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MZ에서 광야를 본 사람
어제 밤(2018년3월12일) 기쁨의집에서는 사랑별학교 독서모임 주최로 한희철 목사를 초청하여 북콘서트를 열었다.
대청동 프라미스랜드에서 열린 북콘서트에 60여명의 벗님들이 참석해서 따뜻한 시간이 되었다.
최근에 출판한 <한 마리 벌레처럼 DMZ를 홀로걷다>를 읽은 독서모임에서 저자를 직접 초청하여 그이의 속내를 듣고 싶었다.
그이가 나눈 이야기 중에 DMZ는 길이었다는 것, 한탄강을 끼고 그 옛날 궁예왕이 강릉을 지나 철원의 평강고원에 나라를 세웠을 때 걸었던 길, 600년후 송강 정철이 걸었던 길, 열 한분의 기독교순교자의 자국이 묻어 있는 곳. 그곳을 함광복DMZ연구소장은 바이블 루트라고 부른다.
38선 이북에서 순교자들은 무덤조차 남기지 못했다.
더 이상 아프지 않기 위해 걸었던 그의 여행은 부르튼 발로 로드맵을 보며 따라 걸었던 소똥령 진부령 수피령...그가 만난 풍경들은 순례자의 아픈 발 이상으로 이 땅은 아프다.
철조망 밖의 세상과 무엇 하나 다를 것이 없는 풍경과 공기, 하지만 그 모든 것들은 새롭게 다가왔다.
민통선 안과 밖이 다를 것이 없다는 사실은 뭔지 모를 통증처럼 느껴졌다고 했다.
평화가 절실한 이 땅...누군가는 그 민통선 길을 걸으며 평화를 구하는 기도를 바쳐야 할 때, 한희철목사는 스스로 호는 기도라도 바치고 싶어 했다. 한 마리 벌레처럼 꿈틀거리며 온몸으로 걷는다면 그분이 불쌍히 여겨 주실까.
군인들이 행군이 지나가고 거대한 차량들이 질주하는 위험을 벗어나면...“주님, 제가 어디까지 기도했지요? 물어가며”
어제밤 우리는 한반도 민통선을 성지로 여기며 흙위를 걸으며 기도를 바쳤던 그이의 얘기속에서 아직도 우리가 바쳐야할 기도가 남아 있음을 보았다.