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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영 한국교육개발원 국제협력실 실장
현재 학교에 재학 중인 학생에게 미래사회에 필요한 역량은 무엇일까? 이 문제는 교육내용과 교수방법 등을 고민하고 학생들을 교육하는 사람들에게는 매우 중요한 것이다. 현재를 사는 우리가 미래를 살아야 하는 어린 학생들에게 그들이 건전하고 의미있는 삶을 영위할 수 있도록 자질을 갖추어 주는 것이야말로 교육이 갖는 중요한 목표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여기에서는 해외의 주요 교육동향으로 ‘OECD 교육 2030 : 미래 교육과 역량 (OECD Education 2030: The Future of Education and Skills)프로젝트’를 소개하고자 한다. OECD 교육 2030 프로젝트는 현재 중학교를 다니고 있는 학생이 취업을 하고 사회에 진출하는 시기인 2030년 무렵 필요할 것으로 예상되는 미래핵심역량이 무엇인가와, 이를 어떻게 학교교육을 통해서 학생이 학습하고 역량을 키워갈 수 있도록 할 것인가라는 고민에서 출발한 사업이다. OECD는 새로운 교육사업이나 연구를 위한 예산배분이나 사업추진을 결정할 때 수행 과정에서의 관심 회원국이 해당 연구나 사업에 갖는 관심 정도, 그 주제가 갖는 의미의 중요성 등을 바탕으로 우선 순위를 평가한다. 여기에서 소개하는 ‘OECD 교육 2030 프로젝트’는 최근에 실시한 회원국 관심도 조사에서도 매우 높은 결과를 얻어 우리나라를 포함한 선진국이 갖는 교육내용과 관련 정책에 갖는 관심의 향방을 엿볼 수 있다.
우리나라와 OECD회원국을 비롯한 29개 국가가 참여하는 ‘OECD 교육 2030 :미래교육과 역량 프로젝트’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2015년부터 학교교육의 혁신을 위한 방향 설정을 염두에 두고 출범시킨 교육사업으로, 21세기 미래핵심역량을 규정한 OECD DeSeCo사업의 후속의 의미를 지니고 있다. 다만 DeSeCo사업이 역량개념에 방점을 두었다면, 교육2030 프로젝트는 개념을 넘어서 학교교육에서의 실행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할 수 있다.
OECD는 본 프로젝트의 목적을 개별 국가에서 고민하고 있는 미래에 필요한 지식이나 기술은 무엇이고, 어떠한 태도와 가치를 오늘날의 학생들에게 배양시켜 건강한 미래사회를 준비할 수 있는가에 대한 답을 찾을 수 있도록 돕는 것이라 제시하였다. 그리고 이러한 교육의 방향성 설정에 있어서 한 국가나 OECD라는 기구가 일방적으로 제시하기보다는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다양한 영역의 전문가 간 논의를 통해서 공통의 이해점을 찾고, 방향을 설정하는 것임을 강조하고 있다(OECD, 2018, OECD Education 2030, www.oecd.org/education/2030/).
OECD는 본 사업을 2단계로 나누어 추진하고 있다. 2105부터 2018년까지 수행되는 제 1기는 역량개념틀 개발을 주요 목표로 설정하고, 미래사회에 필요한 역량을 탐색하고 현재 개별 국가에서 강조하여 교육하는 역량은 무엇인가를 파악하는데 중점을 두고 있다. 올해 말 학습 프레임워크의 최종안을 확정할 계획이다. 2019년부터 시작되는 2기에서는 국제적 수준의 교육과정 분석과 함께, 의도된 교육과정이 효과적으로 학교에서 실행될 수 있는 원칙과 교수학습방법 설계에 관한 공통적 개념 개발, 그리고 교육실행의 주요 주체라고 할 수 있는 교사에게 필요한 역량과 특성에 대한 탐색을 계획하고 있다.
앞에서 설명하였듯이 본 사업은 OECD DeSeCo의 2기적 성격을 띠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지만 몇 가지 특징을 지니고 있다. 그 첫 번째가 우리가 원하는 미래라는 능동적인 개념에서 교육의 역할을 강조하고 있다는 것이다. OECD가 2018년 발간한 포지션페이퍼에는 우리가 원하는 미래(Future we want)의 성격을 아래와 같이 제시하였다.
그리고 이를 실현하기 위한 교육의 역할을 강조하였다. 미래의 사회 모습에 맞춘 필요핵심역량을 넘어서 교육을 통해 새로운 사회 구축을 강조한 점은 DeSeCo와는 분명 차별화되는 특성이라 하겠다.
