粗食을 탓하면 선비축에 못 든다, 이조 선비사회에서 나온 말이다.
조식이란 거친 음식, 맛 없는 음식을 이르리라. 배 곯던 그 시절 이야기지 요즘에사 맛자랑하는 맛집 찾는 시대이니 맛있는 음식 골라 먹고 한껏 멋부리며 살 일이지만 최건 형 같은 미식가는 태어난다는 생각을 하곤한다.
미식가가 어디 아름다운 음식만을 즐기겠는가. 아름다운 거리를 유지하며 아름다운 벗을 사귀고 아름다운 삶을 영위하는 참으로 아름다운 호칭이라 할만하다.
년전에 건이 형이 인천 소래포구 가직한 아파트에 살 때다.
당신 혼자 계시던 방에 찾아가 시집 장정에 대한 이야기를 나눈 후 점심을 하자고 나서는데 때마침 축제기간이라 볼거리조차 많은 먹거리 해산물포구를 코 앞에 두고 반대방향 버스를 타는 게 아닌가?
두어 정류장을 지나 내린 곳에 한적한 시골 구멍가게가 있었다. 막걸리 두 병을 달랑달랑 사들고 찾아간 곳은 언덕배기 허름한 선지국밥집, 당신의 미식취미가 공들여 찾아낸 맛집이었던 것이다. 과연 서민취향의 구수하고 탑탑한 선지맛이 일품이어서 고향 이야기를 나누면서 막걸리 두 병을 더 사다 마셨던 추억이 있다. 술은 팔지 않는 집이었으니.....
미식가 건이 형의 맛집 찾는 비결은 의외로 단순하다. 이 집 저 집 맛을 보고나서야 맛집을 알아낼 수 있으니 지속적인 투자가 필요하다는 것, 과연.....말이 된다. ㅎㅎㅎ 루블미술관 앞에서 볼 게 없다고 돌아섰던 장욱진 화백과 소래포구 앞에서 먹을 게 없다고 돌아선 최 건 시인이 닮았다는 생각은 나만 하는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