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혁 존재의 선언□
나는 상처 받는 것을 두려워하는 사람이다.
그래서 나는 상처를 드러내지 않기 위해 나를 항상 꽁꽁 싸매며 살았다.
누구도 들어올 수 없는 두터운 벽.
나는 좁디좁은 세상 속에서 잘 잘못을 따지고
좋아하는 사람, 싫어하는 사람을 나눴다.
나는 뭐든 잘하고 싶었다.
그러면 사람들이 나를 좋아해 줄 테니까.
사람들이 좋아해주는 사람이 되면 상처 받지 않는 줄 알았다.
그러다보니 남의 시선을 늘 신경 써야했다.
나는 사회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는 모든 사람들을
제거해 버리고 싶었다.
나는 스스로에게 엄격한 규정을 적용하며 살다보니
무슨 일이든 마음 편히 할 수가 없었다.
남의 눈치를 살피며 남보다 잘 하려고 하다 보니
정작 나 자신에게는 최선을 다 하지 않았다.
나는 스스로 만족스런 결과를 얻고도
다른 사람들이 만족하지 않으면 내가 틀린 거라고 생각 했다.
사람들의 평가가 두려웠고,
그 평가로 인해 내가 버려질까 두려웠다.
그러다 보니 무슨 일을 하더라도 언제나 미련이 남았다.
그렇게 놓쳐버리고 후회 했던 일들이 하나 둘 쌓여가 마침내 산더미가 되었다.
산속에 들어가 화두를 붙잡던 도중, 말씀이 들려왔다.
"어떻게 사랑할 것인가"
"망설이지 마라"
사랑 할 기회는 언제나 나를 찾아왔다.
그럴 때 마다 나는 마주 할 용기를 내지 못하고 미련만 남겨둔 채
장벽 뒤에 숨어서 흘깃 흘깃 훔쳐만 보았다.
사랑 할 기회는 수 없이 나를 찾아왔지만 나는 늘 숨어버리기에 바빴다.
그렇게 사랑과 멀어져 가고 있을 때 선생님께서는 나에게
“모든 배움은 사랑을 통해서 온다.”는 걸 기억나게 해주셨다.
삼무곡에서 6년을 지내면서 어떻게 배워야 하는지 알고 있었다.
하지만 현곡의 가르침을 잊지 않고 살 확신이 없었다.
그렇게 겁먹은 토끼처럼 잔뜩 움츠러든 나에게,
선생님은 상처와 마주 할 용기를 주셨고
내가 선택한 일에 망설이거나 두리번거리지 않을 확신을 주셨다.
삼무곡을 졸업한다고 내가 대단한 사람이 된 것은 아니다.
물론 평소 안하던 짓을 하는 멋진 사람이 된 것도 아니다.
하지만 삼무곡은 나 자신에 대한 확신을 심어주었다.
나는 오늘 나를 선언한다.
나는 어떤 일이든 정면으로 마주하는 존재다.
나는 나의 선택을 믿고 확신하는 존재다.
삼계
1.우연이 아니다.
2.목적 너머의 목적이 있다.
3.상처받음을 두려워마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