다음 OECD 교육 2030 프로젝트가 강조하는 새로운 요소, 특성 가운데 ‘개인과 사회의 웰빙’, ‘변혁적 역량’이라는 개념이 눈에 띈다. ‘웰빙’은 어찌보면 이미 우리 사회에서 지나칠 정도로 일반화되고 많이 사용되어 왔지만, 그 개념에 대한 깊이와 폭은 사회마다 다르다는 우려가 있을 수 있다. 하지만, 개인과 사회의 건전성이라는 측면에서 보았을 때 일반적으로 통용될 수 있는 개념이고, 의미있게 다루어져야 할 사안이다. 사회의 변혁을 이끌어 낼 수 있는 역량을 강조한다는 측면에서 보았을 때 앞에서 언급하였듯이 실천, 실행에 방점을 두는 본 프로젝트의 성격을 알 수 있다. 끝으로 본 프로젝트는 교육, 학습의 능동적 역할자로서의 학생주체(Student Agency)를 강조하고 있다. 학생주체와 변혁적 역량에 대해서는 학습 프레임워크를 설명하는 아래에서 보다 자세히 설명하겠다.
앞에서 기술한 바와 같이 OECD 교육 2030 : 미래교육과 역량 프로젝트는 학생들이 성인이 되어 건강한 사회 구성원으로서의 역할을 수행할 수 있기 위해서는 학교교육은 어떠한 방향으로 이루어져야 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에서 출발하였고, 교육혁신을 통해서 이루고자 하는 목적을 ‘개인과 사회의 웰빙(Individual and collective well-being)’으로 규정하고 있다. 이러한 배경에는 빠르게 변화하는 과학 및 산업 기술은 불평등과 사회 분열의 심화, 자원 고갈의 가속화 등과 같은 사회·경제·환경문제에 적극적인 대처를 하기 위해서는 분명한 목적과 방향성을 갖고 교육을 수행해야 한다는 믿음이 깔려 있다고 볼 수 있다.
개인과 사회의 웰빙이라는 궁극적인 목표로 나아가기 위해서 필요한 역량과 과정을 개념적으로 제시한 것이 OECD 교육 2030 학습 프레임워크 (The OECD Learning Framework 2030 : Work-in-progress)로 아래의 그림과 같다. OECD는 이 프레임워크를 다른 용어로 Learning Compass로 표현하고 있는데, 이는 하나의 답을 구하기보다는 방향성을 탐색한다는 의미를 강조하기 위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다소 복잡하고 분산적으로 보이는 위 프레임워크는 개인과 사회의 웰빙을 추구하며 개인이 함양해야 할 기본적 역량과 사회의 변혁을 이끌어 낼 변혁적 역량, 그리고 변혁적 역량이 길러질 수 있도록 작용하는 기재 등을 설명한 것이다. 먼저 OECD는 전통적으로 중요하게 여겨 온 학과목 지식, 실행능력과 같은 기존 역량의 중요성을 여전히 인정하고 있다. 이 프로젝트에서는 역량(Competencies)을 지식(Knowledges), 능력(Skills), 태도와 가치(Attitudes and Values)로 구분하고, 각각의 영역에 하위 영역으로 특성을 나누어 설명하고 있다. 즉 지식은 개별 학문별 지식, 간학문적 지식, 인식론적 지식, 절차적 지식의 4가지 범주로 나누고, 능력은 인지적·메타인지적 능력, 사회·정서적 능력, 육체·실용적 능력으로 구분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태도와 가치의 경우 역시, 개인적, 지역적, 사회적, 국제적 수준과 성격에 따라 구분하고 있다
위 그림에서 제시한 학습 프레임워크는 미래사회를 살아갈 개인이 갖추어야 할 주요 역량의 지향점인 변혁적 역량 (Transformative Competencies)을 새로운 가치 창조하기(Creating New Value), 긴장과 딜레마에 대처하기(Reconciling Tensions & Dilemmas), 책임감 갖기(Taking Responsibility) 등의 세 가지를 포함하는 것으로 제시하고 있다. 2030년대의 새로운 사회에서는 새로운 가치를 창조할 수 있는 역량, 즉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통한 경제활동과 새로운 생활방식, 사회적 모델 등을 개발 할 수 있는 능력을 강조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오늘날과 마찬가지로 미래사회에서도 다양한 양상의 갈등이 발생할 수 있다. 상호의존적일 수 밖에 없는 인간사회에서 긴장과 딜레마에 적극적으로 대처하고 해소하는 능력은 개인과 사회의 웰빙을 실현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역량임을 설명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책임감 갖기는 개인의 행동으로 인한 결과를 예상하고 그에 따른 성과와 실패를 분석하고, 이에 대한 책임을 지고 수용할 수 있는 능력으로 설명될 수 있다.
