충 셈을 해 보았습니다.
인터넷 조회 결과 일반적으로 된장 1kg이 12,000원 정도 되더군요.
인건비는 고사하고 재료비조차 회수할 수 없겠더군요.
국산콩 1되 12,000원.
6~7시간 가마솥에 삶아 자루에 넣어 밟아 으깬 다음 메주틀에 넣어 다시 꼭꼭 밟아 모양을 만들고, 하루쯤 뒤에 짚으로 메주집을 만들어 달아 말립니다.
거죽이 어느 정도 딱딱하게 마르면 또 방으로 옮겨 넣어 띄어야지요.
말이 쉽니 둘이서 하루 50kg도 만들기 어렵습니다.
관리 또한 쉬운 일이 아니지요.
두 해 이상 묶은 간수 빠진 질좋은 천일염 30kg 포대당 35,000원.
물은 적생 화강암으로 이루어진 최정산 아래 샘에서 직접 퍼 옵니다.
설 지나 첫 번째 닭날,
기도하는 마음으로 장을 담았습니다.
된장은 그렇게 담는 것으로 알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장독이 아니면 된장이 되지 않는 걸로 알고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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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중에 알게 되었습니다.
콩은 kg당 3,400원이 넘어가면 안 된다.
메주 만드는 과정은 아예 없다.
대혁 압력솥에 콩을 넣고 한시간 정도만 가열하면 익는다.
거기에다 황국이라는 인공 발효제 넣으면 며칠만 지나면 발효된다.
거기에 각종 합성 아미노산과 여러 첨가물을 섞어서 기계로 갈아 통에 담으면 되는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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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g당 1,2000원짜리.
한결같이 전통식품 인정딱지를 떡하니 붙이고 100퍼센트 국산콩에 전통적 방식으로 만들었다고 말합니다.
마음이 곧고 발라야 이롭다.
무척 서글픈 현실입니다.
어제 오늘은 도무지 일이 손에 잡히지 않습니다.
우울한 마음에 몇 자 적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