개인이 변혁적 역량을 갖추기 위해서는 예측/기대(Anticipation), 행동/실행(Action), 반추/숙고(Reflection)의 ‘A-A-R싸이클’을 통해서 길러지는 것으로 보고 있다.
OECD 학습 프레임워크는 학습자 행동주체 (Student Agency), 나아가 교사, 학부모, 사회가 학습과 교육내용, 학습방법 등에 영향을 주고받는 협력적 관계를 강조하고 있다. ‘교육 2030 프로젝트’의 학습 프레임워크는 올해 말 최종본이 확정 발표될 예정이다.
OECD 교육 2030 프로젝트는 교육과정 개발과 실행이라는 이슈와 관련하여 아래의 5개 공통 정책 영역을 설정하고 있다.
과부화된 교육과정(Curriculum Overload)
지나치게 많은 양의 학습내용으로 인해 학과목별 주요 개념이나 원칙을 학습하거나, 교우관계의 형성, 운동 및 수면을 위한 시간 부족의 문제를 야기함.시간차(Time Lag)
교육과정 개혁의 필요성을 인지하고 의사결정을 한 이후, 변화된 교육과정을 실행하는 과정에서 지나치게 오랜 시간이 걸림으로 인해 교육과정 혁신을 단행하더라도 의도된 교육과정과는 다른 학습결과가 도출됨.수준 높은 교육내용(High Quality)
학생들이 학습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깊이있는 이해를 할 수 있도록 유도하기 위해서 교육내용은 반드시 높은 질을 유지해야 함.혁신과 형평성 보장(Ensure Equity while Innovating)
교육과정은 모든 학생이 사회, 경제, 기술적 변화의 수혜자가 될 수 있도록 혁신성을 추구하면서도 형평성을 담보해야 함.효과적 실행(Effective Implementation)
교육과정 혁신의 효과적 실행을 위해서는 주의깊은 기획과 일관성 있는 정련화 노력이 매우 중요함.
위와 같은 정책적 이슈에 초점을 맞추어 국제 수준의 교육과정 분석을 실행하는 것이 본 사업의 주요 추진 내용이다. OECD는 이를 통하여 교육과정 개발과정이 보다 체계적으로 이루어지고, 증거에 기반한 논의가 교육과정 이해 당사자들 사이에서 활발하게 이루어 질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OECD 교육 2030 프로젝트는 국제교육과정 분석을 아래 표에서 제시한 4가지의 영역에서 실행하고 있다.
지금까지 OECD 교육 2030 프로젝트에 대해서 간략히 살펴보았다. 학생들에게 미래사회를 살아가기 위한 역량을 갖추어 주는 일이야 말로 교육의 본질적인 목적일 것이다. 급변하는 산업기술, 사회구조 등으로 볼 때 우리의 학생은 사뭇 다른 모습으로 살아갈 가능성이 매우 높아 보인다. 불확실하고 복잡한 동시에 변동성이 높은 사회를 살아나가는 데 필요한 역량을 파악하고 이를 효과적으로 학습할 수 있는 방법을 탐색하는 것은 그래서 더욱 중요해 보인다. 29개국이라는 OECD회원국이 참여하고 관심을 보이는 프로젝트라는 것이 이를 반증한다 할 수 있다.
OECD는 특정한 학습방법이나 교육내용, 교수법이 미래사회를 준비하는 학교교육혁신의 처방전인 것처럼 제시하는 것이 아니고, 교육의 방향성을 논의하며 교육전문가의 전문지식과 사업 참여국의 개별적인 상황과 맥락이 반영되어야 함을 강조하고 있다. 본 프로젝트는 다양한 국가에서 도출된 정보와 OECD 사업 추진 성과를 활용하여 도움을 줄 수 있는 교육의 방향성 설정이라는 측면에서 지속적인 관심을 가질 만하다.
참고문헌
•OECD, (2018). The Future of Education and Skills: Education 2030. OECD.
•OECD. (2018). Education 2030 website, www.oecd.org/education/2030/ 2018년 5월 25일 접속
•윤종혁, 김은영, 최수진, 김경자, 황규호 (2016). OECD 교육 2030: 미래교육과 역량을 위한 현황분석과 향후과제. 한국교육개발원.
•최수진, 이재덕, 김은영, 김혜진, 백남진, 김정민, 박주현 (2017). OECD 교육 2030 참여 연구: 역량 개념틀 타당성 분석 및 역량 개발을 위한 교육과제. 한국교육개발원.
•이근호, 이미경, 서지영, 변희현, 김기철, 유창완, 이주연, 김종윤, 윤기준 (2017). OECD Ecuation 2030 교육과정 조사에 따른 역량중심 교육과정 비교 연구, 한국교육과정평가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